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공직선거법 제82조6에 의하면, 선거시기에 실명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에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선거시기 인터넷 실명제는 국가가 인터넷 언론과 국민에게 강요하는 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표현의 자유와 여론 형성의 권리를 침해합니다. 정보인권 단체로서 진보넷은 선거시기에도 네티즌이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실명제를 거부한 인터넷언론의 기사들을 미러링하고 그에 대한 덧글란을 선거기간 동안 운영합니다. 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실명제 반대 행동 참여하기

이 게시판을 통해 전북 참소리, 미디어충청, 민중언론 참세상, 울산노동뉴스의 기사와 관련된 토론을 직접 하실 수 있습니다.

 

세 모녀 죽인 '추정소득' 그대로...기초법 시행령도 문제투성이

불리한 소득 산정, 자동차 소득환산율 등도 개선 없어

지난해 말 통과된 소위 ‘세 모녀 법’의 하나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아래 기초법) 개정 시행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최근 기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하지만 기초법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시행령 개정안도 빈곤층 복지를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후퇴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복지부가 지난달 15일 입법 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은 기존에 사업 지침 등에만 있었던 수급 대상자의 소득 평가액, 재산 산정 기준, 이의신청 방법 등을 명시하고 지역자활지원계획의 주최를 보건복지부로 변경했으며, 차상위계층 범위를 중위소득 50% 이하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4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중생활보장위원회(아래 민생보위)는 이 개정안이 빈곤층의 권리를 후퇴시키는 안이라고 비판했다. 추정소득을 ‘추가로 확인한 소득’이라는 명목으로 개정안에 반영하는 등 수급권을 후퇴시키는 독소조항이 신설됐고, 자동차 소득환산, 기초연금 소득 인정 등 기존에 문제로 제기됐던 조항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생보위는 지난 12일 시행령 개정안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하고, 이 의견서를 복지부에 제출했다. 민생보위 의견서를 토대로 개정안의 문제점을 요약 정리해본다.

  민생보위가 12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초법 시행령 개정안 의견 제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출처: 빈곤사회연대]

1. 추정소득 시행령에 반영...“세 모녀 사건 이후 제도 개선에 역행”

이번 개정안에서 민생보위가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는 것은 추정소득 관련 조항이다. 추정소득이란 수급 대상자의 소득이 불명확한 경우 주거, 생활실태, 과거 노동 이력, 노동 능력 등을 토대로 일정 정도의 소득이 있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기초생활보장 사업 안내 지침에서 수급 대상자에 추정소득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관행이 실제로 있지도 않은 소득을 만들어 수급권을 제한한다는 문제제기가 지속돼 왔다. 지난해 세상을 뜬 송파 세 모녀가 기초생활제도를 알고 수급을 신청했다 해도 수급을 받지 못했을 거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는 노동 능력이 있는 이 세 모녀에게 부과될 추정소득 때문이었다. 

추정소득은 기존 기초법, 시행령, 시행규칙 등 어느 법령에도 명시되지 않은 임의적인 관행으로, 법률유보 원칙(행정적 조치를 할 때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원칙)에 의해 추정소득을 부과해선 안 된다는 판례도 있다.(서울행정법원 2013구합51800, 2014. 2. 20. 판결)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도리어 3조의 3 13호에 수급권자의 소득 자료가 없거나 불명확한 경우에 ‘추가로 확인한 소득’이라는 명목으로 추정소득을 부과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생보위는 여전히 추정소득 부과는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지적한다. 근로, 사업, 재산, 이전소득 항목을 고려해 소득평가액을 산출하도록 한 기초법에 비춰볼 때, 실제 소득이 아닌 추정소득은 어떤 소득 항목으로도 분류할 수 없으므로 법률유보 원칙에 저촉된다는 것이다.

민생보위는 “법률 및 시행령의 위임 없이 복지부 장관이 기초생활보장 사업 안내 상에 추정소득을 부과하던 것이 법원 판결에 의하여 무효임이 선언되자, 이번에는 아예 시행령에 근거 규정을 신설하여 ‘세 모녀 자살 사건’에 따른 제도개선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해당 조항의 삭제를 요구했다.

2. 노인, 일하려는 수급자에 불리한 소득 산정 방식

민생보위는 추정소득 외에도 이번에 개정안에 추가된 소득인정액 산정 방식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지난해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들이 제기하고 있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소득인정액 산정 범위를 규정한 개정안 3조의 3에는 장애인연금, 장애아동수당 등 12개 항목이 범위에서 제외됐으나, 기초연금은 이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민생보위는 “기초연금법에 따른 기초연금액을 소득에 포함시키도록 함으로써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주었다 뺏는 형국이 되거나, 기초연금을 받았다고 해서 수급에서 탈락되는 위기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인빈곤 해결과 노후 소득보장을 목표로 하는 기초연금은 장애인연금, 한부모 가족 지원과 같이 가구 특성에서 비롯된 추가 비용으로 보아야 한다”라며 기초연금을 소득인정액 산정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민생보위는 일하는 수급자에 대한 소득인정액 산정 방식을 명시한 개정안 3조의 3 10호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호에서는 소득평가액 산정 시 학생, 장애인, 노인 혹은 18세 이상 24세 이하인 사람이 얻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30%를 공제하도록 했다.

