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왼쪽),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원세훈 전 원장은 오후 2시부터 출석했다. |
16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대선 기간에 권영세 전 박근혜 대선캠프 종합상황실장(현 주중대사)과 NLL 관련 남북정당 대화록 관련 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대선 3일전 국정원 직원의 대선 댓글 수사를 축소 은폐 발표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중간수사 발표 전날 누군가와 5시간여 동안 점심을 먹은 의혹과 수사결과 발표날인 오후 국정원 국장과 통화한 사실도 나왔다.
김용판 전 청장은 또 중간수사 발표 당시 이미 국정원 직원 컴퓨터에서 아이디와 닉네임 등이 발견된 사실을 알고 충분히 댓글이 작성될 수 있는 정황 인식이 된 상황에서 댓글만 놓고 발견되지 않았다고만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이날 김 전 청장이 함께 점심과 술을 곁들여 먹고, 다음날 국정원 직원과 통화하는 등을 통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댓글이 없었다는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미리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
▲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원세훈 전 원장은 오후 2시부터 출석했다. |
원세훈,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상황실장과 NLL대화록 관련 통화
야권은 권영세 전 상황실장이 당시 국회의원이 아닌 일반인인 것을 감안하면 국정원장이 대선기간 여당 후보의 상황실장과 대선 시기 민감한 현안을 두고 전화 통화를 한 것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원 전 원장은 이날 여야 의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자신이 작년 12월 13일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에게 전화를 걸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NLL 대화록 공개문제에 대해 상의했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은 “12월 13일 북한 미사일 발사로 국회 정보위를 열었는데 (여당 의원들이) 그 문제보다는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라고 해, 대화가 안 되고 답답해 정회시간에 당시 권영세 실장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에 따르면 당시 권영세 실장에게 전화해 ‘왜 그렇게 압박하느냐’고 얘기하자 권 실장은 ‘알아서 하라’고 했다.
![]() |
이를 두고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아무리 국정원장이라도 유력한 대선후보 선거캠프 2인자인 권 실장과 상의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도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정원장이 정보위 정회 중에 박근혜 후보의 종합상황실장과 뭔가 상의했다는 이런 답변을 듣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 굉장히 중요한 단서가 나온 것”이라며 권 전 실장의 21일 청문회 증인채택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어 “김무성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은 12월 16일 점심 무렵 김용판 증인과 경찰로부터 어떤 정보를 얻었길래 ‘댓글이 없다’는 말을 했는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오늘까지 김무성, 권영세 증인을 채택해야 23일 청문회에 세울 수 있다”며 증인채택을 촉구했다.
반면 원세훈 전 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개인적으로 (권영세 전 실장과) 가깝기 때문에 전화한 것이다. (여당 의원들이) 국회 정보위에서 계속 대화록을 공개하라고 해 (권 전 실장에게) ‘정말 힘들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
김용판, 댓글 수사 발표 전 날 누구와 5시간 동안 점심 했나
이날 청문회에서 또 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서도 석연치 않은 행적이 나오면서 김용판 전 청장의 국정원 댓글 수사 축소 개입 의혹이 더욱 커졌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김용판 전 청장에게 “지난해 12월 15일 업무일지는 점심식사를 정보부장 등 직원 12명과 먹었다고 돼 있는데 이분들에게 확인해 보니 청장과 밥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민기 의원의 제기는 경찰 중간 수사결과 발표 하루 전 날에 김 전 청장이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누군가와 5시간여의 점심 회동을 통해 경찰의 수사 축소 은폐 의혹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깔려있다.
김 전 청장은 손가락이 다쳐 점심이후 병원에 간 사실도 정확히 기억하면서도 이날 5시간여 동안 점심을 함께 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엔 “현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
12월 15일 점심이 중요한 이유는 경찰이 중간수사 발표를 한 시간이 박근혜-문재인 3차 대선 토론 직후인 16일 밤 11시로, 경찰은 “국정원 직원이 대선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김민기 의원은 당시 오찬 장소가 청와대 인근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오후 5시에 식사비가 결제됐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회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아 자리에서 모든 2차 공작이 실현되고 축소 발표까지 기획됐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이어 당시 오찬 식당에서 김용판 전 청장의 예약 접수증을 입수해 공개하고, “7명이 28만원을 결제했다”며 “1인당 3만 5천원짜리 식사를 했으니 남은 3만 5천원은 술이며, 소주 2병에 맥주 5병으로 폭탄주를 먹었고 사우나에 간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정 의원은 “청와대 근처에서 5시까지 점심을 먹었다면 국정원 직원, 청와대 직원, 박근혜 캠프 인사를 만났는지 궁금하다”고 대선 개입 회의 가능성을 주장했다.
