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디지텍고 교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학교가 교학사 교과서를 포함해 한국사 교과서를 복수 채택을 추진하는 데는 곽일천 교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이었다. 곽 교장은 지난 달 30일 이미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에서 선정을 완료한 교과서 외에 교학사 교과서를 추가로 선정하려고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교과서 선정 끝났는데 웬 추가?
곽 교장은 이날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본교는 교과협의회와 간부회의를 통해 교학사 교과서를 조건부 추가 지정키로 했다”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부른 표현을 수정한다는 조건만 충족되면 교학사 교과서를 추가로 지정해 교육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곽 교장은 이르면 다음 주 학운위를 열어 교과 추가 선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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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학사 교과서 추가선정을 독단적으로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디지텍고 곽일천 교장 [출처: 교육희망] |
같은 날 열린 부장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부장교사도 “모든 선정과정이 끝난 뒤에 교장이 '왜 교학사 교과서는 왜 되느냐'는 의사를 전달해 와 교사들이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6~70건의 오기와 문제 있는 내용을 수정해 달라는 공문을 교학사 쪽에 보내기로 결정했을 뿐”이라며 “수정이 된다면 교학사 교과서를 포함해 다시 논의해 보기로 했다. 교학사 교과서를 다시 추천한 적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교학사 교과서는 이 학교의 역사교과협의회가 지난 달 30일 오후 열린 학운위에 추천한 3종류의 교과서 순위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학운위는 당시 교과협의회가 1순위로 추천한 비상교육 교과서를 최종 선정했다. 교과협의회가 현재까지 교학사 교과서를 학운위에 추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교장이 '교학사 교과서 추가선정'을 강행하는 것은 명백히 교육부의 지침을 어긴 것이다. 교육부가 작성해 학교에 내려보낸 '검·인정 교과용도서 선정 매뉴얼'을 보면 학교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교과서 선정의 첫 번째 단계로 '교과협의회 추천'을 명시하고 있다. 선정 기준표를 작성하고 개인별 평가표를 합산해 3종을 선정해 추천하도록 했다.
교사들 “문제내용 수정을 교학사에 요청하기로 하고 마무리했는데...”
이에 따라 서울디지텍고는 지난 8일 교학사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한 교사는 “그렇게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장이 느닷없이 복수채택을 한 것처럼 말하니 당황스럽다”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교사는 “교과서가 수정되려면 꽤 긴 시간이 필요한데 어떻게 바로 수정을 해서 채택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교사들의 얘기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하는 행태가 진짜 '외압'”이라고 밝혔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곽 교장의 이 같은 무리수가 나오게 된 데에는 특별감사를 벌인 교육부가 학교 구성원 간의 압력을 '의사소통'이라고 강변한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현준 교육부 감사총괄담당관은 지난 8일 특별감사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학교장 등이 교과서 선정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에 대해 “학교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에 관한 것은 조사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곽 교장은 여러 차례 전화통화에서 “바쁘니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라”고만 말했다.(기사제휴=교육희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