이러한 조항은 노동할 경우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정부가 강조하는 이른바 ‘일을 통한 복지’의 하나지만, 정작 근로 능력이 있는 수급자에 대한 공제가 없어 이들의 소득활동 의욕을 꺾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근로 능력이 있는 수급자들은 특정 자활사업이 아니면 소득 공제를 받지 못하므로, 다른 노동에 종사하는 수급자와 형평성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민생보위는 이러한 방식이 “수급을 받기 위해 기존의 소득활동을 중지해야 하거나 탈수급으로 이어지는 소득활동을 시작조차 못 하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노동시장 진입을 통한 탈빈곤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수급권자)에게 100분의 30의 동일한 소득산정 제외를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제안했다.

3. 수급자는 '생계형'이라도 자동차 소유하면 안된다? 

빈곤층의 수급 탈락 요인으로 지속해서 문제가 되어 온 자동차 소득 환산 문제도 개정안에서 그대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개정안 3조의 4에서는 소득으로 환산하는 재산의 범위로 토지, 부동산, 임대보증금, 선박, 비행기 등을 포괄하는 일반재산, 예금이나 보험 등 금융재산과 별도로 자동차를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자동차를 일반, 금융재산과 분리한 현행 복지부 지침을 그대로 따르는 데 그쳤다. 단, 장애인 사용 자동차 등에 대해서는 일반재산으로 간주하도록 했다. 지침에서는 일반재산은 4.17%, 자동차는 생업용 자동차 등을 제외하면 100% 소득으로 인정하는데, 시행령에는 별도의 소득환산율 조항이 없으므로 일선에서는 기존의 지침대로 소득환산율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생보위는 자동차가 있는 빈곤층은 자동차 가격만큼 소득이 있는 것으로 간주돼, 기존과 마찬가지로 수급을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생보위는 “(자동차에 대한) 100% 소득환산율은 일반적 원칙으로 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라며 2000cc 미만 자동차에 대해 일반재산 소득환산율을 적용하도록 제안했다. 아울러 생계에 필요한 경우에도 재산항목에서 제외함으로써 자동차가 필요한 가구에 불이익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 참가자가 "복지 때문에 나태한 국민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태한 복지 때문에 국민이 죽어가고 있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출처: 빈곤사회연대]

4. 이의신청 기간 연장 여지 준 시행령, 그 기간만큼 수급자는 힘들다

수급 탈락 시 이의신청 기간이 30일에서 60일로 늘어난 것은 개정 기초법의 문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의신청이 진행되는 동안 수급비가 끊기기 때문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의신청 기간을 단축하거나 해당 기간에도 수급을 유지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오히려 이의신청 기간을 무한정 늘릴 여지를 남겼다. 개정안 38조의 2에서는 이의신청 기간 도중 관련 서류가 갖춰지지 않았을 때, 서류 보완 기간을 이의신청 기간에 포함하지 않도록 했다.

이에 대해 민생보위는 이러한 내용이 “처리기한이 만료될 즈음 뒤늦게 자료보완을 요구하는 등의 남용으로 가혹한 결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처리기한의 연장은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민생보위는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수급을 중단하지 않도록 하고, 급여를 삭감하거나 중단할 때에는 1개월 전에 통지해 수급자가 충분히 의견을 밝힐 기회를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5. 종합자활계획에 대한 복지부 장관 책임 축소, 자활사업 위축 초래

또한 이번 개정안에서는 수급자에 대한 종합 대책인 종합자활지원계획을 명시한 37조를 일부 수정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사실상 종합자활지원계획을 표류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37조에서는 복지부 장관이 종합자활지원계획을 세울 때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해 중앙생활보장위원회(아래 중생보위)의 심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중생보위의 심의, 의결 과정이 생략됐고, 중앙행정기관의 계획을 3년마다 복지부 장관이 반영하도록 변경됐다.

민생보위는 “정책 입안과 집행의 책임소재가 불명확해지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주도하는 종합적 대책이 실추될 우려가 있다”라며 “개정안은 복지부 장관이 중생보위의 심의, 의결을 거친 종합자활지원계획을 수립할 의무를 폐지하는 결과가 되는데, 이는 자활지원사업의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며 현행 시행령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덧붙이는 말

갈홍식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의견쓰기
덧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