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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비례후보 당선자 중엔 비정규직, 정리해고, 노조법, 파견법 등을 전면에 내세운 후보는 없었다. |
이번 선거는 야권연대는 패배했지만 통합진보당은 약진했다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은 전통적 강세지역이면서 진보정치 1번지라고 불리던 울산북구와 경남참원에서 모두 패배해 노동자정치세력화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두 지역은 야권이 전멸하다시피 한 18대 총선에서도 민주노총의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진보신당과 구 민주노동당이 지역구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 곳이다. 또한 거제에서 대우조선 노동조합을 기반으로 한때 당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던 진보신당의 김한주 후보의 패배도 노동자정치가 막을 내린 것 아니냐는 평가에 한 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진보당은 사상 처음 수도권 지역구 당선과 13석이라는 결과를 냈지만 더 이상 노동자 중심 정당이라고 보기는 어렵게 됐다. 통합진보당은 지역구에서 노회찬, 심상정, 이상규, 김미희, 강동원, 김선동, 오병윤 후보가 당선됐다. 비례 후보는 윤금순, 이석기, 김재연, 정진후, 김제남, 박원석 후보가 당선됐다. 이중에서 노동자 후보라고 볼 만한 사람은 전교조 위원장 출신의 정진후 후보 밖에 없지만, 정진후 후보는 민주노동당 후원으로 곤란을 겪은데 대한 배려 차원의 개방형 명부인데다, 교육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상황이라 비정규직 문제나 정리해고, 노조법 문제를 대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지적은 노동자 정치 1번지였던 대공장 밀집 지역의 패배 이전부터 민주노총 내 연맹과 주요 노조의 조직력을 가지고 비례대표에 출마했던 후보들이 당원 총투표에서 대거 비례대표 후순위에 배치되면서 노동자정당이 맞느냐는 정체성 논란으로 터져 나오기도 했다. 물론 심상정, 김선동 당선자 등이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기반을 바탕으로 초선 의원이 된 바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노동운동을 기반으로 당선 됐다고 볼 수 없다.
진보진영의 한 관계자는 “울산, 창원, 거제에서 진보정치가 모두 패배했다”며 “정규직 노조가 기반인 지역에서 조차 정규직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이나 정치세력화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선거결과는 통합진보당이 더 이상 노동자정당이라는 정체성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며 “어떤 측면에서 통합진보당이 노동자정당을 넘어 국민정당화 또는 경기동부연합이 추진했던 민족민주 정당이 됐다고는 볼 수 있지만 더는 노동자 중심의 진보정당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97년 이후 15년 동안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명확한 평가가 없다면 앞으로 노동자 정치의 재기는 힘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점규 ‘비정규직없는 세상 만들기’ 활동가는 “울산 북구가 패배한 이유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표도 다 받지 못했지만 비정규직의 지지는 더욱 약했다”며 “비정규직들이 통합진보당을 열정적으로 지지했다면 휴가라도 내고 투표를 했겠지만 그런 지지는 없었다”고 진단했다. 박점규 활동가는 “통합진보당이 재벌의 정리해고를 용인하고 비정규직을 확산한 세력과 통합하고, 민주당과 야권연대를 하면서 노동자 정당이라는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며 “야권연대로 MB심판 구호만 난무하고, 정작 비정규직 신세를 벗어나기 위해 재벌에게서 무엇을 빼앗아야다는 논리는 사라져다. 내용과 목표를 상실하고 권력만을 위한 야권연대”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김형우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도 “통합진보당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고 현장에서 신뢰받는 후보가 아니라 오직 권력욕에 찌든 사람들을 후보로 내세워 진보를 떠들고 있는 상태”라며 “민주노총도 민주당과 정책연대를 하면서 민주당 지원 유세를 했다. 정리해고법, 파견법, 비정규직법을 만든 민주당에게 면죄부를 주고, 한국노총과 똑같이 되어버린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여소야대 실패로 민주노총이 야권연대를 통해 강하게 추진했던 노조법, 비정규직법 등의 개정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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