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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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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녹보라가 짓는 새로운 지구지역운동”

[기획] 한국 속 국제사회운동 현장(2)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NGA)

[편집자 주]한국 속의 국제 사회 운동 현장을 찾는 참세상 기획 두 번째 자리는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NGA)와 함께했다. 이번 기획은 활동가들의 삶과 활동 그리고 고민을 전해 들으며 국제 사회 운동을 알고 또 한국이 가담, 혹은 주도되는 세계 자본주의의 모순 그리고 이에 맞선 저항을 이해하고 함께 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고정갑희, 나영, 영, 이은숙 NGA 활동가들과 함께한 이번 인터뷰는 6월 22일 NGA도 참여하는 최저임금 1만원위원회 농성 투쟁 기간 진행됐다.

‘발명’과 ‘실험’. NGA 인터뷰 중 이 단어가 떠올랐다. 국제주의적 활동을 하지만 NGA의 운동 개념과 방식은 여느 활동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가부장제 자본주의에 맞서 적녹보라 패러다임에 기초해 지구지역운동을 만들어가는 NGA. 반세계화, 신자유주의, 국제연대 등 기존의 담론과는 다른 문제의식이다. 과연 NGA는 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이들이 지향하는 세계는 또 어떤 모습일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NGA)는?


NGA는 2004년부터 세계 사회운동 조사와 계속된 연구, 토론을 통해 멕시코,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글로컬포인트와 함께 2009년 태어났다.

이러한 NGA는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한국의 운동을 네트워크하는 글로컬 네트워크팀, 활동가를 대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과 이론에 대해 토론하고 모색하는 페미니즘학교, 철학 공방·섹슈얼리티 공작소·경제와 노동공방·글로컬 스터디팀 등 연구 모임과 함께 활동하는 글로컬액티비즘센터, 그리고 사무국으로 구성된다.

2년 간격으로 4개 지역의 설립위원회와 만나 서로의 활동을 공유한다. 다른 지역의 글로컬포인트는 한국의 NGA와는 다른 모습이다. 예를 들면 멕시코는 적녹보라라고 해도 그곳은 원주민 운동의 특수성이 반영된다. 아직은 각각의 운동이 중점이지만,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활동가들은 소개했다.

“외국이라고 해서 운동이 다르지 않았다”

이런 NGA에 활동가들은 어떻게 이끌렸을까. 글로컬액티비즘센터에서 활동하는 영 활동가는 페미니즘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인연을 맺었다. NGA 설립 포럼 책자를 보고 이끌렸다는 나영은 사무국장이다. 이은숙은 “노동운동 쪽에서 병이 걸려 상담을 받던 과정”을 계기로 참여하고 있다. NGA를 일군 고정갑희는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NGA는 노동, 여성, 교육, 성소수자, 환경운동 등 다양한 해외 사회운동에 대한 성찰을 기반으로 시작됐다. 활동가들은 지구적 모순이 집중된 남반구(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를 중심으로 어떤 운동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 세계 곳곳의 활동가들과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고정갑희

고정갑희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사회운동을 보면서, 노동운동도 그렇고, 여성운동도 그렇고 운동이 다 막혔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고한다. “출구가 안 보이는 것 같고, 다들 답답해하는 것 같았다. 여기에 덧붙여 한국은 일국 중심의 운동에 편향돼 있다는 반성, 두 가지 축에서 출발했다”고 소개한다.

그러나 새로운 것은 없었다고 고정갑희는 전한다. “‘외국이라고 해서 운동이 다르지 않구나’라고 느꼈다. ‘모두 어렵구나. 그러나 이들 또한 뭔가를 찾고 있구나’라고 느끼며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내야 될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구지역’과 ‘적녹보라 패러다임’

  이은숙

이은숙은 이 과정을 통해 형성된 NGA에 대해 “우리의 특이한 점은 이 사회를 자본주의 사회로만 보지 않는 것”이라고 특징짓는다. 그는 “자본주의, 군사주의, 제국주의와 성체계로 구성되는 가부장체제론이라는 이론적 틀로 세계를 다시 보자는 연구와 이론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NGA는 지구화한 자본주의가 양산하는 차별은 성, 계급, 인종, 민족, 세대, 종 차별 등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차별을 강화하는 체제의 성격을 전지구적 가부장체제로 정의, 이에 맞서고 넘어서기 위해 적녹보라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있다.