김 전 청장이 재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자, 박영선 의원은 “그날 오후 5시 사우나에 가서 손가락을 다쳤다는 사실은 기억하면서 5시에 결제한 점심은 누구와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청장은 “누구와 먹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정치권 인사는 아니다”라며 청문회 내내 의자 등받이에 기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던 것과 달리 다소 옹색한 답변을 하기도 해 더 논란을 키웠다.
![]() |
“박원동·김용판·원세훈·권영세 긴밀하게 얽히고 NLL 문건까지 얽혀”
이날 청문회에선 김용판 전 청장이 국정원 직원의 하드디스크에서 댓글 조작에 쓰인 아이디와 닉네임 등이 발견된 사실을 알고서도 단정적으로 댓글은 없었다고 발표한 것도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 과정에 박원동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김용판 전 청장과 통화한 사실도 확인되자 의혹의 연결고리는 더욱 강하게 제기됐다.
이날 박영선 의원이 “박원동 국장과 12월 11일부터 16일 사이에 통화를 했느냐”고 묻자 김 전 청장은 “한 차례 밖에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어진 박범계 의원의 질문엔 “16일 (오후) 2시 (박원동 국장이) 전화가 와 ‘경찰의 분석 능력을 우려하는 얘기가 있다. 전문가들이 참여해 2~3일이면 충분한데 경찰이 (조사를) 끝내놓고 정치권 눈치를 보면서 발표를 안 한다는 시선이 있다’고 말했다”고 통화 내용을 전했다.
그는 박원동 전 국장과의 통화가 중간수사 결과 발표 압력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제기엔 수사결과 발표에 영향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여러 정황을 두고 신경민 의원은 “12월 10일에 권영세 실장이 ‘NLL 문건을 다시 끼워맞추겠다’는 얘기가 있었고, 이 문건은 원세훈 전 원장의 책임 관할에 있는 문건이었다”며 “(나흘 후) 김무성은 NLL 문건을 들고 읽었다. 10일 권영세 실장 발언, 13일 권영세와 원세훈의 통화, 14일 김무성 선대본부장의 유세 발언, 16일 김용판 전 청장과 박원동 국장과의 통화까지 놓고 볼 때 박원동, 김용판, 원세훈, 권영세 네 사람이 긴밀하게 얽혀있고, 이 사건 수사와 NLL 문건이 교묘하게 얽혀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 |
박영선 의원은 “작년 12월 16일 밤이 D-day였고, 김용판은 어떻게든 이날 국정원 댓글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하루 종일 공모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원 직원 하드디스크를 조사하던 경찰청 디지털포렌식 팀 CCTV에서 7시 39분경 누군가에게 전화보고를 했고, 서울경찰청 감찰보고서엔 7시 40분께 김용판 서울청장이 권 아무개 홍보담당관을 청장실에 불렀다. 이때부터 이미 국정원 직원 대선 개입 댓글은 없었다는 보도자료를 만들기 시작했고, CCTV상에 나타난 디지털포렌식 팀 대화에서는 10시까지 보고를 하라니까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는 D-day가 16일이라는 중요한 정황이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의원은 “15-16일 상황을 보면 댓글이 없다고 이미 가정해 놓고, D-day를 정했다”며 “대선 후보 3차 토론회 시작 20분전인 7시 39분께 디지털포렌식 팀이 누군가에게 전화보고를 했다. 그리고 박근혜 후보는 토론회에서 댓글이 없다고 말을 했다. 그래서 이날 김용판 증인이 점심을 누구와 먹었는지 더 수사하던지 해야한다. 미스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야당은 21일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가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편 김용판 전 청장과 원세훈 전 원장은 청문회 시작부터 “증언이 언론 등으로부터 왜곡되거나 잘못 알려지면 재판에 영향을 받는다”며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원칙적으로 증언을 일체 하지 않겠다”고 밝혀 야당의원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김용판 전 청장은 신경민 민주당 의원이 “증인선서를 거부했는데 위증을 하시면 그럼에도 처벌받을 용의가 있느냐”며 “스스로 떳떳한 경찰임을 자랑하는데 선언도 못하는 비겁한 경찰이 어디 있느냐. 선서와 상관없이 위증 처벌 받을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거기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해 증언의 신빙성 논란도 일으켰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