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오는 27일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양당 통합의 진정성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분당 이후 여러 쟁점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내용 없이 정서적 호소만 일관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에서 “이제 실질적으로 진보대통합을 이루기 위한 중대한 결단이 우리 앞에 있다”며 “제가 27일 진보신당 당대회에 가서, 민주노동당의 통합에 대한 열린 마음과 진정성을 전달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주 일요일에 열리는 진보신당 정기 당대회와 4월 2일 우리 당 중앙위원회 각자의 회의에서 진보대통합을 추진할 권한이 있는 기구를 만들고, 본격적인 통합의 길에 나설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14일에 이어 재차 양당 통합추진 실무기구를 강조했다.
이정희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진보신당에게 양당의 공식 통합실무협상단 구성을 요청을 호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7일 진보신당 당대회에선 14일 요청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직접 통합을 호소할 가능성도 있다.
이정희 대표는 지난 14일 “민주노동당은 4월 2일 중앙위에서 공식 통합실무협상단을 구성 할 테니 진보신당도 3월 27일 정기 당대회에서 공식 협상단 구성을 확정해 주시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간 민주노동당이 강조해온 진보양당 선통합의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기구를 제시하고 올 상반기 안에 통합을 의결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이정희 대표의 제안은 지난 달 26일 진보신당 전국위원회가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추진위원회’ 발족을 결정하자 이 추진위의 성격을 ‘공식통합협상기구’로 해달라는 것이었다. 추진위가 실질적인 통합협상의 권한을 가지고 통합의 실무협상을 벌이자는 것이다.
이정희 대표는 당시 진보신당 당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종북주의와 패권주의 문제를 놓고도 정서적 공감 수준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양당 간의 공식 통합실무기구엔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일단 ‘진보대통합과 새진보정당 건설 연석회의’에서 진보대통합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부정기적으로 양당이 만나보자는 입장을 계속 강조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27일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이정희 대표가 종북주의, 패권주의, 실무협상 기구 등에 대해 진정성을 어느 정도로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14일 기자간담회 정도의 내용을 말씀 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은 대체로 이정희 대표의 진정성 발언에 큰 기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말로는 진정성을 얘기하지만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의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제안을 계속 던지면서도 실질적인 진전된 안은 전혀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이정희 대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양당 선통합을 강조하지만 진보신당은 연석회의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통합에 가장 쟁점인 종북문제와 패권주의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된 안을 보여주기 보다는 계속 통합 실무기구만 요청하기 때문에 진정성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도 “실질적인 통합에 속도가 붙으려면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 독자파가 통합의 마음을 갖도록 뭔가 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14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전혀 내용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희 대표가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종북.패권 문제에 대한 실질적이고 진전 된 안도 없이 또 정서적으로 통합만 강조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진보신당 일부 대의원들은 이날 당대회에 민주노동당의 종북주의나 패권주의를 놓고 보다 강경한 안을 제기할 흐름도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진보정당 추진위원장 누구 임명할지에 관심 모아져
진보신당은 오는 27일 오전 1시부터 국회헌정 기념관에서 당대회를 개최한다. 진보신당은 당대회에서 새진보정당 건설의 로드맵과 당 역량 강화 방안 등의 구체적인 방향을 확정한다.
이 자리에서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공식 의결하고 나면 추진위원장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새진보정당 건설의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진보신당 전국위에선 전국위 의결을 받아서 추진위원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안건이 한 표 차이로 부결돼 조승수 대표가 직접 임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조승수 대표가 누구를 임명하느냐에 따라 새진보정당 건설의 폭과 속도 등을 가늠할 수 있다.
한편 ‘진보대통합과 새진보정당 건설 연석회의’ 2차 대표자 회의가 3월 29일 오전 8시에 민주노총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석회의는 지금까지 6차례 실무협의를 거쳤고 1차 대표자회의에서 나왔던 내용을 토대로 보다 진전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