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돌아보지 않고, 나라는 뭐하냐? 학교는 뭐하냐? 우리 부모는 뭐하냐? 등 남 탓만 하고 있다”
청년고용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생색내는 김에, 그간 일자리를 요구해 왔던 청년 구직자에게 쌓여있던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발언으로 청년 구직자의 마음에는 멍이 들었다. 그나마 그럴 듯한 대책을 마련하고 쓴 소리를 한다면 눈 한번 흘기면 그만이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재탕, 혹은 삼탕에 불과해 청년 구직자들은 그야말로 당혹스러움을 경험해야 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은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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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각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일자리 만들기에 나섰는데도, 이번 프로젝트는 청년 구직자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다. 정부가 청년 실업을 극복하기 위한 의지를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도그럴것이, 7,1000개의 일자리는 현재의 청년실업을 해결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 ‘개선’이나 ‘혁신’도 아닌, 제자리걸음 정도의 수준인 것이다.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공식적인 청년 실업자는 29만 5천명이다. 여기에 취업준비생 62만 6천명과, 무직 인구 중 청년에 해당하는 32만 2천명을 더하면, 사실성의 청년실업자는 무려 124만 3천명에 이른다.
이에 비해 정부가 창출하겠다는 일자리는 고작 7만 1000개로, 청년실업자의 5.6%수준에 불과할 뿐이다. 특히 정부가 창출하겠다는 일자리 분야 중, 정부 주도의 일자리는 12,320명 뿐이다. 중소기업인턴이 3,7000명, 청년 사회적 기업이 7,600명인 것에 비하면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은 거의 확대되지 않았다. 2009년 공공기관 청년신규채용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고용 형태 또한 분명하지 않다. 정부가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며, 공공부문 일자리 줄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정규직 일자리 창출은 그림의 떡이다. 비정규직을 확산시킨다는 ‘유연근로’에 의한 단기 계약직 일자리일 가능성 역시 배제 할 수 없다.
현실성 없이 ‘막 던지는’ 고용대책
결국 청년들은 정부의 청년고용대책이 ‘언 발에 오줌누기’격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청년실업네트워크는 18일,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대책을 발표하고 자회자찬 하고 있나”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우선 7,1000개의 일자리 창출부터, 민간부문 청년고용 확대 지원 대책까지 모두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내놓은 ‘대기업-협력업체 공동 채용박람회’라는 그럴 듯한 이름의 고용 지원 대책은 그야말로 ‘보여주기 식’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공동 채용박람회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협력업체가 함께 청년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청년실업네트워크는 “현실성도, 구체성도, 구속력도 없는 의문투성이 사업”이라고 정의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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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부문 청년고용 지원 대책으로 발표한 ‘실 근로시간단축’, ‘유연 근로 도입’, ‘세대 간 일자리 나누기’또한 비판의 대상이 됐다. 하나의 일자리를 둘, 셋으로 쪼개 결국 비정규직을 확산하려는 정부의 정책이라는 것이다. 청년실업네트워크는 “유연근로의 경우, 기간제 근로 사용이 통제되지 않는 한 양질의 청년일자리로 연결될 리 만무하다”면서 “도리어 일자리 나누기라는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세대 간 갈등만을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력이 높은 것도 죄가 되나요?
정부는 고용대책에서 ‘고학력자 과잉 공급을 완화하겠다’며 대학구조조정 방침을 내 놨다. 청년 실업 문제로 산업수요와 괴리된 교육을 지적하기도 했다. 때문에 대학학구조조정과 함께 대학의 취업책임 강화와 업종별협회 등에 대학평가를 주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박희진 한국청년연대 대표는 “학력이 높다고, 학력을 낮추겠다는 고용대책을 내놓는 정부가 어딨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 현실에서, 그 책임을 청년 개인의 학력과 대학에게 전가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김유리 한대련 의장은 “연간 1000만원의 등록금을 내며 대학을 마치고, 거기다 취업 필수 코스인 유학, 자격증, 토익까지 하고 나면 청년들은 거대한 빚에 시달리게 된다”면서 “이런 사회를 만든 정부가, 이제는 학력이 높다며 눈을 낮추라고 한다”며 비판했다.
한편 기자회견단은 청년실업의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 ▲양질의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공공기관과 대기업, 청년고용의무제 도입 ▲청년구직촉진수당 도입 ▲청년고용종합대책 폐기 등의 사회안전망 확충 마련을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청년들은 유명환 정 장관 같은 부모님이 없는 걸 원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단지 우리는 대선 당시 공약이었던 300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 이행과,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