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가 이른바 ‘간접체벌’을 허용하려는 교과부에 대해 “인권침해적 요소가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인권위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개정안) 내용에 대해 “‘간접체벌’ 허용 규정 신설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교과부에 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인권위는 “개정안이 말하는 ‘신체에 직접적인 고통을 가하지 아니하는 훈육․훈계 등의 방법’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불명확해 그 내용을 특정하기 어렵고, 실제 ‘직접’ 또는 ‘간접’ 체벌의 경계가 모호해 이에 근거해 입법위임을 하는 것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며 “‘간접체벌’ 허용 규정 신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간접체벌’이 상당한 심리적 고통을 야기한다는 점 등에서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신체적 고통에 비해 더 안전하거나 덜 고통스럽다는 근거도 없”고 “도구나 신체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체벌이 안고 있는 인권침해적 요소나 비교육적 문제가 근본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또 교과부가 체벌 대체방안으로 도입하려 하는 ‘출석정지’ 제도에 대해서도 “학습권을 박탈하는 중징계이면서, 교육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대상자에게 미치는 피해 범위가 매우 크다”며 “출석정지 제도 도입에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며, 도입이 꼭 필요하다면 현행법상 재심청구권 규정의 개정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이 학교의 장에 대하여 “교원의 교육․연구활동 및 학생의 학습활동을 보호하고 학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학생의 권리 행사 제한을 학칙으로 정할 수 있도록 포괄위임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인권위는 “학생인권 제한 기준이 추상적이고 모호해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 가능성이 있”고 “<헌법>은 국민의 권리는 법률로써만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데도 시행령에 근거하여, 더욱이 학칙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학생의 권리가 제한될 우려가 있다”며 개정안 제31조의5 제2항의 삭제를 권고했다.
앞서 교과부는 지난 1월 도구나 신체를 사용하는 직접 체벌은 금지하되, 팔굽혀펴기나 운동장 걷기 등 ‘교육적 훈육 목적’의 간접 체벌은 허용한다는 내용의 ‘학교문화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이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에 대해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은 “교과부가 ‘학교문화의 선진화’라고 이름 붙인 발표안 내용의 실상을 보면 학생인권의 무력화, 학교독재 강화를 위한 꼼수일 뿐”이라며 “교과부의 시행령 개악 시도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