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민병두 민주통합당 의원은 입찰담합을 조사했던 공정거래위의 보고서에 “청와대와 협의가 필요함”이란 문구가 어떤 경위로 들어가게 된 것인지 물었다. 이에 정중원 공정위 상임위원 (당시 카르텔조사국장)은 “담당자가 긴장감을 갖고 임하라는 말을 했었다”고 대답했다.
민병두 의원은 “신중하게 조사하라는 지시가 청와대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낸 것”이라며 “결국 정 상임위원이 이를 주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병두 의원은 국감장에 배석한 공정위 관계자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이같은 문구 삽입이 상식적인지 물었고 관계자들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정 상임위원은“혹시 아무것도 준비 안하고 있다가 위에서 보고를 하라는 요청을 받으면 보고하기 어렵지 않느냐”며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내용에서 이런 내용(청와대와의 협의)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상임위원은 이어 “당시 맡은 일이 너무 많이 일일이 어떤 지시를 어떻게 내렸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민병두 의원은 “이 정황을 정확히 증언해 줄 당시 실무담당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와 공정위의 담합 의혹은 계속해서 제기됐다. 지난 해 2월 14일자의 조사보고 문건에는 ‘조사보고서 작성완료’라고 적혀있지만 다음 날 문건에는 ‘작성 중’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윗선의 정치적 고려가 없이 실무자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중원 상임위원은 “책임자인 자신이 아직 사건을 다 파악하지 못했는데 실무자가 조사 완료라고 표시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서 (수정하라고)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공정위의 같은 해 7월자 보고문건에는 “총선 및 대선 등 정치일정에 따른 정치적 영향력 배제 등을 고려해 대선 이후 상정을 목표로 심사할 계획”이라는 문구가 명시돼 정치적 판단에 따라 조사 일정을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에서 4대강 사업 담합 문제 처리를 지연한 것 아니냐고 문제 제기를 하는데 공정위원장이 시원하게 대답을 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동수 공정위 위원장은 “문제가 없다. (할 말이 없어)나도 답답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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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수 공정위원장 |
공정위가 2년 8개월의 조사기간 동안 담당조사관을 7번이나 바꿔가며 조사를 ‘셀프 방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구나 당시 조사관들이 조사활동 후 곧바로 청와대와 국무총리실로 파견돼 청와대와의 담합의혹에 불을 지폈다.
강기정 민주통합당 의원은 “2년 8개월간 4대강 입찰담합 조사를 담당한 조사관을 짧게는 1개월, 길게는 1년 만에 교체해 총 7번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어 “22조 원을 쏟아 부은 MB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사업이 재벌업체들의 담합으로 수천억 원의 예산이 낭비되었고, 이를 조사한 공정위가 담당조사관을 7번 교체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업무의 중요성과 연속성을 볼 때 공정위가 스스로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들도 “1년간 사건조사관이 7번이나 교체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조사관의 청와대 파견에 대해서도 “발표시기 및 수위 등 관련 문제를 조율했다는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일반직도 아닌 사건조사관을 청와대로 파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사건조사관을 외압으로부터 보호하고 비밀을 엄수할 의무를 갖고 있다.
강 의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2011년 6월부터 4개월간 사건을 조사했던 조사관은 현재 총리실에서 일하고 있고 그 후임으로 조사관이 된 이는 2개월간의 조사관 생활을 마치고 현재 청와대에 적을 두고 있다.
강 의원은 “조사관 교체가 집중된 시기는 11년 초라며 이때 이미 조사를 완료하고, 1년이 넘게 조사를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 시기 이후 세부조사내역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공정위는 4대강 입찰담합 조사에 한 점 의혹도 없이 국민께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오전 감사에서 이 시기 세부조사 내역이 빠진 채 자료가 보고됐다며 언성을 높여 정회가 선언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