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이 경주 발레오전장노조(기업노조)의 설립은 무효이며,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가 교섭대표권을 가진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지난 24일, 복수노조 시행 이전인 2010년에 지회에서 독자적으로 산별노조를 탈퇴한 후, 노동조합 조직변경을 결의해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산별노조 소속의 지회가 독립된 노조가 아닌 만큼, 다수의 조합원이 찬성했다고 하더라도 산별노조를 탈퇴해 기업별노조를 세울 수는 없다는 취지다.
판결에 따르면 기업노조 설립은 법적으로 무효가 되며,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가 교섭대표권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1년 7월, 경주 발레오만도 노동자들의 금속노조 집단탈퇴가 무효라는 1심 판결을 내렸다. 2010년 금속노조를 집단탈퇴하고, 조직형태변경 조합원 총회를 통해 기업노조로 전환한 것은 무효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그간 회사는 항소로 시간을 끌며 기업노조와 단협을 체결해 왔다.
정연재 발레오만도지회장은 “지방법원에 이어 작년 9월 고등법원에서도 집단탈퇴가 무효라고 판결했지만, 회사는 대법 확정판결이 아니라며 2010년부터 기업노조와 단협을 체결해 왔다”며 “지노위와 중노위에서도 확정판결이 아니라며 기업노조를 대표노조로 인정했고, 노조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이번 행정소송 판결은 조합원 숫자와는 상관없이,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에 교섭대표권이 있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발레오만도는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처음 적용된 사업장이다. 회사는 2010년 2월 공격적 직장폐쇄와 용역투입, 금속노조 탈퇴 압력 등의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가동했다. 직장폐쇄 직후 기업노조 설립에 회사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일었다.
기업노조는 직장폐쇄 직후, 금속노조 집단탈퇴와 함께 조직형태변경 조합원 총회를 통해 기업노조를 설립했다. 법원의 무효 판결에도 회사와 기업노조는 2010년부터 단협을 체결해 왔으며, 단협상 노동조건은 크게 후퇴했다. 노사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만 55세부터는 임금을 정년까지 10%씩 감액한다는 조항을 신설하고, △고용안정 위원회 운영 △용역과 하도급 결정 협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조항 등은 대거 삭제했다.
정연재 지회장은 “하지만 회사는 이번 판결 역시 확정판결이 아니라며 계속 교섭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법 확정판결까지는 3, 4년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끌며 노조를 와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