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저지범국본(범국본)은 30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장 한미FTA 협상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국본은 “미국이 쇠고기에 대한 현행 관세 40% 폐지 시한을 앞당기려 하고 있는데, 관세가 조기 폐지된다면 국내 쇠고기 시장을 미국산 쇠고기가 장악하게 되고 이는 곧 한우축산농가의 대규모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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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본은 또 “미국이 검역방법이나 수입육 분류 등의 이견으로 규제되던 30개월 미만 곱창이나 회수육(AMF) 등의 수입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중 곱창의 경우 유럽에서는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으로 미국사람들은 먹지 않고 버리는 부분을 한국에 팔아치우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24일 미국 무역 부문 전문지인 ‘월드 트레이드 온라인’은 “미국은 궁극적으로 30개월 이상의 월령 쇠고기에 대한 시장을 개방하라는 요구에 보태서 30개월령 이하 쇠고기를 사용한 가공식품에 대한 시장 개방 및 쇠고기의 관세철폐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갖고 한국 측을 압박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범국본은 자동차와 관련한 미국 측의 요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미국이 무려 10년에 걸친 픽업트럭 25% 관세 철폐 시한을 더 연장하자고 하고, 3,000cc 이하 자동차에 대해서도 2.5%의 쥐꼬리만한 관세를 철폐하겠다고 해놓고, 미국산 자동차산업이 회복될 때까지 최소 15년 이상의 연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차량의 수출이 급증하면 긴급 수입제한조체(세이프가드)까지 발동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고 있다”며 “이 정도 되면 한미FTA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협정문에 따르면 미국은 1,500~3,000cc 미만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FTA 발효 즉시, 3,000cc 초과 승용차에 대해 3년내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
범국본은 특히 “연평도 사태 발발 후 한국의 대미 국방 의존도가 급속히 높아진 가운데 한미FTA 재협상이 미국에서 진행됨에 따라 우리 정부가 미국 측 요구를 대폭 수용하는 불평등 협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이 민감한 정치적 사항들을 지렛대로 한국정부에게 한미FTA 전면 추가 개방 요구를 한다면 한국 정부는 굴욕적 협상에 나서지 말고 당장 한미FTA 중단 선언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FTA 협상 재개에 대한 야당들의 반대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높다.
민주당은 한미FTA 추가협상이 재개된 것과 관련해 “온 국민의 눈이 연평도에 쏠려있는 동안 퍼주기 날림협상을 할 꼼수가 아니라면 당장 협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30일 논평을 내고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군사적으로 한층 높아진 상태”라며 “바보가 아니라면 이러한 때 경제협상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진보신당도 29일 논평에서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인해 시국이 엄중한 상황에서 이를 기회로 한미FTA 재협상을 추진하는 것은 폭우 쏟아지는 김에 폐수 방류하자는 것”이라며 “굴욕적 한미FTA 재협상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가 29일 경향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기존 협정문과 별도의 독립문서를 만들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대미 몰입, 사대 외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노당은 30일 논평을 내 “당장 자동차 관세 철폐 유예 등 기존 협정문을 고쳐야 하는 재협상을 추가 협정서로 담게 될 경우, 앞으로 미국이 기존 협정문 내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니 고치자고 요구하면 매번 두말하지 않고 응해줘야 한다”며 “이는 재협상의 악순환과 무한 양보의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30일 논평을 내고 “한미 FTA는 경제의 90%이상을 무역으로 해결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 세계의 1/4이상의 큰 시장 선점을 위한 큰 기회의 장”이라며 제1야당인 민주당을 향해 “한미 FTA 비준안에 대해서는 협상이 끝난 후 국익에 준하는지 여부를 국회에서 판단하여 검토하면 될 일이지, 정부에 매번 딴지걸기나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