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개정안이 나오게 된 데에는 올 초 불거진 각 대학의 등심위 파행 운영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부터 등록금의 적절성을 논의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가 도입되었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인적 구성부터 마찰을 빚어 왔다. 학생들은 학생위원과 학교위원이 동수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상당수의 사립 대학교는 학생들과 사전논의 없이 등심위 운영규정을 결정, 통보한 뒤 일방적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등록금심의위원회 개정 촉구를 위한 대학생-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학생들은 이와 같은 상황을 전하고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등심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
서강대학교의 경우, 학생 대표자들은 지난해 9월부터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구성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이 같은 요구를 듣지 않다가 12월, ‘총장님과의 대화’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등심위를 설치, 위원구성을 발표했다. 학교는 학교 관계자 4인(학생문화처장, 기획실장, 기획예산팀장, 재단상임이사)과 총학생회 1인, 대학원 총학생회 1인, 외부전문가로 경영대학원 41기 원우회장을 심의위원으로 선정했다. 총학생회는 이 같은 일방적 결정에 반발, 등심위의 적절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등심위에 불참했지만 학교 측은 학생대표자 없이 3차에 걸쳐 등심위를 진행하고 1월, 서강대 총장은 등록금 인상안을 결정, 고지했다.
우석대학교도 비슷한 진통을 겪었다. 우석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9월부터 학교 측에 교직원-학생 동수 구성과 2010년 예결산, 2011년 예산 자료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수차례에 걸쳐 발송했지만 학교는 학생 의견에 대한 답변 없이 지난 1월 등심위 구성 규정이 결정되었다는 통보와 함께 학생위원 2인을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학생들은 ‘민주적 등심위 설치’를 거듭 촉구하며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학교 측은 그들만의 회의를 통해 신입생 5.9%, 재학생 1.9%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김준한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등심위 운영 과정에서 절차도 전혀 지켜지지 않고, 논의가 되더라도 최종 결정은 총장이 하는 방식이라 제대로 된 ‘심의’라고 할 수도 없다”며 “학교와 학생이 함께 논의해서 등록금을 결정하라는 등심위 설립 취지와 목적이 유명무실해졌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번에 권 의원이 발의한 등심위 개정안에는 ‘학생-학교위원 동수 규정’ 외에도 △ 등록금 책정에서 등심위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의무화 해 등심위의 실질적 의결기구화를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밖에도 △ 등록금 인상 상한선을 물가상승률의 1.2배로 낮추고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중앙등록금심의위원회를 설치해서 등록금 문제를 정부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논의할 수 있게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권영길 의원은 “올해 등록금이 최고 4.7%나 오르면서, 학생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지고, 학교와 학생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 학생과 학교 측이 합의를 통해 등록금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여, 학생의 부담과 학교의 부담을 함께 덜어주고자 하는 것이 입법 취지”라며 “학생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등심위는 있으나마나한 것이고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등심위가 원래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국회 안에서 개정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