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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전 한광호(오른쪽) 열사와 동료들의 모습을 유성기업지회와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이 영상에 담았다. [ 출처 : 유성기업지회 ] |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의 생전 모습이 짧은 영상에 담겼다.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3월 21일 오후 6시 30분 충북 영동군 시내 삼일공원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이 영상을 상영했다. 유성기업지회는 21일부터 매일 저녁 열사 추모 촛불문화제를 연다.
열사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면서 동료들과 연대온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히거나 고개를 떨궜다. 영상에서 한광호 열사는 2014년 3월 유성기업 충남 아산공장 앞에서 열린 희망버스 행사를 위해 노조파괴 내용을 담은 그림자극을 준비하고 공연하면서 “내년에 꼭 즐기는 크리스마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영동공장 현장에서 “오늘 우리의 파업은 정당하다”며 “관리자 눈치를 보는 어용동아리 사람들도 우리 금속노조와 함께하자”고 제안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열사는 “조합원의 총단결로 민주노조 사수하자”고 구호를 외쳤다.
영상 상영 이후 이어진 임정득 씨는 울먹이며 열사에게 바치는 노래를 불렀다. 이어 김성민 유성기업지회장은 영동군민에게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김 지회장은 “43세 젊은 사람이 양산에서 목을 매고 죽었습니다. 유성기업에 다닌 그는 너무 많은 사측의 탄압을 받았습니다”면서 “영동군민 여러분 외면하지 마시고 우리에게 관심을 기울여 주십시오. 영동군에 과연 정의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노동자들은 탈출구가 없었고, 결국 젊은 노동자가 죽음을 선택했습니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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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회장은 또 “사측이 노동자 감시로 몰래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경찰은 현행범으로 사측 관리자들을 체포하지 않았고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만약 노조에서 공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어도 경찰이 이처럼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겠습니까”라며 “누구도 범죄자인 사측을 처벌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이 죽었습니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태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은 “유성기업이 2011년 불법 직장폐쇄를 하고도 반성하지 않고 바로 지배 개입해 복수노조를 설립했다. 이 기업노조는 사측이 입맛에 맞는 노동자를 조직해서 만든 노조다”면서 “노동자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저항하는 노동자에게 오히려 법을 엄격히 적용하고 범죄를 저지른 사측은 봐주기 수사했기 때문에 한광호 열사가 죽음으로 내몰렸다”고 말했다.
고(故) 한광호 조합원와 같은 아파트에 거주했던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김지학 엔텍지회장은 “2주 전 토요일 열사의 마지막 모습을 보았다”면서 “조금 시크하고 엷은 미소를 가진 그는 그날따라 어쩐 일인지 ‘형님 오셨습니까?’하고 환하게 웃었는데 그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열사가 뜨겁고 열악한 공장에서 20년 넘게 일해 회사가 이윤을 남겼고, 이를 노조파괴 비용으로 썼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더럽다”면서 “유성기업 정문을 들어서기 전부터 숨이 턱턱 막히는데 미쳐버리지 않을 노동자가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성기업 노조파괴를 이번에 끝장내야 한다. 힘껏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성기업지회는 같은 날 사측에 오는 23일 오전 10시 ‘한광호 열사 관련 특별교섭’을 하자고 요구했다. 지회는 유성기업 노조탄압에 따른 한광호 열사 죽음에 대한 사죄, 노조탄압 중단과 재발방지 약속, 책임자 처벌, 노조탄압에 따른 정신건강 피해자 심리치료, 유가족 배상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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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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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기자는 미디어 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 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