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약탈해 간 문화재 1205점이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한일간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중요한 목록은 대거 제외돼 이번 문화재 환수가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10일 오전 ‘서두원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실제로 일본이 약탈해 간 문화재 중에서 정말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은 빼고 책들만 돌려준다”며 “환수 문화재 중 왕실의궤를 비롯해 일부 몇 십 점을 제외한 나머지는 엄밀하게 보면 문화재 가치가 많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황 소장은 이어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된 원인이 “정부의 거꾸로 된 협상”에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성이 있는 민간단체에서 먼저 조사를 하게끔 협약을 하고 환수목록을 정리한 다음 양국 정부에서 환수운동을 했어야 했는데 정부가 정치적인 쇼맨십으로 우선 가져오는 게 급하다보니까 이런 체계적인 협상을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협약을 하기 위해서는 의식이 없는 외교부보다는 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한 전문기관이 있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덕분에 이번 환수목록에서는 왕실에서 왕자를 교육할 때 교과서 역할을 했던 ‘경연’이나 왕실가족들이 공부하던 책인 ‘제실도서’ 같은 대표적 문화재도 빠졌다.
황 소장은 일본이 문화재 ‘약탈’ 대신 ‘유래’, ‘반환’ 대신 ‘인도’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제기 했다.
그는 “일본이 이번에 조선반도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표현이라는 썼는데 유래했다는 건 그냥 문명교류차원에서 넘어갔다는 거다. 근데 1866년에 외규장각이 약탈당한 다음에 1870년대부터 1900년대 식민지 강제통치 기간에 일본의 낭인들, 쉽게 말하면 일본의 깡패들이 개성이나 강화도에서 우리나라 문화재를 마구잡이로 파가고 약탈해 갔다”고 설명했다.
인도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인도라는 것은 일본이 과거에 저질렀던 약탈과 불법행위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우리 정부가 그것을 승인해서 가져온다면 앞으로 약탈문화재 환수운동은 할 수가 없게 되므로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일본 안에 있는 우리 문화제는 국립박물관이나 민간박물관을 통해서 공개된 것만 6만점, 실제로 민간인이 소유하고 있는 문화재까지 확대할 경우 적게는 30만에서 많게는 백만 점까지 추산되고 있다.
황 소장은 “외교통상부 장관이 이미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최근에 사인한 것을 부정하고 추가요구를 하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래서 더 답답하다”고 탄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