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상 ysjung@kdlpnews.org
최근 북한이 서해교전 사태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고 남북장관급 회담 재개를 제안함에 따라 남북간 유사분쟁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연평도 인근 해역의 분쟁 방지를 위해선 남북간 해선경계선의 확립과 공동어로구역 설정 등 남북간 정책적 협상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서해교전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토론회’에서 기조 발제를 맡은 김재홍 교수는(경기대·정치학) ‘서해교전과 한국사회의 딜레마’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지난해 언론사 세무조사 이후 김대중 정부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보인 보수언론들이 서해교전 사태를 극우적으로 해석, 정권 비판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정부와 시민사회가 나서 대화와 협상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주요 일간지에 실린 전문가들의 견해들은 사건이 악화되지 않고 해결하는데 기여하기 보다 자신의 기존 입장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이덕우 민주노동당 서해교전진상조사단장(변호사)는 “분쟁의 직·간접적 원인을 제공한 연평도 어민들이 월선 어업은 객주들의 고리채 장사가 중요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객주들이 어민들을 상대로 한철 28%(연리 56%)에 달하는 고리채 장사를 하고 있다”며 “수협이 객주들과 결탁, 어민들이 위탁 판매한 꽃게대금을 객주에게 직접 지급하는 등의 비리가 저질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농산물의 경우처럼 꽃게를 위탁 판매하는 수협이 직접 어민들에게 저리 융자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단장은 또 “어망 투기(投棄)로 인한 어장오염과 어획량의 감소가 어민들의 월선 어업의 한 원인”라며 “어망 실명제 등 어망투기 방지책을 마련하고 과잉투자 된 어선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취약한 한반도의 위기 관리 능력을 지적했다.
정 대표는 “북한의 선제공격은 NLL의 법적 근거와 관계없이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교전 이후 우리의 대처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보수언론과 야당은 서해교전 사태를 햇볕정책 무력화라는 정치적 공세의 빌미로 사용했으며 교전 당시 군의 신중한 태도를 안일한 태도로 몰아 붙이며 ‘군 때리기’로 일관하는 등 전쟁불사까지 주장하는 극단적 여론몰이에 주력했다”고 지적했다.
군 태도에 대해 정 대표는 “사태의 진상도 밝혀지기 전에 사실상 선제공격권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교전규칙을 개정한 것은 재발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 태도”라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남북간 해양경계선의 확립과 공동어로구역 설정 등 남북간 정책 협상이 서해교전 재발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라는 점에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한편 북한의 유감 표명과 관련 이덕우 단장은 26일 “북한의 실질적인 사과에도 불구하고 연평도 부근은 여전히 분쟁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7월말로 예정돼 있는 침몰 고속정의 인양작업 시 국방부가 한미 연합위기관리체제 가동해 긴장을 조성해선 안 된다”며 “북이 한발 물러난 상황에서, 힘으로 밀어붙이기 보다 원활한 고속정 인양작업과 어로한계선 밖 어망회수를 위한 적극적인 협상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 98호] 7.29 ~ 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