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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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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경제 위기에 관한 현지 보도...“페트로 달러의 저주”

산유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 속 좌파의 도전

[편집자 주] 베네수엘라 위기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집권 2년 가까이 계속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유가 하락으로 경제 위기는 더욱 악화된 가운데 최근에는 다시 야권과 우익이 대통령 살해 및 쿠데타 기도에 나섰다가 발각되는 등 정치 여건도 매우 불안정하다. 마두로 대통령 지지율은 22%로 추락한 한편 야권은 올해 하반기 총선을 앞두고 선거 승리의 전열을 불태우고 있다. 남미 등 자본주의와 정치 체제를 연구해온 독일 출신 정치학자로 콜롬비아 국립대 정치학 교수를 지낸 라울 첼릭(Raul Zelik)의 베네수엘라 경제 위기의 현실, 근본 문제와 전망에 관한 카라카스 현지에서의 보도를 전한다.


석유에 대한 의존성은 베네수엘라를 인플레이션, 투기, 부패와 비효율성으로 인한 악순환으로 몰아가고 있다. 여전히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급진적인 방향 전환에 대해서는 주춤거리고 있다.

[출처: WOZ]

베네수엘라의 위기는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만연해 있다. 택시운전사를 통해 불법으로 환전하는 대신 국영 환전소를 찾는 사람들은 희비극적인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여기에는 3명의 직원이 방탄 유리 뒤에 앉아 교대 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 그들에게) 20달러를 환전해 달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소상점도 볼리바르 정부가 금융투기와 자본도피에 대처하기 위해 환전 제한을 시작한 뒤로 규제를 받고 있다. 돈을 교환하기 위해선 신분증도 제출해야 한다.

3명 중 가장 어린 한 직원은 신분증 받는 일을 하는데 이 일을 자주 했던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그는 다시 한 번 다른 일을 고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름과 신분증 번호를 입력하는 데는 15분이 필요하다. 그리곤 마침내 그는 베네수엘라 통화를 넘겨준다. 약 120볼리바르. 아주 작은 플라스틱 컵에 담긴 밀크커피 2잔을 마실 수 있는 돈이다.

여기 환전소에 베네수엘라의 문제가 응축돼 있다. 공식 달러시세는 1달러당 6.3볼리바르이지만 암거래 시장에서는 1달러당 175볼리바르로 거래된다. 이 사이에는 또 2가지 종류의 공식적인 환율이 존재한다. 경우에 따라 사람들은 1달러에 12볼리바르, 또는 50볼리바르를 얻는다. 소비재 가격은 암시장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중간층 노동자의 월급은 50-60달러로 줄어들었다.

국가가 수백만의 베네수엘라인들에게 빵과 임금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훨씬 더 비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는 일반적으로 환전소보다도 더 활기가 없다. 이는 베네수엘라인 대부분이 자신의 일만으로는 먹고 살지 못하고 외환거래, 투기 그리고 식수, 화장지, 비누 등 부족한 일상 생활용품과 같이 가격이 통제되는 상품 판매 등 각종 일들을 하기 때문이다. 임대료도 폭등하고 있다. 이 위기는 현재 도처에 존재한다.

모범적인 사회정책

그렇다고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카라카스는 남미와 선진국 대도시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보고타, 베를린 또는 뉴욕과는 다르게 베네수엘라 거리에서는 빈곤의 문제를 찾아보기 어렵다. 시내 지역은 사회적 약자들을 밀어내지 않고도 개선됐다. 가장 가난한 카라카스인들은 도심에서 새로 개장한 국립영화관과 문화센터를 이용한다. 대중교통도 정말 많이 확장됐다. 새 버스와 열차 편은 카라카스와 근교를 연결한다. 경사면에 놓인 빈민가는 케이블카로 교통편과 연결된다. 지하철은 하루 종일 만원이지만 사실상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류 언론들은 이런 사실들에 대해서는 좀처럼 보도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 베네수엘라의 사회정책은 여러 면에서 모범적이다. 90년대 인구의 4분의 3이 극빈한 조건에서 살고 노동했던 한 사회에서, 국가는 이제 물질적인 기초생활을 보장하고 있다. 식료품은 슈퍼마켓 또는 국영 식료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트럭에서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60만 가구의 공공주택이 세워졌다. 그리고 공공병원은 종종 많은 것이 부족하더라도 빈민가에 있는 1차 병원은 흠잡을 데가 없다. 베네수엘라의 문제는 다른 것, 이 나라의 경제구조가 계속해서 낡은 채로 머물러 있다는 바로 그것이다.

