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기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노조 대회의실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지난 해 말 불거진 ‘2015년 민주노총 경기본부 제10기 임원(본부장-사무처장)’ 부정선거 논란 관련 ‘선거 이의신청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 채택’을 안건으로 논의하려고 했지만 진상조사서 보고조차 하지 못했다.
일부 운영위원들과 20여명의 회의 참관인들은 민주노총 경기본부 운영위원회가 시작되기 전, 천진 비대위원장의 회의 소집 권한을 문제 삼으며 회의가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원장이 의사봉을 치자 “무슨 자격으로 회의를 진행하냐”고 집단적으로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이들은 “부정선거를 치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에서 비정규직이 얼마나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투표를 치르기 위해 노력한 것을 아는 사람들이 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을 불법, 부정 집단으로 몰아간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원장과 다수 운영위원들은 원활한 회의 진행 속에 의견을 나누자고 요청했고 참관인도 발언권을 얻어 의견을 피력하자고 주문했지만, 운영위원회 회의는 두 시간 가량 일부 운영위원과 참관인들의 계속된 고함과 고성 등 반발로 무산됐다.
같은 날 오후 4시 열린 민주노총 경기본부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운영위원회 회의가 끝나고 집단적으로 대기하던 일부 운영위원과 참관인들은 “불법 선거관리위원회를 막기 위해 왔다”고 주장했다. 결국 경기본부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도 진행되지 못했으며, 오후 6시께까지 노조 회의실과 복도 곳곳에서 고함과 고성, 반말 등이 오갔다.
조사 보고도 못하고...회의 진행 방해
이 과정에서 사태의 핵심인 ‘민주노총 경기본부 부정선거 논란과 관련한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 채택은커녕 전문기관에 의뢰한 필적감정을 포함한 조사 보고조차 진행되지 못했다. 참관인들의 ‘회의 진행 방해’라고 비판 받는 지점이다.
앞서 2월 18일 민주노총 경기본부 운영위원회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안건 논의 결과, 일부 제출된 수정안이 과반 이상 찬성으로 통과돼 최종 정리된 보고서를 3월 2일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해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경기지역 최대 제조업 사업장 등 2곳의 조사대상 사업장은 ‘진상조사위원회에 최대한 협조’하며, ‘전문기관에 필적감정을 의뢰’하기로도 결정했다.
경기본부 부정선거 논란은 석 달간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지난 해 12월 3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본부장-사무처장 선거가 끝난 직후 선거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당시 김원근 본부장 후보, 박덕제 사무처장 후보(기호 2번)가 이상언 본부장 후보, 라일하 사무처장 후보(기호 1번)를 6천4백표 차이로 이기고 선출됐다.
하지만 선거 이의신청 접수에 따라 경기본부는 12월 28일 운영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와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결정했다.
부정선거 논란은 어떻게 이어지나
육안 확인된 대리서명 의혹 인원수 5천명 넘어
민주노총 경기본부 산하 노조 대표자들이 모여 비상대책위원회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일부 운영위원과 참관인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주요하게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민주노총 상임집행위원회의 의뢰로 ‘이의신청만으로 당선인(기호 2번)의 당선효력이 정지된다고 볼 수 없다’고 유권 해석한 것에 근거했다.
반면, 경기본부 비상대책위원회는 통상 ‘당선 공고’ 후 ‘이의신청 기간’이 있고 이후 ‘당선자 확정공고’를 하는 것이 관례라고 밝혔다. 경기본부 선거관리위원회도 “이의제기가 있는 상황이었고 선관위가 정상적으로 이의 제기된 부분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소수 반대의견의 선관위원들의 파행적 회의 운영)에서 경기본부 선관위는 당선 확정을 유보한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본부 선거관리위원회는 민주노총에 “경기본부 선관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민주노총 의결단위(민주노총 중집, 중앙위 등)에서의 또는 중앙선관위의 과도한 관여 시도들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 가운데 오는 4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선거 사태와 관련해 ‘경기본부 문제해결의 건’으로 안건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인다.
한편, 선거 이의신청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가 채택되면 당선무효나 선거무효로 이어져 어느 경우라도 민주노총 경기본부 10기 임원선거 재선거는 불가피하다. 미디어충청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2개의 조사대상 사업장에서 육안으로 확인된 대리서명 의혹 인원수가 각각 1천661명, 3천760명에 이른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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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기자는 미디어 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 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