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산하 노사문화선진화 위원회는 9차 전체회의를 열고 '노사문화 선진화를 위한 노사협력사업' 권고문을 채택했다.
지난 7월 1일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도) 시행 후 상급 단체 파견 전임자 임금 지급은 사실상 금지됐다. 이번 노사정위 권고문은 노동조합 상급단체가 노사협력사업을 통해 기업과 경제단체 지원금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노사 협력을 통한 공익사업 전단 부서인 (가칭)‘창조와 혁신의 노사문화 사업센터’를 만들고 이 사업비를 경제단체와 기업에서 공익사업 기금형식으로 지원금을 받는다. 이미 한국노총은 지난 8월에 경제단체로부터 비공개로 각 기업에서 파견된 전임자의 임금을 받았다.
정부 관련부서들은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기획재정부는 경제 단체들이 후원기금을 모아내면 기금이 효율적으로 한국노총에 전달되도록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만들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도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단체가 상급단체 파견자의 임금만을 지원하는 것은 개정 노조법 취지에 맞지 않지만, 상급단체가 하는 공익사업을 통해 지원하는 것은 타임오프제도 연착륙과 노사문화 선진화를 촉진하는 장치"라며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노사정위 권고문에 따라 다음 달 노사협력 사업을 장관 고시를 낼 계획이다. 정부가 한국노총과 협의를 통해 관련법을 손질하고 노사정위원회는 권고라는 형식을 통해 한국노총 파견전임자의 임금 마련 사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노동조합 상급단체 파견 전임자 임금을 해결하는 것은 민주노총을 배제한 방식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정부는 한국노총과는 매우 구체적인 프로세스까지 논의했지만 민주노총과는 상급단체 파견자 임금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논의도 하지 않았다. 물론 노사정위나 노동부 모두 한국노총만 지원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 박재완 장관은 "사업 지원 취지에 맞는다면 어느 상급단체도 지원이 가능하지만 노사관계 발전과 상생협력을 위한 공익사업에만 지원해야 한다”고 지원 기준을 밝혔다.
노사정위 노사문화 선진화 위원회 공익위원들이 권고한 사업은 △노사협력 증진을 위한 교육ㆍ홍보ㆍ상담 △고성과 작업장 혁신 확산 △교섭ㆍ쟁의 문화의 선진화를 위한 교육ㆍ홍보ㆍ상담 △산업안전보건 증진을 위한 워크숍ㆍ간담회 △일ㆍ가정 양립 지원 홍보ㆍ상담 사업 등이다.
“정부 스스로 타임오프의 부당성을 폭로한 것”
정부와 경영계는 애초 타임오프를 추진할 때부터 단위 사업장에서도 노사발전을 위한 공동 사업에만 노조전임자 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민주노총은 노동조합에 대한 부당지배개입이나 다름없다며 타임오프 사업 범위를 지정하는 것은 노조 자주성과 활동 범위를 규정하는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런 과정이 있었는데도 정부와 한국노총, 경제단체가 추진하는 노사협력 사업을 통한 상급단체 파견자 지원 기금 마련은 상급단체 수준에서 노동조합의 법적활동 범위를 규정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은 노사 상생의 기본조건으로 사용자들의 노조인정과 노조 자주성 확보를 근거로 한다. 또 이미 상당수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들이 단체협약 해지와 노조전임자 문제로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협력 증진이나 교섭, 쟁의 문화 선진화를 위한 사업을 한다는 것은 투쟁을 접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사협력 사업’을 통한 경제단체의 상급단체 파견 전임자 지원기금 마련은 야합과 편법에 의한 노조 길들이기”라며 “정부 스스로 타임오프의 부당성을 폭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최삼태 한국노총 대변인은 “그동안 한국노총은 취약계층을 위한 공익사업도 해왔고 이번에 그런 사업을 더 확대 한다”며 “상급단체 파견자의 공익사업 활동비 형식으로 기금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파견자가 아닌 전문 인력들도 혼재되어 있어 사업비 형식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삼태 대변인은 8월 경제단체들의 비공개 임금지급을 두고선 “각 파견자마다 급여 차이가 있고 비공개적으로 일부 부서에서 자체 활동비 형식으로 마련 되다보니 구체 내역을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