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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용욱 기자] |
한상균 지도부는 선거 시작부터 ‘총파업 지도부’를 표방했다. 노개투 총파업 이후 무려 10년간 숱한 뻥파업에 내성이 생긴 활동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총파업이 가능한지에 대한 물음에는 회의적인 대답을 내놨다. 민주노총의 현재 역량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한상균 지도부의 당선은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현장 조합원들의 열망과 기대가 고스란히 드러난 결과였다. 선거운동 자체가 총파업 조직화의 과정이라고 한다면, 상당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한상균 지도부가 1월 1일부터 공식적인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과 함께 총연맹을 총파업투쟁본부로 전환해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스무 살을 맞이한 민주노총은 자본과 정권의 공세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6일 오전,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한상균 신임 위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투쟁 전략과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한상균 위원장과의 일문 일답.
“감정호소 하지 않겠다, 분명한 총파업 전술 및 당위성 만들 것”
“총파업 투쟁본부 내에 ‘총파업투쟁승리 기획단’ 만들어 내공 모은다”
취임 6일째다. 민주노총 사무총국 분위기는 어떤가
아직 직접 대면하지 못한 총국 성원들이 많다. 함께하는 자리도 만들지 못했다. 오늘(6일) 처음으로 사무총국 전체 회의를 한다. 회의 이후에는 첫 회식도 예정돼 있다. 총국 내부 분위기는 꽤 사무적인 모습이다. 마치 전문가들이 자기 일에 몰두하는 모습처럼 보여 나로서는 적응이 잘 안 되고 있다.(웃음) 나는 현장에만 있었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많다. 사무총국 성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첫선을 보는 것처럼 왠지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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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용욱 기자] |
총파업을 내걸고 당선된 지도부다. 하지만 사람들의 분노만 가지고는 총파업이 성사되기 어렵다. 현장 조직을 위한 구체적인 투쟁전술을 갖고 있나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자신감과 전망이다. 조합원들의 실제 분위기와는 달리, 간부 및 활동가들은 당장 내 의제가 아닌 전체 노동자 계급의 의제로 조합원을 설득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동안 민주노총은 투쟁력 약화 못지않게 패배주의가 깊어졌다. 때문에 당장 현장 대표자들이 전체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민주노총의 투쟁에 선뜻 지지를 보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노개투 투쟁 과정도 처음부터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현장 대표자들은 조합원의 눈치를 살폈고, 안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하지만 중대한 노동 사안으로 판단하고 승부를 걸었으며, 현장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도화선이 됐다.
지도력과 전술적인 문제도 위원장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수많은 지혜를 모으는 시간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총파업투쟁본부 내에 ‘총파업투쟁승리 기획단’을 꾸리는 것이다. 기획단은 주요한 비정규직 투쟁들을 승리로 이끌었던 주역들과 미조직 사업 등을 책임 있게 해 왔던 분들의 내공을 끌어모으는 작업이다. 지난 대정부투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왔던 역량 있는 지도자들에게도 요청하고 있다. 그 속에서 산별과 지역, 민중을 아우를 수 있는 힘을 확보할 예정이다. 절망적인 양극화 사회를 바꿔낼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총파업투쟁승리 기획단’은 위원장 직속 기구로, 비상근 10명 내외로 구성할 예정이다. 구성은 거의 다 됐고, 내부적 회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민주노총 공권력 침탈 이후 ‘국민총파업’에 나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1회성 집회로 끝났고, 특히 대공장의 참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대공장 노동자들을 정치파업으로 끌어내기 위한 방안이 있나
쉽지 않은 문제다. 내일(7일) 1천인 이상 사업장 대표자 회의가 진행되는데, 거기서 현 정세를 돌파하기 위한 전체적인 기조와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대공장들이 정부와의 전면전이라는 역사적 소명에 참여하지 못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현장 조합원들의 정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것인지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후자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조합원들이 동의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본다. 정부의 공세가 강화되는 현 시점에서는 강경파, 합리파가 따로 있지 않다. 의결과정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설득해 나가야 할 문제다. 감정적인 호소로는 한계가 있고, 그런 식의 호소는 임기 내에 하지 않을 생각이다. 밤을 새더라도 투쟁의 당위성과 민주노총의 전술을 고민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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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용욱 기자] |
민주노총이 전면전에 나설 경우, 지도부에 대한 정권의 대응 강도도 높을 것 같다.
지도부는 늘 구속 결단을 했다. 이를 다시 논하는 것은 사족에 불과하다. 민주노총 침탈과 같은 분노할 일이 생기고, 노동자의 이름으로 응징할 일이 생기면 당장 내일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선후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중대한 집행부의 과제를 한발 더 전진시키지 못하고 가벼이 감옥에 들어가는 것은 전체 운동에 치명상을 주는 거다. 정부와 제대로 된 전면전으로 승부를 보는 싸움에서 이 같은 우려를 자처하는 것은 병법으로 따지면 하책이다. 그런 병법은 쓰지 않겠다. 제대로 진을 칠 생각이다.
