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이란 제재, 결국 미국 눈치 보기?
정부가 이란 제재조치로 발표한 것은 정부 당국의 사전 허가, 신고 없이 이란과의 금융거래를 금지하는 것과, 102개 사관, 24명의 개인을 금융제재 대상자로 추가 지정한 것이다. 또한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을 금융제재 대상자로 선정하는 동시에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2개월의 영업정지 방침을 내렸다.
하지만 이 같은 제재조치는 유엔안보리의 대이란 제재 범위를 뛰어넘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은 ‘대이란 유엔 안보리 결의’를 넘어선 미국의 독자적 제재법에 따라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금융기관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안보리 결의안 1929호에 멜라트 은행을 제재대상에 포함시키려 했지만, 반대에 부딪혀 자국의 국내법을 만든 것. 따라서 정부의 멜라트 은행 제재 조치는 ‘미국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저버릴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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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정부는 멜라트 은행에 대해 ‘대량 살상무기(WMD) 확산’의혹과 ‘외환거래법 위반’이라는 명목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심증’만으로 사실상에 폐쇄조치를 적용해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당은 9일 발표한 논평에서 “어떠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폐쇄에 가까운 결정을 내린 것은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비겁한 미국 꽁무니 쫒기”라며 비난했다.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이 사데라트, 세파 등 기존의 금융제재대상 기업 등과 거래하며 한국 은행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아 외환거래법을 위반했다는 것은 사실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외국계 은행에서 공공연히 이루어지는 일이어서, 멜라트 은행에만 패널티를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외환거래법을 들이대면, 대한민국 외국계 은행은 모두 2개월 영업정지를 당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석유 파동’등 경제 위기 올지도
이번 제재 조치로 이란 정부에서도 한국에 경제적 보복을 행할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지난 달 모하마드 레자 라히미 이란 부통령이 “한국제품에 대해 수입 관세를 200%까지 올려 이란에서 한국 제품이 팔릴 수 없도록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란 파르스 통신 역시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할 경우 백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란은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최대의 수출시장으로, 100억 달러 규모의 교역국이다. 이란에 진출해 있는 기업만 2000여 개가 넘으며, 양국 간 교역이 끊어질 경우 약 15만 명에 달하는 한국인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이란 정부가 원유 수출을 중단할 경우, ‘석유 파동’에 봉착할 여지도 있다. 민주노동당은 8일 논평을 발표하고 “만일 이란 정부가 세계 원유량의 20%가 운반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선다면 유가 상승과 휘발유값 폭등과 같은 재앙은 피할 길이 없어진다”면서 “특히 해협 봉쇄로 이란은 물론 대중동 원유 수입과 상품수출까지 중단된다면 그 결과는 가히 파국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때문에 각 정당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의 이란 제재 조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을 비롯한 6개 사회, 시민, 노동단체는 9일 오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이란에 대한 제재조치를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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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납득할 수 없는 대이란 제재 결정은 대북 적대정책과 미국 몰입외교가 낳은 결과”라면서 “한미동맹 몰입외교로 인한 국익훼손과 경제적 파탄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역시 “미국 눈치 보기에 의한 이란 제재로, 100억 달러에 이르는 이란 시장과 그 속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날라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서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아무런 명분도 실리도 없는 대이란 제재를 중단하고 국익을 지켜야 마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역시 8일, 논평을 통해 “정부는 명분과 실리, 모든 면에서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없는 대 이란제재 조치를 철회하고 신중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