NGA는 특히 대안 사회를 위해 새로운 이론 운동의 필요성을 사회에 제안하는 개념운동과 함께한다. 그래서 지구지역, 적녹보라 패러다임 그리고 액티비즘 등 NGA가 사용하는 열쇳말도 새로운 사회를 구성하는 새로운 말로 태어났다.

“적녹보라 패러다임”은 녹색(생태주의), 적색(마르크스주의), 보라색(여성주의)을 연결해 재구성하는 운동의 가치를 말한다. 영 활동가는 “초점은 각각의 운동이 서로 재구성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각자가 해체되면서 뭔가 만들어내는 것이 적녹보라의 패러다임이고 구체적 내용이나 과정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한다.

  영

“지구지역”이라는 말은 현재 전지구적 움직임에 대한 대응, 대항,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움직임이 전지구적이면서 지역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고정갑희는 “전지구적인 문제를 지역적 특수성에 기초해 같이 싸우면, 공룡 같은 어떤 것이 무너질 수 있고, 해체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한다.

지구지역적 운동을 함께 한다는 점에서 NGA는 ‘연대’ 보다는 ‘공동실천’의 개념을 선호한다.

이은숙은 “국제연대가 강조되지만 대부분은 성명 이상이 아니다. 연대가 국경을 넘어서 이루어질 때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그간의 운동들을 보면 배울 점이 많다”며 “국경 안의 주체, 국경 안에서의 의제들만 가지고 활동해서는 전망이 열리지 않는다”고 본다. “‘연대’처럼 다른 이들의 문제에 ‘동원’이 돼주는 것만이 아닌 스스로의 문제의식으로 공동 주체로서 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NGA는 우선 네 군데 글로컬포인트가 남반구라는 문제설정을 중심으로 공동 주체가 돼 공동의 문제 설정과 실천을 하고자 한다.

적녹보라가 부딪혀 운동을 재구성하는 운동

지구지역적 관점과 적녹보라 패러다임을 반영하는 운동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나영 활동가는 현대차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이야기를 꺼냈다.

“현대차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같은 경우, 직장내에서 성희롱을 당했다. 지금까지 노동운동에서 이는 개인 간의 문제로만 간주됐지만 우리는 전체 노동구조 안에서 어떻게 성적인 권력, 성별화가 작동하고 있는지를 연결시키며 접근하고자 했다. 당시 전미자동차노조도 여기에 함께 했는데, 이들이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에서 현대자동차의 노동탄압 시도를 막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적과 보라의 만남 그리고 미국이라는 지역성에 기초해 지구적 자본이 된 현대에 대응한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지구지역적 활동의 맹아는 이미 다른 국제연대 활동에도 있다고 본다. 나영 활동가는 최근 현대중공업 굴착기 판매거부운동(BDS)에 대한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을 주목하며 “예를 들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비판만이 아니라 이에 개입된 한국 기업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곳에서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미 글로컬포인트인 멕시코에서 일어나는 여성 살해 문제도 이런 지구지역적 문제의식으로 주목하는 사례다.

  나영

나영 활동가는 “멕시코에서 벌어지는 여성 살해와 한국에서의 맥락이 다를 수 있지만 이는 분명 세계화의 영향 아래 있고, 가부장체제 안에서 나타나는 맥락들이 있다. 세계화와 가부장체제의 맥락이 동시적으로 이뤄지면서도 각각의 지역에서는 지역 나름의 맥락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벌어지는 것”이라며 “멕시코 마킬라도라에서 여성들이 사라지고, 살해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연대도 이뤄지지만, 지구지역적 관점으로 본다면, 그곳에 진출한 한국의 기업과 정부가 미치는 영향을 찾아내 운동의 의제로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정갑희는 현대차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경우, “성희롱을 산재로 인정한 점이 굉장히 독특했다”며 가부장제 체제를 넘어선 노동운동의 가능성을 강조한다.

