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의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박근혜정부 하에서 민주노조탄압이 가속화될 것이며, 탄압받는 투쟁사업장에 대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어떤 방식과 조직을 가지고 대응할 것인지 대해서는 편차를 보였는데, 토론회에 모인 참가자들은 대체로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비상시국회의의 ‘해소’와 ‘해소 유보’ 등 다양한 입장을 밝혔다.
비상시국회의는 ‘한진중공업 손배가압류 철회,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정규직화, 쌍용차 정리해고 철폐, 유성기업 민주노조 탄압 중단, 공무원 해고자 복직 등 당면한 노동문제의 해결과 철탑 등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무사귀환을 목표로 한 한시적 회의체’로 지난 1월 4일 본조직을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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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문제 전반에 대한 사회적 전선 쳐야...대응책 시급”
비상시국회의 경과보고 및 평가를 발제한 양태조(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 비상시국회의 상황실장은 총평을 통해 비상시국회의가 진보민중진영의 투쟁태세에 대한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했다. 그는 “진보진영의 분열은 대선을 진보민중진영이 주도적으로 앞장서 끌고가지 못하게 만들었고, 보수적 자유주의 세력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며 “진보민중진영 차원의 공동대응과 투쟁도 불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선 직후 6명의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박근혜 후보자의 당선뿐만 아니라 “진보민중진영의 분열과 대선패배, 이에 따른 좌절과 절망”이었다며 “이런 조건에서 구성된 비상시국회의가 힘있는 투쟁과 돌파구를 마련해 내는데 있어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양태조 실장은 “비상시국회의의 결정과 활동은 진보민중진영에게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져주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노동문제 전반에 대한 사회적 전선을 치고 나갈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그는 노동현안 비상시국회의는 해소하고, 향후 투쟁단위들에 대한 연대 방안을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해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민주노총 동력이 빠져있기에 민주노총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면 고민을 발전적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 이명박정부의 노동정책 그대로 계승"
교수노조를 대표해 참석한 배성인 교수는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 및 노동정책 발제에서 “박근혜정부는 ‘고용률 제고를 위한 유연안전성’과 ‘민주노총 배제’를 기조로 하는 이명박정부의 노동정책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을 금과옥조로 여기기 때문에 대자본의 지원을 받아 강력한 공권력을 내세워 민주노조운동을 탄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성인 교수는 주요한 과제는 수많은 노동자를 묶어세우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실종된 노동자 정치를 복원시키고 현재 자본주의 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사회를 지향하는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것은 정치적 대안이나 기치의 ‘제시’가 아니라 ‘운동’이자 ‘투쟁’”이라며 “제도적 투쟁과 비제도적 투쟁을 병행하는 등 ‘운동’은 어느 하나로 단일화하는 것이 아니라 중층적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비상시국회의 전망에 대해서 그는 “민주노총의 지도부가 누가 되든 상관없이 비상시국회의가 계획안을 만들어 민주노총에 제안하고, 압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시국회의 노동 5대 현안, 현재진행형”
박근혜정부의 노동전망과 비상시국회의의 방향모색을 발제한 주제준 정책팀장은 비상시국회의의 정치적 성과로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장례식과 손배가압류 유보를 쟁취한 것과 쌍용차 무급휴직자 해결과 쌍용차 및 노동자의 투쟁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평했다.
또 그는 “무엇보다 성과는 절박한 노동자의 전체 상황이 공유되고 비상시국회의를 통해 공동투쟁의 가능성을 열어놓았고, 이 과정에서 박근혜정부의 노동배제정책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4대 의제는 쟁점으로 남았으며 한진중 손배가압류 문제도 이후 언제나 재발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5대 의제는 현재진행형”이라며 “민주노총, 금속 등 대중투쟁이 총집결해 시민사회가 결합되는 가운데 투쟁의 긴장감을 올리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비상시국회의가 ‘한시적 회의체’이며, 그 한계를 인정해 “현실적으로 민주노총의 새로운 지도부 입장이 제출되는 3월 20일 이후 비상시국회의 향배를 최종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동대응 모색, 연대의 틀 확대 필요”
토론자로 나선 최영준 다함께 활동가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의지가 중요하며, 노동 5대 현안 외에 더 확대해서 공동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며 “비상시국회의를 새롭게 재편하는 게 좋을지 판단하지 못하겠지만 공동대응을 모색하고 연대의 틀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근 콜트콜텍지회장은 “민주노총이 집중 투쟁을 하지 못하고 현장이 각개격파 당하고 있다”며 “투쟁사업장 당사자가 중심되는 민주노총 차원의 투쟁 전망 및 계획을 내고 이를 책임지는 상설 조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속적인 실천으로, 단 한 곳이라도 민주노총의 집중 투쟁으로 승리해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의 의견으로 “비상시국회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건 동의하나 전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 67개 투쟁 사업장이 함께 묶이는 구조는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또한 사회적 연대를 구축하는 열린 체계를 만드는 연대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