국가인권위로부터 위촉된 전문위원, 자문위원, 상담위원 61명은 15일 국가인권위원회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無 인권정책’을 고수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체제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해서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 왼쪽부터 이호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권미혁 여성민우회 대표, 김미영 서울가정문제상담소 소장,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나현정 임상심리사 |
이들은 “전국 660개 인권시민단체들을 비롯해 법학자, 변호사, 여성계, 시민사회단체들의 현병철 위원장 사퇴 촉구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음에도 지난 11월 9일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현병철 위원장의 오만한 태도, 인권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김영혜 변호사를 상임위원으로 내정한 이명박 대통령의 어이없는 인사는 국가인권위원회를 사랑하고 아끼는 모든 이들을 절망케 했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던 권미혁 여성민우회 대표는 “우리나라가 인권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최근 자문위원 하면서도 인권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임위원 두 명이 그만두고 그에 대해 책임이 있는 현 위원장의 이후 대응을 보면서 더 이상 내가 인권위에서 어떤 역할을 하거나 자문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는 판단을 했다”며 “인권위가 정상화되기까지 자문위원을 사퇴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내부에서 개혁하고 현 위원장을 사퇴시켜야 됨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아무 의미 없는 위원직을 사퇴함으로써 국민들, 노동자민중의 뜻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자유권 전문위원직을 맡고 있는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동반사퇴 하기로 한 것은 국가인권위가 그동안 존재의미를 상실한 데 대해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국가인권위를 다시 제자리고 돌려놓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국가인권위가 본연의 모습 찾아서 인권수호 기구, 독립기구로서 권력기관인 정부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모습을 보고 싶고 이는 현 위원장이 사퇴함으로써만 해결할 수 있다”며 “현 위원장이 사퇴하고 인권위가 독립적 국가기구로서 다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인권위로부터 받은 위촉장과 사퇴서를 전달하기 위해 13층 국가인권위원장실을 찾았으나 현병철 위원장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 손심길 인권위 사무총장에게 이를 대신 제출했다.
이들은 사퇴서를 통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이후 계속되고 있는 국가인권위의 반인권적 결정과 독단적이고 파행적 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자진사퇴할 것과 이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들에 대한 올바른 인사시스템 보장을 강력하게 촉구하며 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에 손 사무총장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사퇴서를 받아 안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 위원들로부터 받은 위촉장과 사퇴서를 챙기고 있는 손심길 인권위 사무총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