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소속 재택집배원 및 우정실무원 100여 명은 16일 오전 10시, 광화문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은철 전국우편지부 지부장은 “우리는 비정규직 문제로 싸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며 “전국 25개 집중국 모두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말 못할 차별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국 약 600명 규모의 재택집배원들은 우체국장과 우편물배달에 대한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지정된 구역의 우편물 배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10년 넘게 우정사업본부와 일을 하고 있지만 ‘개인사업자’로 규정되며, 노동자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개인사업자인 재택집배원들의 한 달 임금은 평균 70~80만 원 수준이다.
낮은 임금과 함께 상시적인 고용불안에도 시달린다. 계약서에는 3개월 전까지 통보할 경우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어, 일방적인 계약해지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정아 공공운수노조연맹 조직국장은 “최근 대구, 부산지역에서 재택집배원이 의례적으로 재계약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당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대구지역의 한 우체국에서는 재택집배원 15명 중 10명을 계약해지하고, 나머지 4명에 대해서도 향후 1년간만 계약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재택집배원 2명을 계약해지하면, 상시집배원 1명을 고용할 수 있는데 우체국에서는 이런 저런 핑계로 상시집배원으로의 고용도 회피하고 있다”며 “작년 재택집배원들이 노조를 결성한 후, 우정사업본부는 순차적으로 재택집배원 자체를 없애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편집중국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처우도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전국 약 5천 명 정도의 비정규직 우정실무원들은 정규직과 동일시간, 동일노동을 하고 있지만 임금격차는 상당하다. 오상현 전국우편지부 부지부장은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 대비 33~34% 정도밖에 안 된다”며 “심지어 우정사업본부는 근무평가 제도에 독소조항을 추가해 계약해지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고용불안도 우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초, 우편집중국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한 근무평가를 연 1회에서 연2회로 늘렸다. 특히 ‘3년 이내 2회 이상 최하위 등급을 받을 경우 계약해지’ 할 수 있는 독소조항을 만들어 고용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등급을 S, A, B, C로 나눠, 3년간 총 6번의 평가에서 C등급을 두 번 받으면 계약해지 되는 수순이다.
백철웅 고양집중국 지회장은 “6월과 12월 연 2회 평가를 하는데, 한 번 C등급을 받고 나면 노동자들은 얼마나 불안하겠나. 이는 분명 우정사업본부가 노동자들을 상대로 공포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우정사업본부와 우정노조는 7월 중으로 비정규직의 임금기획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지만, 그간 비정규직들이 요구해 왔던 호봉제와 월급제, 공무직전환 등 주요 사항은 모두 배제됐다. 노사가 7월 중으로 임금기획안을 확정하면, 기획재정부를 거쳐 올 하반기 국회에서 최종 예산을 배정하게 된다.
한편 공공운수노조연맹은 이 날 투쟁 결의문을 통해 △재택집배원 노동자성 인정, 직접고용 실시 △재택집배원 고용안정 및 생활임금 보장 △우정실무원 월급제/호봉제 실시 △우정실무원 생활임금 보장, 각종 수당 신설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재택집배원의 한결같은 소망은 정당하게 노동자로서 인정받고 고용불안 없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것”이라며 “우정실무원의 요구 또한 한결같다. 월급제, 호봉제 실시와 생활임금 보장, 각종 수당의 신설 및 확대는 우정실무원 처우개선을 위한 핵심적인 요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