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난립을 막기 위해 울산시가 제정한 조례가 지방자치법에 위배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나와 중소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법제처는 지난 7일 대형유통업체의 입점 시기와 지역 등을 조정 권고할 수 있도록 한 울산시의 입점예고제도와 출점지역조정제도에 대해 "광역시장이 상권조사를 실시해 대형유통기업 등에 대해 입점 지역이나 시기 조정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한 조례 내용은 순수한 의미의 행정지도적 성격으로 보기 어려워 현행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울산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는 8일 논평을 내고 "자치단체의 기능이 행정지도에만 있다고 보는 법제처의 판단은 권위주의 정부 때나 통용되던 구시대 논리"라며 "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대형유통업체와 지역 상인들이 원만한 협의를 통해 입점 시기와 지역 등을 조정하자는 조례의 취지를 법제처가 행정지도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자치단체의 기능을 협소하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조례는 상위법에서 금하는 내용이 아닌 이상 지역 특성과 조건, 지역사회의 합의에 맞춰 자치단체가 제정, 운용하는 것이 원칙이고, 대형유통업체가 개인 소매점의 입점 비율이 높은 상권을 피해 출점할 수 있도록 양측이 협의, 조정하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상생협력 모델"이라며 "대형유통업체들도 지역상인단체와 함께 상생협력을 통한 공존 방안에 공감하고 있는데 정부가 나서서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를 탄압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울산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는 자치단체의 분쟁 조정 기능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왜 문제인지 법제처가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고, 지식경제부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내용이 상위법령 어느 조항에 위배되는지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조승수 의원과 참여연대도 공동 논평을 내고 "법제처의 유권해석은 골목상권을 지키고 유통대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법 개정 취지와 지방자치의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해석"이라며 "대기업과 상인들의 상생을 위해 도입한 입점예고제와 출점지역 조정제도는 대형마트와 SSM 규제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므로 법제처의 이번 유권해석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