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당대표 후보는 반자본주의 노선을 분명히 하는 무지개 좌파 정당을 내건 기호 1번 김현우 후보, 녹색사회주의 기치를 통한 진보정치 재건을 내건 기호 2번 이용길 후보, 10년을 위한 첫 걸음으로 좌파대안정당을 제시한 기호 3번 금민 후보가 3파전으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논쟁의 포문은 김현우 후보와 이용길 후보가 열었다. 김현우 후보는 광역시도당 유세와 별개로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자신의 반자본주의 무지개 정당 노선을 설명하며, 이용길 후보 진영의 노동중심성 강화 공약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를 던졌다. 이용길 후보는 김현우 후보의 노동중심성 문제제기와 금민 후보가 주장하는 좌파 노총이 고립주의 노선이라고 반박했다.
김현우, “강령 구석에 박힌 반자본주의는 자본주의 용인의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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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보신당] |
김현우 후보는 “반자본주의 또는 탈자본주의는 지금 당장 실현되어야 할 덕목이자 실천 가능한 프로그램이기도 해야 한다”며 “자본주의의 큰 지배체제를 변화시키거나, 자본주의 시장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의 영역들(협동조합, 공동체, 자주관리 등)을 만드는 갖가지 기획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후보는 ‘무지개’ 좌파를 주장한 이유에 관해선 “‘적색’과 ‘녹색’으로는 반자본주의의 지향과 대항주체를 온전히 호명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전통적으로 좌파를 상징해왔던 적색은 ‘노동계급’ 운동을 의미하지만, <공산당선언>이 나온 지 150년이 넘었고, 그동안 자본주의도 변화했고 노동자의 존재조건, 노동운동의 조직 양태 모두 그대로 있을 리가 없으며, 프롤레타리아트 혼자 ‘해방의 심장’이 될 수도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후보는 “지금 운동권 내에서 ‘노동중심성’의 유효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때 대하는 ‘구좌파’들의 거의 적의에 가까운 거부감을 잘 알고 있다”며 “소득, 노동형태, 거주, 조직 등에서 나타나는 노동자 내부의 이질성 증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경쟁에 포섭된 노동자의 삶과 의식, 조직 노동의 노동계급 대변성의 한계 같은 문제는 ‘단결’과 ‘현장 복원’이라는 구호 아래서 금기시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어 “역설적이게도, 민주노총의 현장파(육체노동자의 영웅적 투쟁)와 중앙파(조직노동의 대중운동 지도)의 관념은 더욱 다양한 노동에 대한 더욱 깊은 이야기를 가로막고 있다”며 “노동중심을 선언할 뿐, 정작 노동조합과 노동운동 조직의 재건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녹색 역시 그 자체로 우리의 지향을 담기에는 부족하다”며 “노동, 녹색뿐 아니라 빈민, 실업자, 여성, 장애인, 소수자, 이유 있는 불만분자 등 자본주의 체제가 편을 가르고 고통을 주고 있는 모든 이들을 ‘자본주의 피해대중’으로 묶어세우고, 이런 반자본주의라는 공통분모를 부르는데 있어 ‘무지개 좌파’ 보다 나은 명칭을 아직 생각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김현우 후보는 이용길 후보에게 ‘노동중심’이라는 말의 구체적인 의미에 관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용길, “노동이 삶 자체된 사람들 조직이 노동중심성”
반면 이용길 후보는 14일 당게시판을 통해 “유세와 토론 과정에서 김현우, 금민 후보의 노선과 제안은 ‘당 고립노선’”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용길 후보는 “김현우 후보의 노동중심성에 대한 과도한 비판과 금민 후보의 ‘좌파당’, ‘좌파노총’의 제안은 자칫 어려운 당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몰고 갈 가능성이 큰 ‘고립노선’”이라며 “원칙은 명확히 하되 열린 자세로 운동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닫게 만드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길 후보는 “진보정치를 새롭게 재건하기 위해서는 진보신당의 강화가 필수적이며, 먼저 당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과제를 설정해야 한다”며 “자본주의 극복을 명확히 하며,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계승 발전시키되, 21세기에 걸 맞는 노동, 녹색, 소수자 운동을 아우르는 새로운 이념노선으로 ‘녹색 사회주의’를 명확히 해 이념노선을 혁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용길 후보는 또한 당의 기반에 대한 혁신을 위해 노동중심성을 강조했다. 