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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보낸 '유아 8교시 수업' 강제 지침. [출처: 교육희망 윤근혁 기자] |
교육부가 지난 3일 올해부터 3∼5세 유아들에게 하루에 5시간 씩 300분 수업(초등 1교시 40분 기준 7.5교시)을 강제하는 지침을 내린 사실이 4일 처음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가 자신이 고시한 ‘유치원 교육과정(누리과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 유아교육과에서도 “고시를 어겼다면 고치겠다”고 뒷북 개정 의사를 밝혀 지침이 상위법규인 고시를 위반했다는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침이 교육과정 고시 위반?
이날 오후 입수한 교육부 공문에 따르면, 교육부는 ‘2014년 유치원 교육과정 및 방과후과정 내실화 추진계획’ 지침을 지난 3일 17개 시도교육청에 보냈다. 이 지침에서 논란이 되는 내용은 지난해까지 3∼5시간으로 자율적으로 운영하던 수업시간을 올해부터는 “1일 5시간 편성·운영을 원칙으로 한다”로 못박은 것. 전교조와 한국교총, 유아교육계가 ‘하루 8교시의 지나친 수업은 유아 정서발달에 해롭다’고 한 목소리로 반대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교육부의 이번 지침은 2012년 7월 교육부가 공포한 누리과정 고시(제2012-16호)를 위반했다는 게 유아교육계와 교원단체의 분석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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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2년 교육부가 공포한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 내용 [출처: 교육희망 윤근혁 기자] |
이 고시를 보면 ‘편성’ 항목에서 “(유아 수업시수는) 1일 3∼5시간을 기준으로 편성한다”면서 “반(학급) 특성에 따라 융통성 있게 편성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학급 상황에 따라 3∼5시간 범위 안에서 융통성을 갖고 편성하라는 얘기다.
양민주 전교조 유치원위원회 부위원장은 “교육과정 고시는 교사는 물론 교육청과 교육부도 반드시 따라야 하는 법규”라면서 “그런데도 교육부가 고시에 명시된 ‘3∼5시간 자율선택’을 무시한 것은 자신들이 만든 법규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 유아교육과 관계자도 이에 대해 “앞으로 누리과정 고시를 개정할 때 고치려고 계획 중”이라고 밝혀 고시를 위반했다는 지적을 사실상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교육부가 수업시간을 5시간으로 고정한 것이 기존 고시의 ‘3∼5시간’ 범위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교조와 한국교총에서는 교육부가 유아교육계의 반대를 무시하고 5시간 수업을 강행한 것은 지난해 3월 대통령 업무보고 때문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지난 해 3월 2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누리과정의 운영시간을 5시간까지 늘리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대통령 업무보고 때문에 교육부 스스로 발목 잡혔나...
박진보 전교조 정책교섭국장은 “유치원 교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고시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도 교육부가 5시간 수업을 강행한 이유는 서 장관의 대통령 업무보고 때문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눈치 보기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총 고위 관계자도 “교육부 안에서도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 때문에 시수에 융통성을 둘 수 없었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누리과정 5시간 운영은 교육부가 2011년부에 이미 발표한 내용”이라면서 “대통령 업무보고 때문에 그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기사제휴=교육희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