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난 9월 30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일명 ‘부자감세’라고 불리는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해 말,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 2% 인하정책을 2012년부터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는 이를 ‘부자감세’라고 비난하며 정책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때문에 정두원 최고위원의 감세 철회 주장은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당혹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 위원은 1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감세 철회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정책은 경제위기 때문에 나온 정책으로, 금융위기가 해소되고 서민복지예산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세금을 줄이면 정부 적자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가 해소되고 서민복지예산에 맞춰 세금역시 늘어나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정책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정 위원은 “세금을 늘리자는 것이 아닌, 세금을 줄이는 것을 철회하자는 주장이고, 이것이 세금을 늘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황식 국무총리 내정자는 지난 청문회에서 “법인세 인하 정책은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고취시켜 세수를 증가시킬 것”이라며 법인세 인하를 옹호했다. 정부 여당도 일반적으로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 위원은 “낙수효과가 있긴 있지만, 기대할만한 것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미국 역시 오바마 정부가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부시의 부자감세 정책이 큰 낙수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판단,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정 의원은 “미국 역시 큰 효과가 없기 때문에 감세 정책을 철회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의원은 양극화 심화를 방지하기 위해 간접세를 줄이고 직접세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진세 역시 늘려 고른 소득분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서민들이 내는 간접세 비율이 높은데, 이를 줄이고 직접세율을 높여 많이 버는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도록 해야 한다”면서 “또한 조세구조에서 누진세를 높이자는 방향으로 장기적인 논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고흥길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의 “정치권 내에서 세금조정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나섰다. 정 위원은 “이는 세금을 늘리면 표가 떨어진다는 것인데, 표만 의식하며 정치를 하면 안 된다”면서 “불편한 얘기도 필요한 것을 정치에서 얘기할 수 있으며, 세금 늘리자는 얘기가 부담스럽지만 그런(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유세 도입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 의원은 “(부유세 도입 주장은)너무 파퓰리즘 적”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죽어가고 있고 국민 경제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재산세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고, 쉽게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