1년 동안의 세관 봉쇄

“단순하게도 생산이 안 됩니다.” 베네수엘라 혁명 초기부터 참여해왔던 알베르토 토레스는 지난 15년 동안 농업부에서 일하고 있다. 여기서 그는 생산조합을 건설하고 국내 식료품 생산 확대를 위해 일한다. 10여 년이 지난 현재 이 좌파 활동가는 그의 결산서를 냉정하게 보고 있다.

한 가지 사례. “우리는 지난 12개월 동안 카라카스 외곽에서 야채 농장을 지으려고 했어요. 우리는 온실설비를 수입했고 이 부처는 노동자 50명을 고용했습니다.” 55세의 토레스는 이 말을 하면서 웃어야 했다. “이 설비는 세관에 1년 동안이나 놓여 있었고, 노동자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임금은 나왔죠. 그들은 다른 일을 하는 데에도 의욕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관은 국가 프로젝트였는데도 이 설비들을 잡아두었다. “민간기업 프로젝트였다면, 우리는 온실설비를 쉽게 받았을 것입니다. 간단하게 뇌물을 줬을 테니까 말이죠.”

베네수엘라 정부는 태업과 가격 담합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토레스가 보기에 이는 너무 단순한 조치다. “물론 경제 전쟁과 같은 그런 무언가가 있죠. 미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 정부를 무너트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위기의 주된 요인은 다른 것이라는 시각이다. 가격이 통제되는 그렇게 많은 필수품을 슈퍼마켓에서 구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암시장 내놓으면 매우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죠.”

이를테면, 가솔린 암거래를 보면 이 문제는 보다 분명해 진다. “콜롬비아와의 국경에서는 우익이든, 차베스주의자든, 콜롬비아 게릴라든, 마약갱단이든, 농부든 모두가 함께 섞여 있습니다. 정말 단순하게도 수익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기 때문이죠. 가솔린 1리터 당 콜롬비아에서는 베네수엘라에서 보다 200배의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끝나가고 있는 모델

토레스는 이 문제가 현재 별로 사랑받지 못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보지는 않는다(여론조사에서 그는 22%의 지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 산유국의 경제 구조에 있다고 한다. “수백년 동안 페트로달러는 우리가 생산적으로 일하는 것 보다 국가에 한 자리를 마련하거나 또는 소비재를 수입하면 더 잘 살게 되는 데 적응하도록 했습니다.” 세관에 쌓인 온실의 이야기는 하나의 사례다. “그것은 그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인 것이예요.”

특히 좌파의 사회정책은 베네수엘라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더욱 심화했다. 지난 15년 간 차베스주의는 비생산적이고, 소비지향적이었던 자원경제를 민주화했다. 부패한 동지들이 지난 10여 년간 개인 계좌로 수십억을 챙겨 갔지만,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 수입은 더 잘 분배됐다. 이는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민간은행에 비해 관대한 국영 은행의 대출 확대를 통해서 이뤄졌다. 현재 출처에 따라 40-70%에 달하는 높은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미흡한 경제정책 때문만이 아니라 개선된 부의 분배로 인한 문제이기도 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소비를 할 수 있게 되면서 가격이 매우 빠르게 올라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은 2015년에는 전혀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 소비 지출은 거의 절대적으로 원유수출에 의한 소득으로 지원된다. 베네수엘라는 지대추구국(Rentier State, 천연 자원 수입 등 비가득성 수익에 의존하는 국가)이다. 이제 유가는 2008년 140달러에서 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정부는 급진적인 방향 전환을 실현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연료보조금을 삭감하고 볼리바르화를 평가 절하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둘 다 모두 베네수엘라에서는 우고 차베스가 종결지은 신자유주의 정책의 본질로서 간주될 것이다.

