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 후 국제 유가가 60달러 선으로 주저앉은 가운데 미국과 갈등해왔던 산유국들의 경기 악화에 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처음으로 자국 경기가 침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 경제가 2015년 0.8%까지 수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씨엔엔>이 2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루블화 가치 하락과 당초 배럴 당 100달러로 상정했던 유가를 80달러 수준으로 조정해 2015년 예산안을 변경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경기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일 브렌트유는 71달러에 거래됐으며, 루블화 통화 가치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원유가가 배럴 당 60달러로까지 떨어질 경우 경제는 3.5-4%까지 더 수축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예산의 절반을 원유와 가스 수출로 충당하는 러시아 경제는 낮은 유가로 인해 악순환에 직면한 상황이다. 유가 하락은 러시아에 소득 저하와 예산 부족을 야기하고 루블화 가치도 떨어뜨리고 있다. 불안정한 통화는 물가를 인상해 소비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최근 경제제재로 인해 내년에만 약 600-800억 달러에 달하는 민간 자본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재무부는 당초 밝혔던 2014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7.5%에서 9.7%로 조정했다. 내년에도 9%로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무부는 정부가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이 되더라도 사회복지비와 연금을 증가시켜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이란 통화가치 하락
국제유가 하락은 이미 경제 제재로 침체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일 달러당 153.66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통화 볼리바르화의 가치가 4분의 1 가까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암시장에서는 기존 볼리바르화 가치의 50%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경기 악화에 대비해 예산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베네수엘라 당국자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예산 20% 삭감을 인가했다고 밝히는 한편, 빈민들에 대한 사회복지 예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제도 변경도 검토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 원유는 외화수입의 96%에 달한다. 최근 유가는 7%까지 떨어져 지난달 28일에는 배럴당 63.40달러로 거래됐다.
이란 통화 리알화의 가치는 감산 합의 실패 뒤 1주일 만에 달러 대비 약 10% 떨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