고정갑희는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해선 “노동이 어떤 노동이어야 하는가도 생각해야 하는데,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투쟁에 그친다. 복직된 후에도 그 노동을 계속 해야 하고, 그러면 자본주의의 방식은 변화되지 않고 도전도 받지 않을 것이고, 가부장체제도 마찬가지로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은숙도 같은 의견이다. “현재는 임금, 일자리 투쟁 중심이지만 여성의 노동과 자연의 노동도 조명돼야 한다. 무보수 노동도 매우 많은데, 그런 노동은 배제돼 있다. 그러니까 일터로 돌아가자, 자본이 쳐 놓은 그물 속에서 원하지 않게 나왔고, 원하지 않게 생존 때문에 다시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 운동은 현실에서 계속 진행돼야 하고 될 수밖에 없지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지금 일터로 돌아가겠다고 하는 이들의 궁극적인 생존이 열릴 수 있다.”

NGA가 최근 진행하는 ‘여/성 노동자 말하기 프로젝트’도 ‘적’과 ‘보라’의 맥락을 연결하기 위한 활동 사례다. 나영은 “여성노동자는 그냥 노동자로서 얘기되거나 아니면 차별 \받는 여성으로만 접근되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연령대, 경험, 섹슈얼리티가 다른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며 섹슈얼리티, 성별이 어떻게 노동구조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는 개인의 삶에 어떻게 연결돼 나타나는지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험하는 활동가

적녹보라가 부딪혀 운동을 재구성하는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그러니까 NGA의 운동은 운동의 새로운 변화를 추동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NGA 활동가들은 운동을 발명, 실험하고 이행, 성찰하는 데 큰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나영은 “전반적으로 NGA 운동은, 운동의 패러다임을 다시 만드는 데 문제의식이 있고, 이를 실험적으로 시도하는 단계에 있는 것 같다”며 “어떤 지향이 있는데, 그 지향의 틀은 있지만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현실화라는 과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손에 잡히지 않는 것 같아 어렵기도 하지만, 사실은 또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재미있는 운동이기도 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영 활동가는 좀 더 현실적으로 “NGA가 얘기하는 것들을 지금 가능한 수준에서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가는 것, 그게 NGA 운동일 수 있을 것 같다”고도 전했다.

NGA 활동 후 3년은 적응하기 힘들었다는 이은숙은 “일을 추진하다보니 예전의 활동 방식이 나왔고 이것이 다른 분들의 감수성과 도대체 맞지 않아서 힘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또 “활동을 하면서 환상을 가진 게 있었다. ‘여기는 훌륭할 것이다, 노동운동판과는 다를 것이다’라는. 패미니즘의 훌륭한 사상에 따르면 아마 그런 작자들은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여기도 엄연히 나의 환상을 충족시켜줄 수는 없는 곳이다. 여러 요소들 때문에 한 3년 걸렸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이 모두가 주체여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주체고 누가 대상인 것이 아니라.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제가 대상화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를 경계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쉽지는 않지만 맑스코뮤날레나 노동운동 진영도 ‘적녹보라’라는 개념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고 현재를 평가하는 고정갑희는 “처음에는 머릿속에 상상만 있었다. 그러다가 사람들을 만나면서 ‘아, 이게 진행되는구나, 그러면 다음도 진행되겠구나’라는 약간의 자신감도 생기고, 계속 할 일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고정갑희는 또 “다시 한 번 서서 생각해보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 그는 “NGA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고 싶었는데, 이 시점에서 어느 정도를 나는 바라고 있는 것인지 세상이 어느 정도로 뒤집히기를 바라고 있는 건지, 이를 위해서 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시간 남짓 NGA를 이야기한 활동가들. 농성장에 있다 인터뷰 공간으로 모였던 이들이 다시 최저임금 인상 농성 투쟁 공간으로 돌아갔다. 길거리 농성장에서 다시 수다 같은 회의를 시작하는 NGA 활동가들과 젊은 회원들. 사실 지구지역, 적녹보라 등 NGA 활동가들이 꺼낸 언어는 생소했다. 그렇지만 낯설지 않은 것은 이 말들이 이미 보편적인 고민을 담고 있기 때문일까? 실험하고 토론하며 현실화하려는 활동가들 때문에 지구지역행동의 네트워크들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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