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을 거치며 다양한 정치적 흐름들이 터져 나왔지만 노동자 계급의 정치세력화 논의의 오랜 줄기였던 진보대통합과 노동자계급정치라는 두 가지 화두는 아직 본격적으로 만나지 못했다.
진보전략회의는 지난 13일 민주노총 서울본부 회의실에서 ‘진보대통합과 노동자계급정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두 화두의 쟁점을 드러냈다.
![]() |
[출처: 진보전략회의] |
4.27 재보선 결과와 이후 전망을 두고서 제도권은 선거연합을 통해 비대해진 민주당을 어떻게 견제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비제도권은 도래 할 민주대연합의 음울한 미래속에서 선거대리주의를 뛰어넘는 정치전략을 고민했다.
김장민 민주노동당 부설 새세상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토론문을 통해 “손학규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진보정당에게 일부 지분을 양보함으로써 대선에서 후보단일화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며 “문제는 총선과 달리 대선은 후보단일화를 통해 권력의 지분을 나눌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대선 연립정부론의 고민을 드러냈다.
김장민 연구위원은 이러한 고민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총선을 더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러한 위기 극복방안은 총선에서 원내 캐스팅보트 확보를 통해 권력의 실질적인 축으로 부상하는 것과 진보대통합을 성사시킨 후 강력한 대선주자를 내세우는 것”이라며 “이러한 조건일 때 진보정당은 독자적 힘을 바탕으로 진보적 정권교체라는 장기적 전략아래 다양한 대선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석준 진보신당 상상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4.27 보선은 현실 정치가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 연합으로 양분 되는 것의 재확인이었고, 이를통해 한국 사회의 근본 쟁점들(재벌 문제, 비정규직 문제 등)을 ‘보수정당들 간의 정권 교체’라는 목표 안에 흡수, 사상시켜 버리는 식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한번 분명히 한 계기였다”고 분석했다.
장석준 실장은 이어 “당분간 손학규를 중심으로 민주당의 절대 우위에 바탕을 둔 반한나라당연합이 야당들에게 강제될 것”이라며 “진보 세력으로서는 이러한 압박에 순순히 투항할 것인가 아니면 현재의 양강 구도 바깥에서 정치적 전망을 만들어갈 것인가 라는 선택을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은 현실 정치 지분이 적더라도 독자적인 전망을 견지하고 제시하는 진보 정치 세력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한국 정치는 극우보수와 자유보수 양당 구도로 고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혜경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공동실천위원회(사노위) 중앙집행위원은 “이번 선거에서 ‘민노당 승리’의 실내용이 무엇인지 봐야한다”며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를 야권연대를 위한 희생물로 삼은 것이 과연 노동자민중운동의 승리라고 볼 수 있느냐”는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장혜경 집행위원은 “96․97총파업 이후 어렵게 일궈온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열망이 반MB전선 구축과 선거승리를 위한 ‘신비판적 지지론’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혜경 집행위원은 이어 “‘반MB 전선’의 핵심이 왜 ‘민주당이 주도하는 반민주대연합’으로 형성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분석이 필요하다”며 “진보정당들이 민주당과 차별화되는 노동자민중정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MB전선의 주 내용을 야권연대로 설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집행위원은 “대중의 삶의 파탄과 함께 민주당의 현상적 좌클릭과 진보정당의 우클릭이 결합되면서 노동자계급정치가 실종되고 있는 현실이 노동자대중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인식 속에서 장혜경 집행위원은 새로운 진보대통합당의 건설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장 집행위원은 “진보대통합이 건설된다 해도 국민참여당 참여를 둘러싼 논란과 신자유주의체제 극복이라는 합의조차 이뤄내지 못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노선적으로 초기 민노당보다 더욱 ‘우경화’된 진보정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대연합노선을 폐기하지 않는 가운데 이뤄지는 진보대통합은 ‘도로 민노당’ 건설이며 노선적으로는 ‘더 우경화된 통합진보정당’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배계급에게도 공황 탈출의 뾰족한 비상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노동자 민중 투쟁의 분출과 급진화의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며 “자본주의 극복의 전망으로 이끄는 정치전략과 정치세력이 없다면 진보정치 역시 노동자민중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태연 노동전선 집행위원장도 “ 민주당은 야권단일화를 명분으로 진보진영을 압박하고, 진보진영은 ‘진보대통합’등을 이슈로 분란 속으로 들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연 집행위원장은 “물가폭등, 민생파탄 등으로 민심이반이 투쟁으로 나타나야 하는데도 선거로 인해 투쟁이 나타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투쟁의 돌파구를 대중투쟁에서 찾지 못하고 야권단일화의 정치에 대중을 가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