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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은 시국선언 발표 이후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전 중앙노동위원장)의 사회로 양대노총 위원장 공개 좌담회를 열기도 했다.
재보궐선거 이틀 전에 양대노총 위원장이 전체언론사를 상대로 공동 시국선언과 공개좌담회를 개최한 것은 본격적인 양대노총 공조체제를 통해 노동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또 오는 27일 재보궐 선거에 앞서 정치적으로 MB정권과 한나라당에 강력한 대정부투쟁을 선언함으로써 언론을 통한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좌담회 모두발언에서 “현 상황에서 양 노총이 공동대응을 하게 돼 기쁘다. 이 순간이 현장에서부터 노동운동을 지켜내고 일터를 지키고자 하는 1600만 노동자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길 기대한다”며 “함께 살자고 하는 노동운동의 기본 이념을 통해 국민들에게 정의와 복지, 평등과 연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기본적 가치들을 막아내는 보루로써 우리 노동운동이 새롭게 출발을 결의하고 있다”고 양노총 공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도 “한국의 노동자를 대표하는 양대노총이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해서 시국선언까지 하게 된 현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오늘 시국선언 제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강력한 대정부 투쟁 전개해 나갈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 여당은 국정을 전면 쇄신하고 사라진 사회적 대화를 복원하기를 기대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양대노총은 시국선언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우선 국민 앞에 사과하고 인권과 민주주의 원칙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며 “미디어법, 노조법, FTA 비준, 날치기예산같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치를 청산하고, 친재벌 정책기조를 친서민‧친노동자 정책으로 즉각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대노총은 특히 “정부와 한나라당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양대노총은 현 정부와 모든 대화를 중단하고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노조법 재개정, 최저임금 인상, 고용보험 개선 등 노동자서민 중심의 정책을 쟁취하기 위하여, 4.27재보선에서 반노동자정당을 심판하는 등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양 노총은 △민생불안, 민주주의 후퇴의 책임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내각 총사퇴 등 국정쇄신 작업 착수 △친재벌 위주의 정책기조 폐기, 친서민 정책 및 민생 대책 수립 △노조법 전면 재개정, 비정규직 관련법 및 근로기준법 개악 시도 중단 △신자유주의 정책 폐기, 4대 보험과 사회안정망 확충 △노동 및 시국 관련 구속 및 수배자 사면,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중단, 표현의 자유·집회와 결사의 자유·언론의 자유 전면 보장 △대북압박 정책 포기, 민간의 자주 교류 보장 및 인도적 지원 등을 요구했다.
김영훈 위원장, 한국노총에 진정성 강조
양대노총이 이명박 정부에 맞선 초유의 시국선언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양노총 공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다. 이번 공조는 한국노총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서 민주노총에 강하게 공조복원을 요구하면서 이뤄졌다. 그러나 민주노총 내부에선 2006년과 2009년 한국노총의 배신행위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날 좌담회 과정에서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용득 위원장이 사실상 사과를 하지 않은 것도 양대노총 공조가 한국노총의 노선변화나 내부성찰에 따라 이뤄졌다기 보다는 정세적 상황에 따른 필요성이 강제한 측면이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용득 위원장은 “잘못된 정책연대임을 인정하고 이미 예상했던 것이지만 조합원들의 선택은 의미 있는 실패로 본다”며 “이명박 후보가 반노동자적 철학 가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07년 정책연대 실패는 2012년 정책연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고 이는 2017년 영구정책연대 결정에 중요한 학습이 될 것이다. 실패한 정책연대임을 인정하지만 잘못 선택했다고 판단하고 싶지 않다. 실패는 의미 있는 실패였다”고 밝혔다. 양노총 공조의 가장 큰 전제 중 하나인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에 대한 이용득 위원장의 인식은 일종의 정치세력화 과정이었기 때문에 사과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김영훈 위원장은 한국노총에 진정성을 강조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양대노총은 나름대로 역사성을 갖고 있고, 각자의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각각 포괄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공조를 복원해 나가는데 동의를 구하면서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먼저 노조법 전면 재개정에 대해 공동 대응해 나면서 서로의 진정성을 확인해 가다보면 보다 실효성 있는 단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차 “공조와 연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진정성과 실효성이다. 공조하는 각 당사자들이 얼마나 진정을 가지고 양조직을 대하는가 하는 것이고 양조직이 함께 힘을 합쳤을때 얼마나 큰 파괴력이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을 실효적으로 보여줄 때 이것들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인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런 인식에서 양노총 공조가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지는 현재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양대노총이 정부와의 모든 대화 채널 중단이라는 표현까지 썼지만 한국노총이 실제 사회적 대화기구인 노사정위에서 철수할 지도 미지수다.
역사적으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공조에 나설 때는 정부나 자본 쪽의 공세가 거셀 때 였고 항상 공조의 필요성이 제기될 정도로 공동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 그러나 공조 과정은 모두 노사정 대화라는 틀에서 진행됐고, 그 결과는 노사정 대화라는 명분 속에 한국노총의 배신과 관련법안의 개악으로 이어졌다. 장석춘 전 한국노총 위원장도 수세에 몰릴 때만다 각종 대화기구 철수를 운운했지만 한국노총이 한번도 노사정위에서 탈퇴한 적은 없다.
그런 측면에서 이용득 위원장이 여전히 노사정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를 강조하는 것은 양대노총 공조의 불안전한 균열지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 4월 18일 금속노조가 노사정위 ‘노동시장선진화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사내하도급 가이드라인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성명서를 내기도 한 상황에서 한국노총은 여전히 노사정위에 참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사정위는 또 노동계가 비정규직 확산전략이라고 규정한 국가고용전략 2020의 주요 쟁점 사안들도 논의하고 있다.
이용득 위원장은 노사정위를 두고 “현 정권은 노사정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MB독주로 다 풀기 때문에 사회적 대화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도 무기력한 노사정위를 탈퇴하자고도 얘기했다. 현재는 이런 노사정위를 탈퇴하는 것이 맞는지, 유지하고 있다가 차기 정권에서 강화하고 복원하는 게 맞는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일단은 MB정부 아래서의 노사정위에는 회의적이라는 반응이지만 여전히 강한 여지를 두고 있다.
반면 김영훈 위원장은 노사정위를 배제하고 실질적인 투쟁을 통한 교섭구조 쟁취를 강조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현재의 노사정위에 참가 할 의사도 없고 각종 악법의 들러리인 노사정위가 해체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한국노총과의 공조 문제는 교섭구조를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다. 우리 공조의 폭이 넓어지고 실효성 있는 투쟁을 하게 되면 교섭의 틀은 투쟁의 결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얼마든지 노동자의 힘으로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는 교섭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