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여성노동선언' 기자회견 참여자들이 돌봄노동자들의 삶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나는 가사노동자이다. 나는 파출부, 가정부, 아줌마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나의 하루는 세탁실에서 시작해서 쓰레기 수거장에서 끝난다. 내가 일하는 집 사람들의 세탁물을 직접 손빨래하고 걸레질하고 화장실 청소하고 부엌을 정리한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오십견이 왔다. 나는 엄연히 노동자인데 4대 보험 적용도 안 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우리가 하는 노동을 집안일 도와주는 하찮은 사람으로 인식한다.
나는 보육노동자이다. 하루 일하는 평균 시간은 10시간 반이다. 어린이집 기나긴 하루 생활 중 나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총 시간은 22분 정도이다. 어른 변기조차 없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한 명이 맡아야 하는 어린이는 언제나 정원을 초과한다. 퇴직금과 연장 근무수당은 그림의 떡이고 월차휴가는 아득한 남의나라 이야기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가며 쫓기는 일과 속에서 내게 남은 것은 만성피로와 소화기, 호흡기 장애, 근골격계 질환뿐이다.
3.8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의 돌봄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노동단체들의 연대모임인 ‘생생여성노동행동’은 2일 광화문 원표공원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여성노동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여전히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을 존중하고 노동기본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지금 여성들이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가사, 보육, 간병, 청소 등 돌봄노동들은 근로기준법에 혜택 받지 못하고 노동자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더 이상 그림자노동이 아닌 당당히 사회에서 인정받고 권리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노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인숙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도 “이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으로서 돌봄노동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돌봄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에서 노동자로 인정도 받지 못하고,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산재, 실업수당, 최저임금, 휴식시간이나 휴일을 보장받지 못하는 등 실제 보호 속에 있지 못하다”며 “정부는 돌봄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 인정받기 위해 내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생생여성노동행동은 이날 “양질의 일자리가 보장되고 일과 생활을 함께 하는 것이 가능하며 돌봄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 더 나아가 사회보험 적용과 사회임금 보장을 통해 누구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여성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길”이라며 여성노동자의 현실이 나아지기 위한 과제를 선언했다.
이들이 밝힌 과제는 △간접고용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돌봄노동자의 근로기준법 및 고용보험, 산재보험 적용 보장 △최저임금 월 100만 원 이상 보장 △예외 없는 사회보험 확대 및 사회임금 확보 △공적 영역의 안정적 돌봄일자리 확충 △안정된 일자리 대책 수립 △임신․육아․출산를 이유로 한 해고 근절 및 관련 정책 정비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