이용길 후보는 “누가 뭐라 해도 진보정당의 기반은 ‘노동자 계급’”이라며 “과거 진보정당 노선이 민주노총, 전농 등 전통적인 대중조직에 기반하여 그것의 형식적인 정치 대표체로 기능했다면, 이제는 기존의 정규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노동이 삶 그 자체가 되어버린 모든 사람들을 아래로부터 정치적으로 조직하는 것이 진정한 노동중심성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현우 후보의 노동중심성에 대한 과도한 비판은 그 시작의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당으로서는 잘못된 실천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노동운동의 문제점은 비판과 혁신의 대상이지, 배제의 대상이 아니며, 당은 노동운동의 건강성을 되찾는데 조력하고 이들을 정치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노동운동의 문제점을 이유로 노동중심성을 외면하는 것은 진보정당 운동의 원칙과 당의 정체성에 반하는 것”이라며 “김현우 동지가 주장한 ‘반자본주의 무지개정당’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당의 노동중심성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부분을 간과한 채 당 노선에서 노동을 지워버리는 것은 절대 다수 대중을 버리고 가겠다는 고립노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용길 후보는 금민 후보의 좌파대안정당 노선을 두고도 잘못된 편향과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용길 후보는 “금민후보는 ‘좌파노총’을 프랑스식 모델에 근거한 ‘정당별 노조’라고 설명했지만 동의할 수가 없다”며 “아무리 노동운동이 혁신해야 할 과제가 많고, 뼈를 깎는 자기성찰을 해야 하지만, 당이 노동운동 내 소위 ‘좌파’ 단위를 모아 또 다른 노총을 만드는 것은 당운동과 노동운동의 현실과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잘못된 편향과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민 후보의 주장대로 한다면, 울산, 창원, 거제에서 활동하고 있는 진보신당 노동자 당원이 민주노총 탈퇴운동을 하고, ‘좌파노총’ 건설 운동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이는 전체 운동에서 분파-분열주의를 가속화할 수밖에 없으며, 우리 당은 노동운동 전체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진정한 좌파정당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틀에 다른 모든 것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원칙에 동의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사람과 같이 하는 정당이어야 한다”며 “이러한 전제가 충족되지 않는 ‘좌파당’ 혹은 ‘좌파노총’ 논의는 당의 행동반경을 지금보다 더욱 축소시킬 뿐만 아니라, 대중들로부터 고립되는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민, “당의 노동중심성은 87체제 노동정치의 복원이 아니다”
금민 후보는 “당의 노동중심성은 이미 종식된 87체제의 철 지나간 노동정치의 복원이 아니”라고 밝혔다.
금민 후보는 “2008년 경제공황 이후 전 세계적으로는 신자유주의 종식기이고, 한국은 87년 체제가 해소되어 한 순환을 끝내고 바야흐로 박근혜 시대”라며 “당의 성격과 중심과제는 이와 같은 시대 인식 위에 기초해 신자유주의를 종식하고 그 너머로 나아갈 대안좌파, 좌파대안정당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민 후보는 “87체제 종식과 더불어 종래의 진보정치, 종래의 노동정치도 종식했다”며 “전성기 민주노동당이 보유하고 있던 요소들을 복원한다고 해서 승리할 수 없는 시대이며, 진보정치의 재건이나 노동정치의 복원으로 될 일이 아니”라고 이용길 후보의 노선을 비판했다.
그는 “‘보다 적색으로’는 낡은 노동정치의 복원이 아닌 신자유주의 금융수탈체제와 불안정노동사회의 즉각적 종식, 좌파대안을 중심으로 실제적인 이행과정을 만들어 가는 일”이라며 “노동정치 관점에서 볼 때 비정규불안정노동자를 정치주체로 세우는 일”이라고 밝혔다.
금 후보는 “적게 일해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한 사회로 만드는 기본소득지급과 최저임금인상 등 비정규불안정노동이 없고 충분한 생활소득을 얻는 사회로의 이행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생태사회적 전환에 대해 해방적 관점, 좌파적 관점을 확립해야 하며, 녹색의제의 적색화, 대안좌파적 관점의 녹색정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