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한 노원병 4.24 국회의원 재선거를 두고 야권후보 단일화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 측이나 진보정의당 모두 물러설 기색이 없는 가운데 전체 재보선 지역구 모두를 놓고 협상을 벌이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야권은 가장 유력한 안철수 전 대선 후보조차도 야권연대 없이는 노원병 당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7일 오전 논평을 통해 “민주통합당의 야권연대의 원칙은 선거승리를 목표로 하는 허겁지겁 야권연대가 아닌 미래비전 야권연대를 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야권전체 질서재편에 대한 공동의 논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어떠한 정치적 결정도 국민에게는 야합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교수가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야권 분열의 씨앗을 제공하지 말고 통합, 혹은 연대라도 할 수 있는 그러한 틀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노원병 출마에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당대표의 지역구였던 진보정의당은 어느 후보든 출마를 하고 나면 중도사퇴 없이 독자 완주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원내대변인은 “현직 대표이자 의원이 부당하게 의원직을 상실한 지역구이기 때문에 앞으로 당의 진로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선거”라며 “후보를 내고 출마를 하면 중도사퇴할 일은 없을 것이다. 독자 후보 전술로 그냥 간다는 뜻”이라고 야권연대 입장을 밝혔다.
천호선 최고위원도 이날 원음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연대가 협력이 이루어지려면 세 군데 재보선 지역 전체를 놓고 민주당, 안철수 씨 측, 진보정의당 간의 사전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면서도 “안철수 후보 측이 출마 발표 과정에서 야권의 협력과 신뢰를 이미 무너뜨린 상태라 이미 물 건너간 것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반면 대선후보 시절 안철수 캠프에 참여했던 배재대 정연정 교수는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이 이제까지 기계적 단일화에 많이 매몰되어 왔다”며 “어떤 형태로든 서로 존중하면서 경쟁하는 그런 체제를 한번 시험해 보는 계기로 안철수 전 교수가 4월 보선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정연정 교수는 “노원병은 노회찬 대표가 걸어왔던 재벌개혁, 검찰개혁, 사법정의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중요하지 꼭 진보정의당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며 “안철수 전 교수 입장에서 보면 노회찬 전 의원이 가진 의미와 자신이 주장했던 정치개혁, 새 정치의 내용을 결합 할 수 있는 선거구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해 노원병 출마 정당성을 강조했다.
진보정의당, 배수진 치고 숨 고르기...지역구 세습 논란 경계
이런 상황에서 진보정의당은 배수진을 치고 노원병 공천을 준비하고 있다. 진보정의당은 지난 6일 전략협의회를 열어 모든 대상 후보를 점검하고 긴급 여론조사도 했다. 애초엔 7일 최고위원회에서 당 후보를 압축해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이틀 정도 숨 고르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야권 정치세력이 출마를 거론해 명분과 경쟁력 모두를 고려하고 여러 채널을 통한 의견 청취와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준호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오늘부터 후보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결정할까 한다. 의견은 충분히 청취했다”고 말했다.
진보정의당은 노회찬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지선 당원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도 조준호 공동대표, 천호선 최고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지역 주민 여론이 지역 외부 인사의 출마에 대한 반발이 거세 김지선 당원에게 쏠리는 분위기다.
천호선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지선 당원도 유력한 검토 대상”이라며 “노회찬 대표의 배우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현재 노원의 당원으로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천 최고위원은 “김지선 당원은 ‘여성의 전화’를 이끌어 온 여성운동가에 국무총리 상까지 받은 인권운동가이며, 열여섯 살에 공장 활동을 시작해서 두 번이나 구속되기도 한 노동운동가”라며 “중졸 학력이지만 40대에 검정고시를 거쳐 50대에 방통대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가 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이나 여론 등에서 김지선 당원이 공천을 받으면 지역구 세습 논란에 대한 역풍 우려가 나와 신중한 모드로 돌아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의당의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 거론된 복수후보를 놓고, 안철수 전 후보가 국내로 돌아오는 시점에 맞춰 여론조사와 최종경쟁력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