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당권파+부울경 세력에선 당대표로 강병기 전 경상남도 정무부지사가 출마했으며, 최고위원으로는 울산연합으로 분류되면서 혁신비대위 집행위원을 맡은 민병렬 전 부산시당공동위원장과 구당권파로 분류되는 유선희 ‘당원비대위’ 집행위원장, 주요 전국운영위에서 구당권파와 입장을 같이해 온 이혜선 통합진보당 노동위원장이 출마했다.
인천연합+참여계+새진보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구 민노당 비주류가 모인 비당권파 연합세력은 강기갑 혁신비대위 위원장이 당대표로 출마 했으며, 인천연합 출신 이정미 혁신비대위 대변인, 참여계의 천호선 전 대변인, 새진보통합연대의 이홍우 혁신비대위원이 최고위원으로 출마했다.
이런 2파전 구도는 주요 시도당 위원장 선거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드러났다. 따라서 통합진보당 당직 선거는 혁신비대위의 결정에 따라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을 끝까지 추진 할 세력과 당원의 명예를 강조하며 두 의원의 사퇴·제명을 거부하는 구당권파에 동조하는 세력 간의 피 말리는 접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례대표 부정을 담은 진상조사보고서가 발표되고 난 후 비례대표 당선자·후보자 사퇴요구에는 뜻을 같이 했던 부울경이 이를 거부하는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에 반대하면서 구당권파와 연합을 이뤄, 정파 패권주의의 폐해에 따른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 구도도 형성됐다.
2월3일 5차 전국운영위서 현재의 2파전 예견...국민 뜻 무시 의석 확보만 강조
통합진보당 부울경의 주요 세력들은 영남권 노동벨트를 대표하면서도 4.11 총선에서 시도의원 사퇴 후 총선 출마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 들이다. 이런 프레임에서 보면 구당권파와 부울경의 이번 당직 선거연합은 지난 2월 3일 5차 전국운영위에서 시도의원 사퇴지역 보궐선거 불출마 결정 당시 해당지역 당원의 결정만을 강조하며 진보의 원칙을 버렸던 표결 연합과 같은 양상의 구도를 드러냈다.
당시 통합진보당은 울산 동구와 경남 창원에서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시도의원 사퇴로 보궐선거를 유발한 것을 귀책사유로 보고 책임을 지는 자세를 유권자들에게 보여 준다는 취지로 보궐선거 불출마를 결정한 바 있다. 이는 민주통합당이나 새누리당과 차별화 된 진보정당임을 실천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이미 시민사회단체들도 진보를 자처하는 통합진보당이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시도의원들의 총선 출마용 사퇴를 눈감는 것은 지방자치의 근본을 훼손하고, 혈세를 낭비하는 행태라는 비판을 해온 터였다.
당시 5차 전국위에서 울산연합을 중심으로 한 울산시당과 경남도당 위원장은 “불출마는 진보적 가치가 아니다”, “무소속으로 나가자는 말도 나온다”며 불출마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각 지역 진성당원들의 결정이니 문제가 없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 |
▲ 현재 당직 선거 구도와 비슷한 양상으로 표대결이 이뤄졌던 지난 2월 3일 5차 전국운영위원회. |
이병한 경남도당위원장은 5차 전국운영위에서 “지역 활동가와 간부 중심으로 이 문제를 논의 하는 자리에서 우리도 무소속으로 후보를 내서 나중에 입당시키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보궐 후보 불출마 결정을 강하게 반대했다.
이병하 위원장은 또한 “우리당은 깨끗한 운동단체는 아니다. 깨끗하게 운동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개개인의 잘못을 가지고 당 전체 조직 골간이 쪼개져선 안된다. 이런다고 진보정당의 가치가 더 지켜진다고 보지 않는다”고 국민적 상식과 동떨어진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병하 위원장은 이번 당직선거에서도 경남도당 위원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도 “이것이 진보적 가치냐에 대해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청년문제, 한미 FTA, 복지, 여성문제 등 갖가지 현안에서 진보적 가치를 가지고 적극적인 개입을 못하는 것이 문제이지, 보궐선거 지역에 우리 귀책사유로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유지할 진보가치와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후보 불출마 반대 논리를 폈다.
구당권파로 민주노총 부위원장인 정희성 운영위원도 “당이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공직선거에 출마해 적극적으로 해당 권력기관을 장악하는 것”이라며 “울산은 우리가 계속 우위였는데 표를 잠식당하면 결국 의석에서 멀어진다. 적극적으로 국회의원 한 석이라도 더 확보해 진보적 가치 실현을 해야하는 문제”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이 문제를 진보적 가치 이전에 국민적 상식으로 제기했던 세력은 주로 참여계 운영위원들이었다. 박무 운영위원은 “통합진보당은 국민이 안중에 없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 안건은 우리당의 이익을 중요시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어떻게 보고 국민 입장에서 판단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무 위원은 “당이 전략적 선택에 의해 사퇴를 판단했다면 국민에 대한 보상을 위해 후보를 안내고 재보궐 선거 비용도 당연히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5차 전국운영위는 4월 총선까지 과도기 체제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낼 대표단의 리더십 구축뿐만 아니라 현재 형성된 당내 세력 간 연합의 새로운 징후를 드러냈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는 등 구 민주노동당 당권파 계열의 패권적 행태 때문에 총선 전부터 문제가 터져 나온 것이었다.
