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경찰이 청와대로 향하는 유족들을 막아서면서 충돌이 일어나 일부 유족들은 응급실에 후송되기도 했다. ‘언제든 찾아오라’는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유족들은 14일 아침까지 꼬박 1박 2일간 청와대 인근에서 노숙을 해야 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유족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행위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고 이창연 군의 아버지 이남석 씨는 “청와대 분수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려했지만 경찰은 이마저도 계속 저지했다. 변호사가 이유를 물어도 묵묵부답이었다. 그렇게 법과 원칙을 운운하던 정부와 공권력은 왜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이경주 양의 어머니 유병화 씨는 경찰 폭력에 실신해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유 씨의 얼굴에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가 선명했다. 그는 “온 몸이 멍들었고 가슴은 갈갈이 찢어졌다. 우리가 왜 청와대 앞에서 밤을 지새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서 “대통령은 눈물까지 보이며 진상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한 나라의 수장이 일구이언해서는 안 된다고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당신이 하셨던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이재욱 군의 어머니 홍영미 씨도 “국가와 대통령에게 여쭤보겠다. 다 내려놓을 테니 우리 재욱이를 살려낼 수 있나. 살려낼 수 있다면 나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한 한 번의 기회를 놓쳤다. 이제 두 번째 기회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이수빈 양의 어머니 박순미 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면담 당시 유족들의 말을 열심히 메모하고, 나가시다 말고 우리의 손을 잡고 ‘유족들의 요청을 들어주겠다’고 하셨다”며 “하지만 아직도 달라진 것이 없다. 단지 대통령의 말씀이 사탕발림이었는지 너무 슬프다. 희생된 우리 아이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대통령은 이제 유족들의 요구를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김수진 양의 아버지 김종기 씨도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 씨는 “하늘을 지붕삼아 풍찬노숙을 하는 것이 일상생활이 돼 버렸다. 우리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제 대통령이 결단해 달라. 5천만 국민 앞에서 한 지도자의 약속을 지켜달라. 결단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유족을 상대로 한 경찰 폭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박진 세월호참사 국민대책위원회 존엄과안전위원장은 “어제 경주 어머니가 다치셔서 구급차로 이송됐다. 경주 아빠도 국회 농성당시 다쳐 병원에 있다. 수빈이 엄마는 쓸개를 다 도려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이곳에 오셨다. 다른 가족들도 모두 약 한 봉지 씩은 드셔야 한다. 고통 속에서 풍찬노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피해자 가족들은 불안한 대한민국 세월호를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그런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경찰은 경주 엄마 눈을 보며 가슴을 가격했고, 목줄을 감고 있던 유족들 무자비하게 끌어내 병원으로 실려갔다”고 비판했다.
또한 유족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의 마음에 포기라는 단어는 들어설 자리가 없다. 만약 지금 이 순간 포기라는 단어를 가져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든 노력을 포기하라. 그 말을 전하기 위해 우리는 청와대로 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우리는 더욱 많은 국민들과 함께 다시 이 자리로 오겠다”며 “대통령의 빠른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밤샘 농성을 유족들은 기자회견 직후 다시 광화문 광장 농성장으로 이동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