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은 22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충칭시 전 당서기 보시라이에 대해 뇌물수수, 공금횡령, 직권남용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보시라이의 정치적 권리를 종신박탈, 모든 금융재산을 압수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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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민일보] |
이번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공직자 부패 척결을 위한 중국 당국의 무관용 정책으로 평가된다. 중국 관영언론도 부패에 맞선 승리로 이번 재판 결과를 격찬, 공산당이 고위 공직사회에 대해서도 부패와의 싸움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판결을 옹호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입장과 관영언론의 이 같은 보도에도 불구하고 보시라이 사건은 부패 문제가 아닌 중국 정치 전망을 둘러싼 권력 투쟁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베이징 렌민대학 츠항밍 교수는 22일 <로이터>에 “이번 재판은 부패와는 거의 상관이 없다. 그것은 정치적 재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남주 성공회대 중국학과 교수도 <참세상>에 “간단하게 볼 수 없는 주제”라며 “표면적으로는 반부패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평가지만 내용적으로 앞으로의 중국 내부 노선 문제와 관련된 함의가 있다”고 지적한다. “보시라이가 충칭 모델을 가지고 개혁 개방의 문제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통적인 좌파 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판결 자체는 주류 노선 개혁개방을 견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일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도 보시라이 축출로 시진핑이 자신이 추구하는 경제 개혁에 대한 이견에 관용을 보이지 않을 것임을 효과적으로 경고하며 공산당에서 자신의 권위를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보시라이는 갔지만 ‘충칭 모델’은 남을 것”
보시라이는 2007년 충칭 서기장으로 선출된 후 관 주도의 경제 성장뿐 아니라 모택동주의에 기초한 사회정책을 모델로 충칭시를 이끌었다.
중국 충칭 모델을 연구해온 이홍규 동서대 국제학부 교수는 <참세상>에 “충칭 모델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도 추구하는 발전 모델로서, 보시라이는 이를 바탕으로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하려 했었다”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보시리아는 농민공 도시 진입, 임대 주택, 토지 보상 등 사회복지비와 환경인프라 투자를 증대하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고 모택동주의 문화를 가미시켜 이데올로기적으로 전통 사회주의 정책을 시행해 중국 좌파들의 많은 지지를 모았다.
이 때문에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충칭시 서기로서 그가 추구한 전통적인 좌파 사회 정책의 지지자들이 시장주의 개혁 개방 정책을 우려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는 노선 갈등 외에 보시라이의 개인적인 성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홍규 교수는 충칭 모델이 “보시라이가 주도한 정책이긴 하지만 후진타오의 기본적인 정책노선을 키우고 자기 것으로 변화시킨 면이 있고, 대중적 인기를 도모한 측면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현재 중국 당국이 ‘충칭 모델’이라는 표현을 금지했지만 이는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는 설명이다. 그러니까 “보시라이는 갔지만 정책은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시장주의적 개혁 개방 갈등 지속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공산당 내 갈등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보시라이 인맥 등 파벌보다는 경제 개혁 방향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남주 교수는 “사실 좌파 내에서도 보시라이 노선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옹호하는 세력은 일부”라며 “잘못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좌파도 거리를 두려 하며 흐름 자체를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사태가 전개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홍규 교수도 “마오주의자, 민족주의 좌파들은 보시라이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 정서를 가지고 있지만, 온건 좌파들은 점점 거리를 두고 있다”며 “중국 내 좌파도 다양한 그룹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의 분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중국은 협력이나 단결을 중시하는데, 현지 언론과 관계자에 따르면, 보시라이는 부패 문제뿐 아니라 중앙지도부 도감청을 포함해 정치적으로 매우 이단적인 행동을 했다”고 지적하며, “장기적으로 보시라이 사건은 세력 간의 갈등을 심화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 정치국 내 파벌간의 합의에 의해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사건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그래서 논란은 시장주의적 개혁 개방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뤄질 공산이다.
이남주 교수는 “최근 이윤이 높은 국유기업 민영화, 도시화 전략과 관련해서 토지 사유화의 문제가 쟁점으로 남아 있다”며 “개혁개방의 고비에 도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산당 내 자유주의 진영은 기존 성장 방식의 한계를 주장하며 환율개혁, 부분적 이자율 자유화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현재로선 사회주의 정책에 반하는 사유화 정책을 공산당이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오는 11월 열리는 제3차 중앙회의가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혁명 원로 중 하나인 보이보의 아들, 보시라이는 제17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었으며 충칭 시 당위원회 당서기였다. 그러나 보시라이는 부인 구카이라이에게 영국 사업가 독살 혐의가 제기된 후 뇌물 수수, 공금횡령,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구카이라이에게는 사형 유예 선고가 내려진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