실제 5차 전국운영위에서 통과시킨 △보궐선거 지역 후보 불출마 건 △중앙당 선관위원장 승인 건 △예비경선 여론조사 방식 문구 조정 건 등의 안건은 ‘구 민노당 당권파+부울경 연합 대(對) 나머지 세력의 연합’ 구도와 비슷하게 표결이 전개됐다. 당시 시·도의원 후보 불출마 안건 원안은 38명 중 23명이 찬성했다.
다만 특이한 점은 이 안건을 놓고 구당권파였던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비당권파연합 쪽의 입장을 따랐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이날 모든 표결에서 3인 공동대표가 발의한 원안에 찬성해 구당권파들과 다른 표심을 보여줘, 당대표로서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 5월 4일 파행을 이뤘던 전국운영위 모습과는 전혀 상반된 행보였다.
![]() |
▲ 5차 전국운영위 |
당대표 이어 최고위원 후보들도 입장 차이 드러내
양 세력 모두 야권연대 복원 강조
18일 선거등록 마감 후 최고위원 후보들이 낸 출사표는 양 세력 간 입장차를 그대로 드러냈다. 비당권파 연합은 주로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추진, 패권주의 청산, 혁신 과제 추진 등을 내세웠으며 구당권파+부울경 연합은 2차 진상조사를 통한 당원의 명예 회복을 통한 이석기·김재원 의원의 복권, 진성당원제 사수, 민주노총 배타적 지지복원 등을 내세웠다.
이번 선거에서 눈여겨볼 지점 중 하나는 당 내분 사태의 진단이 다른 데도 양 세력 모두 다른 해법을 통해 야권연대의 복원을 내세웠다는데 있다. 구당권파는 현재 당내 사태를 수구보수세력의 야권연대 파괴 음모로 규정하고 당 정상화를 통한 야권연대 복원을 강조했다. 비당권파 연합은 신속하고 과감한 혁신 추진으로 국민적 신뢰 회복을 통한 야권연대 복원을 강조했다.
비당권파 연합의 이정미 최고위원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중단없는 쇄신, 안정적인 쇄신의 길로 달려 갈 것”이라며 “당의 단합도 무원칙한 봉합이 아니라 십년, 백년, 이 당에 모든 것을 걸어도 좋을 만큼 당의 민주주의와 상식이 회복될 때 가능한 것”이라며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추진을 중단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정미 후보는 “공안세력의 탄압을 저지하는 것도, 당 쇄신을 이루어 당원 모두와 노동계를 포함한 진보진영, 국민모두의 지지를 회복할 때 가능한 일”이라며 “대선승리를 위한 야권연대도 당의 쇄신이 성공하여 신뢰할만한 연대대상으로 거듭날 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천호선 최고위원 후보도 출마선언문에서 “비례대표 선거 진상조사위의 보고서에 잘못된 것도 있고 섣부른 것도 있었지만 총체적 부실과 상당한 부정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우리는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도 지켜야 할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것이 선의에서 출발한 관행이었다고 하더라도 대중정당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부정의 정도가 작건 크건 비례대표후보 전체의 정당성은 상실되었고 어떻게 변명해도 국민에게 용서를 받을 수 없는 것 이었다”고 이석기·김재연 후보 사퇴와 제명 추진을 강조했다.
이홍우 후보도 “중단 없는 혁신으로, 낡고 폐쇄적인 정파 패권주의를 극복해 나가겠다”며 “비례후보 경선과정의 의도적인 부정선거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하고, 중앙위원회 혁신 결의안을 거부하고 있는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 사퇴 거부 후보에 대한 징계 조치를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했다.
구당권파 후보인 유선희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여론재판은 마치 피의자 조서조차 없는 경찰수사기록만으로 정식 재판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여론몰이를 통해서 선고 판결을 내리자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비상식적인 처사”라며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사수하고 당의 변질을 막아내기 위해 견결하게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선희 후보는 “혁신비대위는 통합진보당의 당권을 장악한 다음 당을 자주 민주 통일을 추구하는 정당이 아니라 유럽식 사민주의 정당으로 변질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며 “강기갑 비대위는 이런 변질을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대중정당으로의 쇄신이라고 미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당 정상화를 위해 “진보정치를 위해 헌신해온 동지들의 강제 출당을 반대하고, 정치적 생명을 지키고, 자민통 노선의 폐기, 당의 의회주의정당화, 노동중심성 약화와 시민정당화 등 당의 정체성 변질을 막겠다”고 밝혔다.
또한 “진보정당 정체성의 상징, 강력한 지도력과 힘의 원천인 진성당원제를 사수하고 당원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며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등 당의 전략적 지지기반을 강화하고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를 아래로부터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혜선 후보도 “사실에 의거하지 않은 유령소동은 진보의 상식을 무너뜨렸고 이는 보수수구세력들에게 탄압의 빌미를 제공하였다”며 “이번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재조사하고 그 조사결과에 따라 책임을 엄정하게 묻는 것은 현재 당의 분열과 반목을 극복하는 중요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치보복과 제명소동을 즉각 중단하고 통합의 정신과 단결의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며 “지금은 수구세력의 집중공격에 맞서 단합된 힘으로 당을 지키기 위하여 싸워야 할 때”라고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추진 중단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진성당원제는 다른 어느 당과도 비교할 수 없는 우리 당의 자랑이며 상징”이라며 “진성당원제를 철저히 사수하고 당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병렬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이석기·김재연 후보 거취 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혁신비대위에 대해서도 자신의 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병렬 후보는 “최고지도부부터 비상한 각오로 스스로를 혁신하고, 당원들의 뜨거운 심장을 모아 당의 혼란을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며 “피눈물나는 서민의 삶속으로 뛰어들어 대선승리, 진보적 정권교체를 향해 전력질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