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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16일 오전 11시 서대문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퀴어퍼레이드 당일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폭력 난동을 조장한 서대문구청, 서대문경찰서를 규탄하고 나섰다. |
지난 7일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퀴어퍼레이드에서 보수·기독교 세력이 난입해 퍼레이드를 방해하고 참가자들을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참가자들은 성소수자 혐오세력들에 의해 폭언은 물론 물세례를 당하고 따귀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성소수자 혐오세력들에 경고 방송만을 할 뿐 어떠한 적극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성소수자들이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폭력 난동을 조장한 서대문구청, 서대문경찰서를 규탄하고 나섰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16일 이른 11시 서대문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청과 경찰 측에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퀴어문화축제 한채윤 조직위원장은 “5월 14일 공문으로 행사 승인을 받고 27일 취소통보를 받았다. 2주 동안 서대문구청은 민원에 시달렸다고 한다.”라며 “어떤 사람들의 존재를 무시하고 죽어 마땅하다는 말이 어떻게 민원일 수 있나”라고 분노를 표했다.
한 조직위원장은 “서대문구청 직원들에 의하면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당선된) 선거 다음날 전화해서 퀴어퍼레이드를 막으라 지시했다고 한다”라며 “직원들은 우리에게 구청장의 지시가 있으니 봐달라고 했다”라고 폭로했다.
한 조직위원장은 “서대문구청은 퀴어퍼레이드가 열리는 같은 장소에 성소수자 혐오세력들의 집회와 문화행사를 허가했다. 당시 경찰은 스무 번이 넘는 경고 방송만 할 뿐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라면서 “이는 퀴어퍼레이드가 열리지 못하도록 한 것과 같다. 참가자들은 물세례를 받고 뺨을 맞았으며 주먹질을 당했다. 이 모든 것에 구청과 경찰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나영 사무국장은 “세월호 참사를 명분으로 혐오세력들은 퀴어퍼레이드 개최 자체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이를 유가족분들께 전달했다”라며 “반면 혐오세력과 서대문구청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단 한 번이라도 요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나영 사무국장은 “혐오세력들은 성소수자들이 축제에서 ‘빤쓰’ 하나만 걸친 것을 문제 삼는다. 청소년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청소년이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해 왜 우리가 함께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했다.”라며 “만약 담요로 온몸을 두르고 히잡을 걸치고 나온다면 이 축제는 인정될 수 있는가. 인권에 대한 무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그러한 명분을 대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라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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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유린 조장한 서대문구청 규탄한다!” |
장애여성공감 이진희 사무국장 또한 ‘다름이 함께하는’ 퀴어퍼레이드에서 장애인 참가자들도 혐오세력에 의해 모욕을 당했다고 분개했다.
이진희 사무국장은 “당시 현장에서 ‘장애인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느냐’는 말을 들었다”라며 “그 사람은 ‘장애인 안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 장애인에 대한 왜곡된 편견과 이미지를 만들지 말라’면서 우리에게 훈계와 폭언을 하고 갔다”라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문석진 구청장이 면담을 거부한 것에 대해 “구청장은 자리를 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해 책임지고 나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문석진 구청장은 지난해 겨울 공개적으로 동성결혼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직접 보수일간지에 독자투고를 했다"라며 "문 구청장은 소수자에 대한 인권을 차별하거나 사회인으로서 권리행사를 못하게 한 잘못에 책임져라"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우리는 2014년 6월 7일을 잊을 수 없다. 국가기관의 동조와 방임 속에 혐오세력이 마음 놓고 인권을 유린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이 성소수자혐오에 동조하고 차별의 주체가 되기도 하는 현실을 반드시 뜯어고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서대문구청장실에 항의 방문을 했으나 구청장은 자리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구청 청원경찰 측이 어떠한 동의도 없이 채증을 해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항의를 사기도 했다.
결국 대표단 8명은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집회를 허가해준 문화체육과 국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면담에 참여한 한채윤 조직위원장은 “문화체육과는 ‘세훨호 죽음 및 동성애 반대 시민대회’ 승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과와 서대문경찰서는 승인해준 줄 알고 당일 이들을 저지하지 않았다고 한다.”라며 “‘어떻게 그런 일이 발생하느냐’고 물으니 ‘일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라며 황당하다는 기색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무지개행동 측은 질의서를 재작성해 서대문구청과 서대문경찰서에 다시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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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