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60차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도록 한 규약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내린 시정명령을 전면 거부했다. 전교조는 14일 충남학생교육문화원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전교조 규약 개정 승인의 건’을 통해 부당하게 해고된 조합원의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전교조 대의원들은 또 시정명령을 거부한 후 정부가 조합설립취소를 통해 전교조를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극단적 탄압을 할 경우에 대비한 ‘비상대책’도 승인했다.
애초 전교조의 시정명령 거부는 당연히 예상됐다. 전교조는 조합 창립 때부터 정부의 극심한 탄압을 받고 대규모 해직사태가 벌어졌지만 해직자들은 전교조를 이끌어왔다. 또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에 반대하며 투쟁하다 해직 된 조합원의 자격을 박탈할 경우 참교육 투쟁에 나설 조합원이 없다는 기본 인식이 깔려 있다. 정부가 불법단체로 규정해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전교조의 대립은 법외노조 논란으로 번지며 극한 상황으로 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사유로 연이어 노조설립신고서를 반려해 사실상 법외노조화 했다. 정부의 극단적 조치로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된다면 교과부는 전교조와 단체교섭을 하지 않게 될 명분을 얻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전교조의 5개 규약의 핵심 내용이 현행 교원노조법에 위반된다며 전교조에 시정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2차 시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전교조는 이날 대회에서 중앙집행위원회가 제출한 2010년 하반기 사업계획(안)도 만장일치로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하반기 사업계획은 △경쟁 교육 저지 투쟁 : 2009 개정교육과정 시행 중단/교원평가, 일제고사 시행 중단 △요구 투쟁 : 교원 정원 확보 투쟁/무상급식 ․ 무상교육(보육) 정책 △현안 투쟁 : 규약시정명령 대응 투쟁/정당 후원 관련 징계 저지 투쟁 △조직 사업 : 새로운 학교 운동/학생인권과 교권 확립(서로 존중하는 학교 만들기)/조직 강화 확대 사업 등이다. 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투쟁에 전교조가 함께 하자는 사업계획도 추가됐다.
한편 고용노동부의 이런 방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해직당한 교원도 교원노조 조합원으로서 자격이 있다는 법학계 연구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사)한국노동법학회 주최로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교원노사관계의 합리적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교원노조법의 입법 목적과 노동조합법과의 관계, 현실 등을 감안할 때 교원노조법에서 정하는 교원은 ‘초․중등교육법에서 정한 각종 학교와 현실적으로 임용관계를 맺은 자’가 아니라 ‘교원의 자격을 가진 자’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해직 교원도 그러한 자격을 유지하는 교원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인재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현행 교육관계법과 노사관계법 어디에도 교원에 관한 법적 정의 조항이 없으며 일종의 산별노조인 교원노조 조직형태에 비춰 볼 때 해직 교원도 교원노조법상 ‘교원’이 아니라고 해설할 수 있는 근거가 희박하다”고 밝힌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