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가족들에게 모친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손자의 죽음을 알리지 못했다고 했다. 모친에게 알려질까 봐 앞에 나서 발언도 하지 않았다는 이씨는 “추석이 무섭다”고 말했다.
![]() |
▲ 한 아이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서울 광화문 단식농성장에서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 찍힌 펼침막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출처: 미디어충청 자료사진] |
이씨는 세월호 가족들 앞에 나선 이유에 대해 “유민아빠가 단식 중에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러 가기 위해 지팡이를 짚고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사진을 접했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실까봐 앞에 나서지 못했지만, 유민아빠를 보며 나의 비겁함을 질책했고 너무 미안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사정을 조용히 듣던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씨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이어 “도대체 누굴 위해 이 정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지 모르겠다”고 정부를 비판하며 SNS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글을 낭독했다. 본지는 이씨의 글 전문을 싣는다.
“애기들이 왜 죽는지 알아야겠다. 욕심인가?”
단원고 고 이모 군 아버지가 대통령에게 쓴 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단원고 2학년 0반 00번 이00 아빠입니다.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대통령님에게 손잡고 말씀드렸지요? 저는 어느 나라 사람입니까? 저 배 안에 있는 애기들은 어느 나라 애기들입니까? 저는 어느 나라 해경에 가서 울 애기들 구해달라고 해야 하나요? 전 나의 정체성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진도체육관에서 해경이 한 작태는 한 마디로 눈 뜨고 볼 수 없는 짓이었지요. 그래서 학부형들이 체육관에서 대통령님을 만나기 위해 진도대교까지 경찰저지선을 해쳐가며 나아갔습니다. 왜 그랬는지 아십니까요? 해경이 학부형 대표를 모시고 해경이 물속 20m를 들어갔다가 나오며 하는 말입니다.
1. 잠수병이 생깁니다.
2. 시야확보가 안 됩니다.
3. 부유물이 많아요.
4. 물 속 유속이 너무 빠릅니다.
5. 산소통에 산소가 없어 수면위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합니다. 이건 애기들을 구하지 않고 대통령님께 자기들 살기 위해 하는 쏘였어요. 어떻게 이럴 수 있나요? 지금까지 세금 꼬박꼬박 내며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온 제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요? 제가 지은 죄는 두 가지입니다. 수학여행 보낸 죄. 밤새 애기들 세월호에서 놀고 하느라 잠을 늦게 잤을 거라 생각하고 늦게 전화한 죄입니다. 이것도 죄라면 달게 받겠습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선친께서 일본에서 전쟁배상금 받아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해서 이 나라가 잘 살게 된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래서 전 남원이 고향인데, 대통령님께 경제를 살려달라고. 또 제 나름 지역감정도 없게 한다는 맘으로 안산 석수초에서 직접 대통령님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사랑하는 큰아들을 잃고, 대통령님이 행보가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언제든 찾아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유민아빠는 왜 만나주지 않는지요? 너무 후회가 됩니다. 제 자신에게 원망에 탄식을 합니다. 대통령님을 보면서요.
저희는 왜 울 애기들이 죽어야 했는지 알아야겠습니다. 이것도 큰 욕심인가요? 이젠 대통령님이 나서 특별법을 제정하는데 힘을 실어주십시오. 더 이상 이런 참사가 안 나오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세요.
제 어머님은 손자가 하늘나라에 간 줄 몰라요. 전 추석이 무섭습니다. 00이가 일본어를 잘해서 단원고에서 특채로 일본유학을 보냈다고 했는데, ‘왜 00이가 전화를 안 하니?’ 합니다. 대통령님 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머님 팔순인데 건강도 안 좋으시고 00없는 걸 얼면 그날이 바로 어머님 제삿날이 됩니다.
대통령님, 억울하게 죽어간 애기들이 왜 죽었는지 알아야겠기에 이젠 대통령님이 나서서 해결해주세요. 간청 드립니다.
00아빠 이00 올림. 안녕히 계십시오.
- 덧붙이는 말
-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