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농성 첫날인 24일 새벽, 경찰은 노조와 연대 시민이 밤을 새우기 위해 준비한 침낭, 깔판 등을 모두 강탈했다. 조현주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가 법적 근거를 물으며 항의했지만, 경찰은 대답을 회피했다. 종로서 경비과 관계자는 자신이 한 건 아니라고 답했다. 다른 종로서 경비과 관계자는 “그게(침낭 강탈) 불법이냐”며 되묻기도 했다.
엄기한 유성기업아산지회 대외협력부장은 “경찰이 새벽 1시와 3시에 우리가 쓰고 있던 침낭과 깔개를 모두 가져갔다. 대체 무슨 근거로 가져갔는지 물었지만 대답도 안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가방까지 검사해 침낭이 더 있나 확인했다. 불법은 경찰이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엄 대외협력부장은 “서울시에 장소사용을 신청했지만 허가해주고 있지 않다”며 “다른 단체는 천막도 치고 집회도 하는데 우린 안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현주 변호사는 경찰의 침낭 강탈에 대해 “경찰이 ‘즉시강제 조치’를 근거로 하더라도 적법하지 않다. 즉시강제는 목전에 범죄가 막 일어나려 할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내리는 조치인데 침낭이 대체 무슨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이냐”며 비판했다. 조 변호사는 “경찰이 주장하는 ‘도로교통법상 불법’이라는 근거 역시 어불성설이다. 이미 서울광장은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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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지회와 유성기업공대위는 24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기도회를 열고 고 한광호 열사를 추모하고 경찰을 규탄했다. 함께하는교회 방인석 목사의 사회로 이뤄진 기도회는 노조와 연대하는 시민 40여 명이 모여 저녁 7시부터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서울시 관계자도 나와 기도회를 지켜봤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소사용 허가에 관해 “총무과에서 얘기할 것”이라며 “감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기도회 발언자로 나선 홍종인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은 “한광호 열사가 마지막 전화를 하며 남겼던 말이 ‘미안하다. 사랑한다. 집에 못 갈 것 같다’였다”며 “그 말을 하고 마지막으로 걸어갔을 길이 얼마나 두렵고 떨리고 아팠을지 생각만 해도 몸이 떨린다”고 말했다. 이어 “유성기업과 그 뒤에 서 있던 현대, 시나리오를 작성한 창조컨설팅이 없었다면 한 열사는 영정사진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들을 규탄했다.
유성기업지회는 오는 26일 원청업체인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규탄 집회를 연다. 이들은 노조파괴 주범 현대기아차의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 26일 오후 1시, 한남동에 있는 정몽구 회장 자택에 집결해 집회와 행진을 할 계획이다. 이후 서울역까지 행진해 ‘총선승리 민중대회’에 결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