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를 반대한다. 이 기사는 논쟁중
인터넷실명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실명제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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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진상 규명 위한 목소리..."금요일엔 돌아오렴"

유가족 이야기 담은 책 북콘서트 열려

2월 9일은 세월호 참사 이후 300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해가 바뀌며 참사와 유가족들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시들었고, 언론 노출도 줄었습니다. 이날 대구에서는 세월호 유가족의 목소리를 담아낸 <금요일엔 돌아오렴> 북콘서트가 있었습니다. 취재를 위해 오후 7시, 북콘서트가 열린 중구 ‘아트팩토리 청춘’에 들어서기 전만 해도, 여전히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힘쓰는 시민 몇몇이 모여 조촐한 기념일을 보내겠거니 했습니다.

막상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70평가량의 작은 홀에 북콘서트를 찾은 대구 시민 140여 명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습니다. 천장에는 노란 종이배 4개가 말없이 달려 있고, 시민들도 세월호 유가족을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침묵 사이로 간간이 사람들의 기척이 들려, 마치 한마음으로 유가족에게 주의를 기울이며 응원을 보내는 듯했습니다.

  왼쪽부터 박희정, 안영미, 최순화, 이호연 씨

이날 무대에 오른 유가족은 희생자 문지성 씨의 어머니 안영미 씨, 희생자 이창현 씨의 어머니 최순화 씨였고, 이호연, 박희정 작가도 함께 올랐습니다.

안영미 씨와 최순화 씨는 기억에 남는 책 구절 하나씩을 읽었습니다. 희생자 부모만큼 희생자의 형제나 자매의 이야기는 조명받지 못해서인지, 모두 책 속에서 희생자와 비슷한 나잇대의 사연을 골랐습니다. 최순화 씨는 어느 희생자의 동생이 집에 아무도 없을 때 펑펑 울다가 갑자기 들어온 엄마에게 들켰다는 이야기, 심리 상담도 마다하고 버틴다는 이야기를 들려 줬습니다. 안영미 씨는 희생자 동생의 카톡 알림말이 ‘형아 나 금방 갈게’라고 돼 있었다며, 급히 집에 가봤더니 동생이 울고 있었고, ‘형을 만나러 가고 싶었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 줬습니다.

최순화 씨는 “창현이(희생자) 한테 누나가 있어요. 시온이에요. 아이들은 조명을 받지 못하고 부모의 아픔만 나와요. 시온이가 너무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두통약을 줬어요. 나도 가라앉지 않는 두통이 있는데 시온이도 지난밤에 창현이 생각으로 너무 울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어요”라며 “남겨진 아이들의 고통도 부모와 똑같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안영미 씨는 책을 받고도 한동안 읽지 못했습니다. 표지도 까매서 무서웠고, 용기를 내서 첫 장을 읽는데도 책장을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북콘서트에 앞서 안 읽을 수 없어서 겨우 읽었다는 안영미 씨. “너무나 아까운 아이였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다른 아이 하나 하나가 다 우리 아이 못지 않게 아까운 아이 인걸 알았”다고 했습니다.



참사 이후 변한 생활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듣는 이들이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성실한 기독교인이었던 최순화 씨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교회와 멀어졌다고 합니다. 목사의 태도와 말이 상처를 입혔거든요. 목사는 적당히 보상금을 받고 교회 일을 더 열심히 하자고 했고, 설교 중에 했던 목사의 말에도 큰 상처 받았습니다. 하지만 최 씨는 끝내 목사가 무어라고 했는지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가장 힘든 부분이에요. 너무 많이 울어서 일주일 동안 아픈 적이 있었어요. 내가 가장 의지할 수 있는 기독교가 오히려 더 상처를 주는 게 너무 힘들어서···지금은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있어요. 그게 많이 힘들지만, 유가족이라는 가족이 생겨 힘을 받고 있어요” 아, 최 씨는 이제 교회에도 큰 마음 먹고 세월호 뱃지를 달고 간다고 합니다.

안영미 씨는 참사 이후로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 참사를 겪으면서 이 나라의 적나라한 모습을 봤거든요. 까막눈이었다가 이제는 눈을 떴어요. 세상 일이 방송에서 나오는 게 다 인줄 알았어요. 우리가 겪어보니 그게 아니잖아요. 티비에 빈민촌에서 시위하는 모습이 나오면 재개발이 좋은 줄이나 알았지, 저 사람들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 했는데 이제는 저 일마저 내 일처럼 느껴지는 거예요”라면서, 청중에게는 이런 부탁도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당사자라서 말할 수 있는 내용과 말 할 사람도 한정적이에요. 이 참사를 지켜보신 여러분들이 좀더 알려주시길 부탁드려요”

시민 유은정(북구) 씨는 “책 보기가 힘들어도 꾸역꾸역 읽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으며 눈물을 흘린 만큼 기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잊지 않는 게 어떤 의미일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조금이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책을 사서 읽고 같이 눈물 흘리는 것이라는 안타까운 생각도 했습니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박희정 작가는 “대형 참사 유가족들이 모여 재난안전가족협의회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팽목항에도 같이 달려갔어요. 그 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여러 참사는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대구는 4월이면 3호선 모노레일을 개통하는데 안전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비용절감을 위해 무인 운영하거든요. 과거 대구참사도 인력감축 위해 1인승무제를 도입해서 일어났죠. 예견된 참사를 막기 위해 단지 반성과 성찰에 맡길 문제가 아닙니다”라고 끝을 맺었습니다.

한편 지난 1월 26일 유가족들은 “온전한 세월호 인양과 실종자 수습 및 진상규명 촉구”를 위해 안산합동분향소에서 진도 팽목항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14일에는 팽목항에 도착해 기자회견과 범국민대회를 한다고 합니다. 대구에서는 13일 자정에 팽목항으로 향하는 버스가 있다고 하니,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려는 분들은 참여하셔도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말

박중엽 기자는 뉴스민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민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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