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은 금속노조 측이 쟁의행위를 빙자해 업무방해 등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오히려 사측의 가처분 신청이 쟁의행위를 방해하거나 제한한 것으로 판단해 주목된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제10민사부)은 지난 3일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가 쟁의행위를 빙자해 회사의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 위법행위를 자행한다며 사측이 설치한 CCTV를 가리는 행위, 채증을 막는 행위 등 수가지 행위에 대해 1회당 5백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했다.
법원은 사측이 가처분 신청한 노조의 쟁의행위 일부가 “회사의 생산 활동과는 크게 관련이 없고, 회사가 쟁의행위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성격이 다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폭력을 사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 아닌바, 회사의 업무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된다 하더라도 이는 노조법상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업무의 정상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인 쟁의행위가 갖는 본질적인 요소에 따른 결과에 불과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행사인 이 사건 쟁의행위가 그 정당한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사측이 설치한 CCTV나 사측 관계자들이 캠코더와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해 노조원의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녹음하는 행위에 대해 법원은 “헌법상 보장된 사생활의 자유 내지 초상권 침해 소지가 있고 이로써 헌법상 보장된 단체행동권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등” 다투어 볼 여지가 적지 않아 소명이 충분치 않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법원은 금속노조 측의 쟁의행위가 “회사가 외부의 도움 하에 연성노조인 신노조의 창립을 음으로 양으로 도운 것인 금속노조 및 그 노조원들의 행위가 과격해지고 거칠어진 근본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다”고도 했다.
새날법률사무소의 김차곤 변호사는 “사측의 노조 탄압 양상은 무차별적인 촬영과 녹음, 고소·고발, 징계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사측은 노조의 쟁의행위를 금지시키려고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노조의 쟁의행위를 제한하거나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 허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금속노조 측의 쟁의행위가 정당하다는 것이 전제된 것이다”면서 “정당한 쟁의행위를 금지시킬 의도로 사측이 가처분 신청을 활용하면 안 될 것이다”고 전했다.
유성기업은 2011년 사측과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공작으로 복수노조가 설립되는 등 4년 넘게 노사 갈등이 극심하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2011년도 임금교섭 결렬에 따라 적법하게 절차를 거친 쟁의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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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