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소유 논란으로 지난 9월 20일 민주노동당 전북도당으로부터 제소된 이현주 민주노동당 전북도 의원에 대해 전북도당 당기위가 17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민노당 당원들은 “너무 약한 징계”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이는 민주노동당의 정체성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지난 3월 17일 도당 대의원대회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되어 도의원으로 당선된 이현주 의원이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재산을 포함해 9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사실이 9월 1일 도내 언론을 통해 보도돼 사회적 논란이 되었다. 이에 중앙당 최고위원회와 전북도당 운영위원회는 이현주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권고를 결정했으나 이현주 의원은 사퇴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전북도당 운영위는 이현주 의원이 아파트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보도된 이후 당의 명예가 크게 실추됐으며 또한 당원으로서 최고위원회와 전북도당 운영위원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아 당원의 의무를 현저하게 위반하였다는 취지로 지난 9월 20일 당기위원회에 제소했한 바 있다.
전북도당 당기위는 17일 이 의원에게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하며 “이 의원이 주택이 투자나 자산증식을 위한 상품이 아닌 삶의 공간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현재도 끊임없이 노력해오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점은 인정하나 “피제소인이 문제의 심각성과 도의원으로서 당의 방침에 제대로 복무하지 못한 것을 깊이 느끼고 있으며 비거주용 주택에 대한 처분과 차익에 대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당원의 의무 위반’과 관련해서는 “‘의원직 사퇴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여 당원의 의무를 현저히 위배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격정지 시 선거권과 피선거권, 직위 등 당원으로서의 모든 권리와 직위에 따른 권한을 일정기간 행사할 수 없으며 자격정지 기간은 중앙당기위원회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다.
당기위의 판결에 대해 민노당 당원들은 “한심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북도당 당기위의 판결 내용을 알리는 게시물은 ‘이래서야 보수정당과 다를 게 뭐냐’는 내용의 자조적인 목소리로 뒤덮였으며, 민주노동당의 정체성 논란도 불거졌다.
“자격정지 1년이라.... 참 한심하기 그지없네요. 차라리 징계를 하지 말지 코미디도 아니고 우습기 그지없네요.” (닉네임 ‘뭐하자는 겁니까?’)
“이번 당기위원회 결정으로 서민의 정당에서 벗어난 점을 축하드립니다.” (닉네임 ‘이제는 서민의 정당이 아니군요’)
“그들은 딴나라당과 같은 기득권 세력인 것 같습니다. 그들과 다른 사람이 하면 정파 싸움으로 몰아 무조건 죽이고, 당신들이 하면 정당하고 합리화 하는. 이게 무슨 진보고, 민주노동당 입니까?” (닉네임 ‘당원’)
당 외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보탰다.
진보신당 전북도당은 19일 ‘민주노동당, 투기의혹 도의원 솜방망이 징계로 면죄부 주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진보정당의 공직자가 주택을 주거의 목적이 아닌 재산증식을 위한 수단으로 투기화 하여왔다는 것은 비례대표 후보 선정시, 아무런 사전검증 없이 후보로 선정한 민주노동당 전북도당의 문제가 고스란히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의 ‘강부자’ 인선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이 심각한 문제를 ‘진보정당’ 을 표방하는 민주노동당에서 똑같이 되풀이 하는 것은 진보정치를 통해 조금 더 나은 세상을 기원하는 서민들에 대한 배반이며,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으로써의 정체성의 혼돈을 겪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북지역 언론인 새전북신문도 22일 사설을 통해 “다가구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은 민노당 이현주 도의원에 대한 민노당의 징계 수준은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사설은 이어 “당외의 다른 문제에 있어서는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세웠던 민노당이 이 도의원과 같은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못하고 있다”며 “사태의 처리가 지지부진하고 명확하지 못하면 민노당의 정체성에도 금이 갈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당 운영위는 18일 전북도당 당기위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중앙 당기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했다.
하연호 운영위원장은 “운영위는 현재 이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번 전북도당 결정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중앙 당기위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심봉섭 전북도당 당기위원장은 운영위의 이의신청 다음 날인 19일 사의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