“비정규직 종합대책 저지 위한 여론전으로 정부 압박”
“수공업적 전략조직화 사업 탈피하겠다”
당장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막아내는 일도 시급하다. 계획이 있나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가야 한다. 선전, 여론 작업을 하겠다. 500만 서명 운동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를 위한 서명운동은 서울역에 몇 만 명 모였다 흩어지는 것보다 정부에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체 노동자가 함께 투쟁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만들어낸다면 한국노총 역시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언론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비정규직 및 최저임금 문제 등을 내걸고 언론 광고로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겠다. 국민운동본부를 구성해 사회 인사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만나겠다. 국민운동본부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상을 만들어 정기대의원대회에 보고하고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정 대화 가능성은 언제든 열어 놓겠다고 했다. 대화의 전제가 있나
이 땅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장그래를 살리겠다는 전제면 정당 또는 정부 등 어떤 단위와도 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기권 장관이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방침이 비정규직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자기중심적으로 정책을 밀고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지 않나. 기본적으로 민주노총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대화가 가능하겠나. 민주노총 침탈에 대해서도 지금껏 사과 한마디 없었고, 전교조를 비롯한 노동기본권 탄압도 이어지고 있다. 대화를 위해서는 도발적인 탄압을 당장 멈추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민주노총 2기 전략조직화사업 평가 및 3기 전략조직화사업 계획을 듣고 싶다
2기 전략조직화사업은 크게 성공적이라 보기 어려우며 수공업적이었다. 인력이 뛴 만큼 성과를 거뒀는지 물음표를 붙일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고민은 수공업에서 탈피하는 조직화 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조직화가 될 것 같은 사업장에서 펌프질하는 정도의 발상으로는 현재 개별화된 수많은 장그래들을 조직화하기 어렵다. 물론 지역, 업종별로 전략조직화가 꼭 필요한 곳도 존재하며 진행돼야 한다. 다만 기존 방식을 넘어 전체 노동자가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찾고 노동자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확신을 주는 프로젝트가 진행돼야 한다. 권리 찾기 투쟁에 있어 노동자들의 두려움을 해결해주지 못하면 민주노총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민주노총이 노동자의 삶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실물로 만들어가는 조직화 사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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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용욱 기자] |
“정치방침 논의 휘말리면 총파업 동력 다 잃어
투쟁의 정치가 직선제 1기 집행부의 역할”
민주노총 차원의 노동자정치세력화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나
현재 민주노총 내부에는 각 정당에 대한 다양한 입장이 있고, 정치세력화에 대한 상도 다르다. 민주노총은 어느 한쪽으로 이를 모아낼 힘도 없고, 이것이 조합원들이 요구하는 중점사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인위적으로 휘말려서는 총파업 동력을 다 잃을 것이라 본다. 노동자와 정치는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우선순위가 있으며 급한 순위부터 일을 해야 한다. 정당 및 정치라는 도구를 통해 우리 목소리를 낼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투쟁의 정치를 잘 하라는 것이 조합원들이 직선제 1기 집행부에게 준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정동영 신당으로 수렴되는 국민모임 흐름과 노동당과 정의당 합당 요구 등 진보재편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보시나
이야기를 듣고 있기는 하지만, 일단 귀를 다 막고 있다. 그 분들의 노력들은 있겠지만, (진보재편) 흐름이 있다 하더라도 민주노총이 그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낼 처지가 못 된다.
임기 동안 총선, 대선이 있다. 지난 대선 시기, 민주노총은 선거 방침 없이 선거를 맞이했고, 사실상 거대 야당을 지지하는 포지션을 취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총선, 대선에서 민주노총의 역할이나 최소 방침에 대해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자본과 정권의 공안탄압, 노동탄압에 맞서 노동자와 민중의 정치적 토양을 만드는 것은 분명한 과제다. 하지만 현재의 민주노총은 직선제를 통해 새로 출발하는 시기다. 정치 일정이 다가오고 있지만, 세밀한 전술로 전체 노동자 민중의 명운을 걸 수 있는 실력은 부족하다. 또 한편으로는 노동자 투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회의원 200석을 갖고 있다 한들 노동자의 삶이 바뀔 수 있나. 국회의원 몇 석으로는 노동자정치의 새로운 전망을 만들기 어렵다. 아직 총선, 대선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다. 많은 분들의 지혜를 모으겠다.
노동운동의 국제적 연대와 전략 강화를 위한 고민이 있나
완성사 같은 경우 국제연대를 통해 초국적 기업과의 전선을 치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쌍용차 마힌드라 같은 초국적 기업이 여전히 많다. 사회적 책임을 못하고 있으면 현지 노동자들과 함께 양면으로 신속히 압박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역으로 베트남이나 태국 쪽 봉제노동자들에 대한 국내 기업의 착취를 적극적으로 비판해야 한다. 동북아에서 미중 관계에 끼어 한국이 어떤 실리와 패권을 찾을 것인가도 첨예한 문제다. 현재 금기시 되고 있는 남북 노동자 계급의 입장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과 동북아 질서를 보는 문제 등 민주노총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조합원에게 한 말씀 해 달라
선거기간 동안 보내주신 동지애와 박근혜와 잘 싸우라는 채찍질 모두 한시도 잊지 않겠다. 그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 8기 집행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직선제에 80만 조합원의 바람들을 담았는데, 미쳐가는 세상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지 못한다면 모두가 절망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중압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제 열사 묘역 앞에서 다시 다짐했다. 머리에서 늘 생각했던 것들을 가슴까지 끌어내는데 우리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가슴까지 끌어내기 위한 중요한 동력은 작은 차이를 극복하는 대단결이다. 2천만 노동자의 힘으로 이를 발효시키겠다. 2015년은 우리 손으로 해방세상을 만드는 중요한 해다. 투쟁의 선봉을 자처하는 지도부를 믿고 더는 의심 없이 힘차게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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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용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