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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기소와 동시에 일부 보수언론들도 전교조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종북교육’을 했다는 보도를 일제히 쏟아냈다. 조선일보는 22일자 지면에서 <초등생에 "미군 쏴 죽이자" 유도한 교육>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새시대교육운동’을 이적단체로 지칭하며 이 모임 소속 교사가 김정일 어록을 급훈으로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전교조는 교사들에 대한 기소는 정권의 공안탄압이라며 조작 기획 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검찰의 기소내용과 일부 언론들의 보도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전교조는 “검찰이 이적단체라고 규정한 ‘새시대교육운동’은 전교조 내의 활동가 모임으로, 노동조합 사업에 대하여 공유하고 토론하는 일상적 모임”이라고 주장했다. ‘새시대교육운동’은 2008년 준비위를 구성하여 전교조 사업에 대한 토론과 같은 해 전교조 위원장 선거 출마여부 논의를 진행했다. 이후 ‘새시대교육운동’은 실제로 2008년 전교조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 전교조는 “일상적이며 공개적인 조합내 교사모임을 이적단체로 규정하는 것은 상식이하의 왜곡수사”라고 비판했다.
검찰이 문제 삼은 공무원노조 대상 강의내용 역시 ‘민주사회에서 공무원의 역할’과 ‘전교조 운동의 역사’였다. 전교조는 “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은 독재시대에 민주주의 교육을 어떻게 했는지, 1500명이 해직되는 탄압을 극복하고 합법화를 이루어낸 역사를 궁금해 했다”며 “검찰의 주장대로 일방적인 북한의 주의 주장을 동조하는 강의는 하지 않았고 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에서 ‘새시대교육운동’의 이적행위 실례인 것처럼 언급된 ‘어린이 민족통일대행진단’은 ‘새시대교육운동’이 만들어지기 3년 전인 2005년에 열린 행사다. 조선일보는 행사에 참가한 초등학생이 “효순이, 미선이 영상물을 보고 미군이 나쁘다는 것을 알게 됐다”거나 “미군이 (평택 미군기지) 16만평의 땅을 차지하고 우리 농민들의 땅을 뺏고 있다”고 한 발언을 기사머리에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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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22일자 지면 |
전교조는 ‘종북교육’의 또 다른 사례로 지적된 급훈논란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 모 교사가 급훈으로 ‘오늘을 위한 오늘에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자’라는 문구를 교실에 걸어놨다며 이 문구가 사망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어록에 등장하는 문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 모 교사의 학교에는 ‘급훈’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이 주장하는 문구는 국정원이 압수한 ‘학급안내판’에 적힌 문구로, 학생들과 공유하는 좋은 글귀를 적는 란에 최 모 교사가 “행복한 미래를 위해 오늘을 열심히 살자”는 의미로 적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 모 교사는 “김정일 어록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북한에서 사용하는 문구나 어휘가 들어가면 무조건 고무찬양으로 덮어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 대변인은 “그런 논리라면 북한의 국호를 이름으로 사용하는 언론사도 고무찬양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과 특허경쟁이라도 하자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온라인에 고양시의 한 교회의 “내일을 위한 오늘을 살자”는 제목의 설교 동영상도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된 박미자 전교조 전 수석부위원장은 “전교조 결성시기부터 참교육에 대한 열정과 실천으로 교단에 섰다는 자부심”을 강조하며 “북한 뿐 아니라 어느 외국의 교육철학을 추종하거나 모방하지 않아도 잘 가르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미자 전 부위원장에게 “북한을 26차례나 오가며 북측 인사들과 접촉했고, 나머지 인사들도 4~10여 차례 북한을 오간 것으로 드러났지만, 북한의 지령을 받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는 혐의를 덧씌웠다. 그러나 검찰이 제시한 26차례의 방북은 ‘남북교육자교류’ 행사를 위한 합법적인 방북으로 당시 전교조 통일위원장을 맡았던 박 전 부위원장의 방북은 실무협의를 위한 것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방북과 실무협상은 한국교총 소속의 교사들도 함께 했다. 박미자 전 부위원장은 “북의 교육자들을 만나는 것이 문제라면 당시 사업 자체를 문제 삼고 불허하라”고 말했다.
검찰의 이번 기소로 새 정부의 공안몰이가 한층 더 가혹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5월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과 조사를 받고있는 노동해방실천연대의 황정규 사무국장은 “검찰이 기본적인 논리도 없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규 사무국장은 “민주노동당 당직자로 오래 일한 활동가들에게 폭력혁명을 선동하며 국가변란을 모의했다는 혐의를 덮어 씌우는” 공안기관을 성토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도 검찰의 무리한 공안수사를 비판했다. 박래군 이사는 “20여 년간 국가보안법 반대투쟁을 했지만 불구속 기소는 처음 본다”면서 “검찰도 이번 사건이 말도 안되는 무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래군 이사는 이어 “왕재산 사건도 검찰과 국정원은 혐의를 입증할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지만 법원은 ‘국민들의 종북비판 감정을 고려한다’며 유죄판결을 내렸다”고 밝히며 “이번 사건에도 같은 모양으로 진행된다면 법원과 검찰, 국정원이 공판중심주의와 법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공안검찰의 낡은 왜곡수사에 대한 분노”를 밝히며 “공안탄압에 대해 전교조는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