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교육 사쪽이 학습지산업노조와 노조 간부 6명에게 신청한 가처분은 통상적인 집회금지가처분 신청과는 격이 달랐다. 노조원들의 행위 하나하나와 사쪽의 특정인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고 1인 시위 물품사용까지 꼼꼼하게 금지 가처분 대상으로 삼았다. 또 신속한 가처분 재판이 이뤄지도록 가처분 심문기일 통지서 송달에 용역까지 동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미 재능 사쪽은 현재 진행 중인 조합원과 노조 사무실 동산 압류 경매를 통한 간접강제에 이어 조합원 탈퇴 압력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노조탄압이 도를 넘는 다는 지적이다.
재능교육 노조에 따르면 3일 저녁 노조 집회가 끝나자 갑자기 여성 용역 두 명이 유명자 재능노조 지부장의 어깨를 붙잡았고, 법원 집행관이 ‘집회금지 가처분 등’ 이라 적힌 가처분 심문기일 통지서를 송달했다. 노조 관계자들이 집에 거의 없어 우체국을 통한 송달이 늦어지면서 심문 기일이 늦춰지기 때문에 유명자 지부장에게 통지서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회사가 용역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회사 쪽의 가처분 신청 내용은 단순 집회금지 가처분이 아닌 회사 쪽 사람 50미터 이내에 가까이에 가거나 차량을 가로막거나 하는 행동이 금지 가처분 대상이었다. 오수영 재능지부 사무국장은 “이번 가처분은 숨 쉬는 것은 빼고 전부 걸었다. 본사, 직원, 정직원, 노무팀의 50미터 반경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1인시위로 혼자 농성을 하면 햇볕가리개나 바람막이, 깔개 등을 쓰지 말라는 구체적인 금지행위를 담았다”고 밝혔다. 2008년 확정된 가처분은 금지대상 행위 1회를 어길때마다 100만원의 벌금이 부과 됐다면 이번엔 1회당 500만원을 걸었다.
오 사무국장은 또 “2008년 3월 10일 확정된 업무방해가처분은 70데시벨이하로 음향을 사용하고, 모독 피켓 금지, 100미터 반경 접근금지 이런 것이었는데, 우리가 집회를 타 단체 이름으로 내고 1인시위로 피켓팅을 하니까 한편으론 간접 강제로 동산을 압류하고 추가로 재능의 모든 지국, 사무실까지 집회를 금지시켰다”고 분개했다.
유명자 재능 지부장도 “전국 386개 지국과 재능 사옥 등에서 명예훼손, 허위 선전자료 배포 등의 내용이 포괄적으로 담겨 있어 ‘재능교육 발전 하십시오’라는 내용의 피켓만 1인 시위가 가능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가처분 심문 기일은 오는 12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이와 동시에 조합원 노조탈퇴 압력은 재계약 불가를 통한 해고 압력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사쪽이 지난 9월 17일부터 조합원 면담을 통해 10월말까지 조합원을 정리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16년차 되는 한 조합원에게 회사는 노조 CMS를 해지하고 오라고까지 했다. 또 비조합원이 탈퇴서를 쓰기도 해 노조탈퇴 압력이 얼마나 거센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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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집행관에게 항의하는 조합원들 |
"돈 보다 노조 발 묶는게 목적"
이런 방식의 전방위적 노조 옥죄기는 노조의 발을 묶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단 경매가 들어오면 노조는 경매에 신경을 써야 한다. 서울중앙지법은 사측이 지난 2008년 3월 확정된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위반 사례에 대해 간접강제금을 청구한 것을 두고 4일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재능 노조 사무실 동산 경매를 통해 이번에 강제 추징을 시도했다. 이날 노조원들의 반발로 경매는 유찰됐다. 서울지방법원 집행관실 이 모 주임은 "오늘 경매는 유찰 됐지만 다음 경매는 기일 통보를 하지 않고 직권으로 들어오겠다"고 밝혔다.
결국 노조는 경매가 들어올 때를 대비해 비상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여기에 법원이 집회금지가천분 신청 내용까지 받아들이면 노조는 더욱 더 재정 압박과 심리적 압박을 동시에 받으며 발도 묶이게 된다.
유명자 지부장은 "학습지 산업노조 강종숙 위원장은 이미 작년에 임금통장에서 400만원 임금 가압류를 당했다. 그런데 그 통장에서 돈을 안 빼가고 개인 승용차를 압류해갔다. 100만원도 안되는 차량인데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압류하면서 목을 죄는 것이다. 노조 간부 대부분 가처분 위반으로 1인당으로 치면 500시간이 넘어서 5억이 넘을 것이다. 그렇지만 회사는 계속 몇백만원씩 이런식으로 때가 되면 간접강제 형식으로 피를 말려갈 것"이라고 봤다.
95년식 갤로퍼인 학습지 산업노조 차량도 이번에 압류가 됐지만 그 차량은 사실상 폐차 직전이라 값어치가 안 나간다. 그런데도 차량을 압류한 것은 노조가 더이상 방송차량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런 압류 형태의 탄압은 조합원의 가정생활도 파탄내고 있었다. 개인 가정집 동산에 압류가 들어온 오수영 사무국장은 "가족이 같이 사는 집의 물건인데 나로 인해 그 물건이 나가는 것을 가족들도 쉽게 이해 못하는 측면이 있다. 형님들이나 동서들이 자꾸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하기도 하고 해서 날짜가 잡힌 날은 어머니가 시골에 놀러가시게 했다. 남편도 월차를 내고 집행관을 기다렸지만 경매가 연기됐다. 또 경매를 기다려야 하는데 그때마다 아이와 어머니를 무슨 핑계를 대고 보낼지 걱정"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오 사무국장은 "이런 효과를 노린 것 같다. 이렇게 노조 집행부의 시간을 잡아 버리니 어떻게 될지 갑갑하고 컴퓨터도 압류 딱지가 붙어서 작업을 할수가 없다.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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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4일 노조사무실의 경매가 유찰된 후 노조탄압 상황을 설명하면서 눈물을 훔치는 유명자 지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