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종태 삼성 부당 해고노동자
“절반의 성공이죠. 삼성전자 앞에서 이렇게 떠들어도 되는구나. 지나가는 사원들도 긍정적으로 물어보고 열심히 봅니다.”
삼성해고자 박종태 씨가 환하게 웃어 보였다. 박씨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공장 중앙문 앞에서 지난 7월 18일부터 29일까지 2주일 동안 텐트농성을 벌였다. 박씨가 처음이었다. 수원 삼성전자 공장 주변에서 텐트농성을 벌인 건 박씨가 처음이라는 얘기다. 심지어 몇 년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공장 근처에서는 집회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마침 취재를 위해 텐트농성장을 방문한 7월 27일도 지긋지긋한 장맛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다. 장맛비에 이골이 난 박씨는 텐트 안으로 빗물이 스며드는 것에 대비해 휴대용 접이식의자 위에 앉아 텐트를 지키고 있었다.
▲ 박종태 삼성 해고노동자 ©장명구 기자
텐트 앞에는 ‘박종태’ ‘해고’ ‘복직’ ‘농성’ ‘노조’ ‘탄압’이라고 씌어진 종이가 붙어 있었다. 텐트 주변으로는 박씨가 삼성에서 왜 해고되었는지 설명하는 피켓이 세워져 있었고, 복직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도 걸려 있었다.
‘구조조정으로 떠난 선, 후배님을 잊지 말아주세요!’
‘모든 것이 남의 일이 아닐 겁니다!’
‘해고는 살인입니다.’
‘비룩한 편안함 보다 불편한 떳떳함의 선택을!’
‘왕따근무 시킨 박종태를 산재인정 하세요!’
‘삼성노조 조합원(에버렌드) 탄압 중지를 거듭 촉구합니다!’
박씨의 절절한 심정을 담은 문구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삼성전자 중앙문을 나서는 사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더군다나 이날은 ‘수원촛불’ 참가자들이 폭우를 뚫고 박씨에게 따뜻한 연대의 손길을 보냈다. ‘수원촛불’과 함께 하는 사람들 20여 명이 비빔국수를 준비해 왔다. 텐트농성장 주변에서 박씨의 복직을 촉구하는 홍보도 하고 점심도 같이 나누기 위해서다.
‘삼성에서는 노조 만들면 왜 짜르는데? 누가 대답 좀...’
‘나는 전직 삼성맨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의 강력한 탄압 속에 산다’
이러한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수원촛불’ 참가자들은 나홀로 투쟁을 벌이고 있는 박씨에게 힘을 보탰다. 점심시간 홍보를 마친 참가자들은 근처 공원 정자로 자리를 옮겨 국수잔치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다음에는 ‘복직국수’를 먹는 날이 꼭 올 것”이라며 복직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두 그룻, 세 그릇씩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 '복직국수'를 말아먹는 박종태 조합원 ©장명구 기자
“이건희 회장 자신은 부정부패를 저지르면서, 자신은 긍정을 안 하면서 국민들과 직원들만 긍정을 하라는 거예요. 참 개탄스럽습니다.”
텐트농성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묻자 박씨는 이렇게 답했다. 그는 삼성의 경직된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주일 동안의 텐트농성을 마치며 박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복직을 위한 희망 국수데이 자리를 마련해 온정을 함께 나눈 저에겐 의미있는 천막농성이었다”며 ‘감사의 글’을 올렸다.
그는 또한 “정의와 진실 속에는 국민이 함께 한다는 것을 직접 접했다”며 “대기업을 상대로 해고의 부당성을 알리는데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일부 국민들께서 마음의 정성을 주셨기에 2차 천막농성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불범정(邪不犯正,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을 바탕으로 삶을 살아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제품기술그룹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지털미디어총괄 대리였던 박씨는 지난 2010년 11월 26일 해고됐다. 23년간 삼성을 위해 충성을 바쳤지만 ‘또 하나의 가족’ 삼성은 하루아침에 그를 가족(?)이 아니라며 집밖으로 내쫓은 것. 그가 해고된 이유는 삼성 인터넷 망에 ‘노조 설립’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 박종태 노동자의 투쟁 ©장명구 기자
▲ 박종태 삼성 해고노동자의 투쟁 ©장명구 기자
▲ 삼성 노조 에버랜드 노동자들의 투쟁 ©장명구 기자
▲ 박종태 삼성 해고노동자 복직! ©장명구 기자
▲ 박종태 삼성 해고노동자의 이력 ©장명구 기자
▲ 점심시간에 공장문을 나서면서 홍보물을 접하는 삼성노동자들 ©장명구 기자
-지적재사권 저작권은 수원시민신문 장명구 기자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