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한강 예술섬 사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부유층만을 위한 사업이라는 비판에서부터, 예산 확보 문제와 서울시의회와의 갈등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 특히 시의회에서는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9월 10일, 재단법인 한강 예술섬 설립 운영 조례 폐지안을 가결했으나 서울시는 11월에 공사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밝혀 시와 의회간의 의견 대립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승일 서울시 문화관광기획관은 “발주강행이라는 용어를 쓴 언론에게 섭섭하다”면서 “원래 세워졌던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의 발주계획이 매년 10월 도시기반 공사를 총괄하는 도시기반시설본부에서 발주현황을 공시하는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시향 하꼬방에서 연습”...하꼬방에 사는 서울시민도 있는데
안승일 기획관은 5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강 예술섬 사업은 5년전부터 준비해 온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예술섬의 필요성에 대해 “세계적으로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서울시향이 연습실 하나 없이 하꼬방 같은 화장실 냄새나는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있다”면서 “외국의 유수한 필하모닉 같은 경우는 전용 연습실이 있고 전용 공연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안 기획관은 서울시향의 전문 공연장 마련 이외에도 일반 시민들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예술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술공연 인프라 확충 역시 주장했다. 안 기획관은 “서울시의 예술공연 인프라가 주변 도쿄, 상하이, 싱가포르보다 훨씬 떨어진다”면서 “또한 전문공연예술단체들이 공연을 하고 싶어도 공연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태희 서울시의외 의원의 주장은 달랐다. 굳이 지자체가 나서서 문화도시 건설을 표방하며 대규모 시설을 짓는다 해도 문화가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운영상의 현실에 맞게, 시민들의 문화수요를 예측해 중소형 공연장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의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한강 예술섬 사업은 부유층의 문화생활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과, 대규모 예산을 쏟아 붓는 ‘전시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해왔다. 특히 오세훈 시장 역시 후보시절이었던 2006년, 관훈토론회와 환경토론회에 참석해 ‘시민들이 먹고 살기 힘든데 무슨 랜드마크냐. 오페라하우스 건립은 재고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취임 첫 해, 태도를 바꿔 오페라하우스 건립 뿐 아니라 콘서트홀과 부대시설 등 노들섬예술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장이 왜 이렇게 태도를 바꾸게 됐는지 국민들이나 서울시의회에 입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3천 억~1조원 까지 고무줄 예산...“얼마 들어갈지 모른다”
한강 예술섬 건립 예산의 불투명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처음 서울시가 건립 예산으로 발표한 액수는 2천 9백억. 하지만 이후 4천 5백억으로, 5천 2백억으로 지속적인 증가 예산액을 발표했다. 김 의원은 “최근 서울시의원들은 최종적으로 6,725억이라고 업무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가 발표한 예산은 ‘기초예산’일 뿐이고, 공사 과정에서 비용은 추가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는 총 예산으로 1조원을 추정하고 있는 상태다. 도보전용 도로와 전용교량 설치 예산 550억을 비롯해, 도로 확장과 유람선과 수상택시 운영, 모노레일 건설등 추가 비용만 4천 억에 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술섬 건립 비용이 시민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설립기금 2천 8백억 정도를 마련했으나 이미 일반회계로 전용해서 다 소모해버린 상태”라면서 “기금을 다 써버리고 일반 예산으로 다시 집행하겠다는 건 서울시 시민들의 세금으로 다시 집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추가공사비용에 대해 안승일 기획관은 “추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체적인 설계와 계획이 나오면 알 수 있다”면서 “계산해보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기획관은 “서울시 재정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만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이 아니라, 추진 시기를 장기화해서 진행할 것”이라면서 “경쟁도시들을 지금 달려가고 있는데 우리는 서서 중단할 수 없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