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우진 부장판사)와 형사합의23부(홍승면 부장판사)는 26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이들에게 각각 30~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정당에서 당원활동을 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정당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이들이 정당가입이 금지된 공무원 신분으로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당비을 내는 등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했다고 보고 교사와 공무원 273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부는 정당가입으로 인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나 정당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소시효 3년을 넘겼다는 이유로 면소(免訴)를 판결을 내렸으며,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피고인은 후원을 목적으로 했을 뿐 정당법상 당원으로 가입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당은 사단의 일종으로, 당원 외에는 규정이 없으며, 당원은 정당 활동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며 “하지만 피고인들은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활동했다는 자료가 불충분하며, 당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도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은 비록 5000~10000원의 소액을 지급해 왔고, 합계도 많지 않지만 정치자금의 투명성과 부정 방지를 위한 정치자금법 입법 취지를 해했다”며 “정치자금법 위반은 유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정진후 전 위원장 등 3명의 피고인이 제시한 정당법 22조의 위헌법률제정신청을 기각했다.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가 정당법 22조가 위헌이 아니라고 결정한 이후, 이 판단을 달리할 만한 사회 정치적 변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전교조, 공무원 노조 “법원 판결 존중”
이 같은 법원의 판결에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앞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진후 전 위원장과 양성윤 위원장에게 징역 1년이라는 구형을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재판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
이번 사건을 담당한 권영국 변호사는 “재판부가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노력한 만큼, 법원의 판결에 존중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하지만 여전히 정치적 기본권과 정치적 자유에 대한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다”며 “또한 후원금 지급에 대해서도, 처벌할 가치가 있는지 신중해야 했는데 벌금형이 선고 돼 아쉽다”고 심정을 밝혔다.
또한 정진후 전 위원장은 “미흡하지만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법 상식과 법 사이의 거리가 멀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판결”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사건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행된 정치수사로, 정부와 검찰은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성윤 위원장 역시 “지금 이 시간에도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무죄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오늘을 기점으로 정치기본권에 대해 총선과 대선에서 사회적 의제로 나타날 수 있도록 공론화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참석해 전교조와 전공노 조합원들을 격려, 지지했다. 그는 재판 직후 “1년 넘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공무원과 교사들께 죄송하다”며 “비록 정치자금법에 대해서는 벌금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 더 다툰다면 완전히 무죄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심 재판부가 정당가입 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벌금형 등 가볍게 처리함에 따라 해당 교사와 공무원의 징계 여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해임 등 중징계 처분 된 교사들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교과부는 각 시도 교육청에 민주노동당 후원 교사의 징계를 요구했고, 울산, 대전, 충북, 경남 교육청은 해당 교사들에 대해 해임 등 중징계 처분을 내렸고, 서울, 경기, 강원 등 7개 교육청은 재판 이후로 징계의결을 늦춘바 있다. 또한 행안부가 각 지자체에 대한 해당 공무원의 징계의결 요구도 상당수 지자체가 재판 이후로 늦춰 논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