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비상대책위원장 백석근)의 직선제 논란이 또 다시 수면위로 오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현 비상대책위원회가 현 직선제 규약을 무시한 채, 간선제 규약개정안을 상정하려 한다며 민주노총 점거농성을 예고하고 나섰다.
그간 민주노총은 직선제 논란으로 6기 김영훈 위원장이 사퇴했고, 이후 정의헌 위원장 직무대행 및 지도부가 사퇴하는 등의 내홍을 겪어왔다. 잇따른 지도부 사퇴 이후에는 빠른 시일 내 직선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정상적인 7기 임원선출을 실시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구성됐다.
비대위는 직선제나 간선제 이외에도 여러 가지 선거방법을 논의해, 1월 정기대의원대회 전까지 합의안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24일, 서울 등촌동 88체육관에서 56차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직선제 규약 개정 건’ 등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비대위는 아직까지 직선제와 관련한 공식적인 안건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상집회의에서도 합의된 안건을 확정하지 못했다. 때문에 9~10일 1박 2일 동안 진행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역시 비대위 차원의 안건이 제출되지 않은 채, 중집 성원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현재 중집 내부에서는 직선제 1년 9개월 유예를 골자로 하는 규약개정안을 상정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55차 대의원대회에 상정된 ‘3년 유예안’에서 약 1년의 유예기간을 단축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직선제를 실시하겠다는 취지다.
직선제 1년 9개월 유예안이 통과될 경우, 비대위는 빠르면 2월 중 간선제로 7기 임원선출을 진행하게 된다. 또한 선출된 7기 집행부는 1년 9개월로 임기가 단축돼 2014년 12월 직선제를 실시해야 한다.
한 중집위원은 “중집에서 직선제 1년 9개월 유예안에 대한 의견과, 이와 함께 직선제 추진을 위한 전담본부를 설치해, 이를 상설위원회 수준으로 운영하자는 의견이 도출됐다”며 “다만 전남본부장의 경우 강력히 4월중 직선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백석근 비대위원장은 이날 도출 된 의견을 중심으로 중집 위원들을 설득해, 18일 열리는 중집에서 만장일치로 안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산별연맹을 비롯해, 그간 빠른 시일 내에 직선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던 범 좌파중집위원들 역시 ‘직선제 1년 9개월 유예안’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전남본부장을 비롯한 일부 중집위원들의 경우, 7기 지도부 선거부터 직선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전히 합의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좌파노동자회 소속 민주노총 전, 현직 간부와 조합원들은 오는 14일, 직선제 실시를 요구하며 민주노총 점거농성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갈등이 예상된다.
좌파노동자회 관계자는 “비대위의 역할은 현 규약을 준수해 직선제를 실시하고, 55차 대대 부정투표와 관련한 책임을 규명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비대위가 직선제 유예안을 논의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1년 9개월 유예안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그것 자체가 현행 규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상층 중심의 운영이 아닌, 조합원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직선제 임원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