보다 많은 자기책임(self-responsibility)

지역사무부처 장관이자 가장 중요한 국가 지도부 중 한 명인 엘리아스 하우나는 1월 중순 한 문건을 통해 이 도전을 분명하게 기록했다. “지대추구는 원유와 세계시장에 대한 종속성을 심화할 뿐 아니라 원유 임대를 놓고 끊임없이 싸우도록 하는 문화를 양산합니다. 그리고 이는 다시금 베네수엘라의 자본주의적 시스템에서 독처럼 확산되는 투기적 문화를 초래하죠.”

하우나와 마두로 대통령 또한 전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왔을 것이다. 하우나가 이끄는 부처의 지원으로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서는 인상적인 자립프로젝트가 추진됐다. 빈민가 주민들은 전국에서 자치적인 주택지구 수백 개를 만들어냈다. 새로운 주택지는 부분적으로 카라카스에서 가장 좋은 주거 지역에 위치해 있다. 지역운동은 또 비합법적으로 점거된 버려진 지역에서 주민 1000여 명을 위한 새로운 주거지를 만들어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주민들이 이 프로젝트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것이다. 국가의 역할은 물질적인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한정됐다. 이 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국영 주택사업에서보다 분명하게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일을 해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베네수엘라에서 매우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인민권력’이라는, 실제적인 공동체 구조가 형성됐다.

민주주의와 연대에 기초한 자기책임의 그러한 형태로 베네수엘라는 나아가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원유 보유고에 의한 부패, 비효율성과 세계 시장에 대한 종속성에 의한 악순환을 부수고 나오고자 한다. “우리가 1998년 떨쳐 일어난 신자유주의의 악몽으로 되돌아가지 않으려면, 우리의 진로를 수정해야 합니다”라고 하우나는 제안한다. “볼리바르 정부 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하여.”

이러한 정책 변화가 여전히 가능할 지 여부는 전혀 알 수 없는 문제다. 차베스적인 정책은 기본적으로 민중들의 시각에서는 신용이 떨어졌다. 2014년 초 내전과 유사한 대결도 마다치 않을 것으로 증명된 우익 야권은 이미 시작점에 서 있다. 야권 지도자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시위를 선동하고 있고 극우는 차베스주의를 폭력적으로 전복시키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21세기의 첫 번째 반신자유주의 프로젝트의 여건은 매우 어두운 상태다.

중국의 구제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태는 최근 몇 개월 동안 급격하게 악화됐다. 다양한 신용평가사가 베네수엘라 국채를 정크(투자위험 등급) 상태로 강등시켰다. 거대 자산운용사들은 이 나라의 파산을 놓고 투기를 한다. 암시장에서 달러는 6주간 2배가 됐고 국가의 예산 적자는 15-80%까지 극단적으로 높다.

베네수엘라는 중국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탈출하려고 시도한다. 양국은 1월 초 200억 달러 규모의 협력 사업에 서명했다. 그러나 중국에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권리를 장기간 보장하는 이러한 협약은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는 전혀 충분하지 않다.


[필자] 라울 첼릭(Raul Zelik)은 독일 좌파 일간지 <노이에스도이칠란트>, 스위스 좌파 주간지 WOZ 등에 남미, 스페인 등 자본주의와 좌파 정치에 대한 칼럼을 기고해 왔다.
[원문] http://www.woz.ch/1505/venezuela/der-fluch-der-petrodollars
[원제] Der Fluch der Petrodollars
[게재] 2015년 1월 29일
[번역] 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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