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없세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100만 행진’의 하나로, 5월부터 내년 2월까지 종로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파이낸스 빌딩 앞에는 지난 2011년부터 6월 말까지 집회신고가 이미 끝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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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특히 집회 개최자는 파이낸스 시설관리 직원이었으며, 집회명은 ‘비정규직 철폐’였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비정규직 철폐’집회는 단 한 차례도 개최된 바가 없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조승수 의원실을 통해 파이낸스 빌딩 앞 집회신고 현황을 알아본 결과, 파이낸스 빌딩 앞에는 ‘비정규직 철폐’라는 집회가 4개월 넘게 신고 돼 있었으며, 실제로 집회는 개최된 바가 없다”며 “파이낸스 빌딩 측에서 소위 ‘유령집회’로 불리는 방어집회를 신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과정에서 경찰의 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상 집회는 ‘신고제’로 되어 있으나 경찰이 이런저런 이유로 금지통고나 보완요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허가제’나 마찬가지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집회 신고 과정에서 경찰의 금지통고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점이 지적됐고, 이 때문에 노조나 진보단체의 집회에 대해서 경찰이 특별한 이유없이 금지통고를 내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돼 왔다.
그러나 금지통고를 남발한다고 비판받는 경찰은 유독 유령집회에 대해서만은 ‘관련법 미비’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파이낸스빌딩 관할구인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집시법에 따라 경찰에서 집회 신고에 대해 제재를 취할 방법이 없다”며 “이에 대해 법률 개정을 검토한 바는 있지만 아직까지 제재 방안이나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에 출석한 이성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국회에 허위신고 관련한 처벌조항이 생기면 허위신고가 줄어들 것”이라며 법률문제로 책임을 돌린 것과 마찬가지 얘기다.
이 때문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보호한다는 집시법의 입법취지에 반해 대기업 등이 약자의 목소리를 막기 위해 이루어지는 유령집회를 경찰이 아무 대응도 안하고 법률 타령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집시법 입법 취지에 맞게 대기업의 유령집회에 대한 행정지도 등이 가능하지만 경찰이 이를 방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유령집회가 계속 될 경우, 집시법에 따라 경찰에서 어느 정도 제재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파이낸스빌딩 뿐 아니라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과 삼성 본관 앞 등 역시 줄줄이 방어집회가 돼 있는 상태다. 서초경찰서의 경우, 현대자동차에서 고용한 용역직원들 20여 명이 매일 집회를 신고하고 있다. 때문에 31일,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농성 돌입을 계획했던 현대차 아산공장 성희롱 피해자 역시 집회의 자유를 요구하며 서초경찰서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상태다.
이처럼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과 삼성 본관 앞 등 방어 집회 문제가 지속적으로 드러나자, 민주노총은 소송을 통해 집회의 자유를 얻어내겠다며 나섰다.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파이낸스빌딩 앞 유령집회의 경우, 옥외집회금지통보취소소송과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며 “작년 발전노조에서도 사측이 방어집회를 통해 노조 집회를 막았는데, 소송을 통해 승리한 사례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