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파업권 사수 국제 공동행동의 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 그룹은 노동자들의 파업권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무력화하기 위한 사용자 측의 공세에 대항한 국제 노동계의 집단 행동에 연대한 자리였다.
양대 노총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지난 2012년 ILO 총회를 기점으로 사용자 그룹이 “파업권은 ILO 협약에 명시된 권리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며 시작됐다. 세계 경제위기의 비용이 임금 및 사회보장 축소, 실업 확대, 불안정한 일자리 증가 등으로 노동자, 서민에게 전가되자 각국 노동자들은 노동법 개악과 긴축 정책에 맞서 총파업으로 저항해 왔다. 그러자 ILO 중 사용자 그룹이 아예 ILO 협약이 보장하는 노동자 파업권을 배제하려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노동자 그룹은 “협약의 해석에 관한 문제나 분쟁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여 결정한다는 ILO 헌장 37조에 따라 해결하자”는 입장을 제출한 상태다. 오는 3월 열릴 ILO 이사회가 이를 결정할 예정이며, 정부 그룹 28개에 속하는 한국 정부도 여기에 참가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ILO 정부 그룹의 선진국, 남미, 아프리카 등은 이번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기로 대체적으로 합의했다. 국제사법재판소의 결론이 나오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자체 입장은 아직 검토 중이라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참세상>에 “23일 제네바에서 ILO 노사정 회의가 있다”며 “이 회의 동향 등을 참고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제노동계는 ILO가 오랜 기간 ILO 협약 87호와 98호에 명시된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단체교섭권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요소로 파업권을 명시적으로 인정해 왔다며, 사용자 그룹이 이를 부정한다면 각국 정부가 국제노동기준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감시감독하는 ILO 기능을 마비시킬 거라 보고 있다.
특히 파업권이 저해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후진적인 노사문화로 고통받아 온 한국 노동자들에 대한 악영향도 우려된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파업권을 행사하면 정부는 형법상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기소, 손해배상 청구, 가압류로 노동조합을 마비시키며 노조간부 및 조합원의 목줄을 죄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민주노총 및 소속 사업장에 청구된 손해배상 금액만 약 1,691억 원에 이른다. 또,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현실은 더욱 심각해 필수공익사업장-필수유지업무-긴급조정제도의 2중, 3중 제약 속에서 파업권 행사가 거의 불가능하며, 교사 공무원은 단체행동권을 아예 부정당하고 대다수 비정규직 노동자는 노조 결성권조차 누리지 못한다고 노동계는 호소한다.
한국 양대 노총도 파업권 사수 국제공동행동의 날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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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노총(ITUC)과 국제공공노련(PSI), 국제운수노련(ITF), 국제건설목공노련(BWI), 국제통합제조산별노련(IndustriALL) 등 국제산별조직들은 파업권을 무력화하기 위한 사측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오는 18일을 ’파업권 사수 국제공동행동의 날‘로 정해 국제노동기준이자 기본권인 파업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ILO 이사국 정부들에 사용자 그룹이 만든 교착상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는 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러한 국제 노동계의 대응에 발맞춰 한국의 양대 노총은 설 명절을 앞두고 이틀 먼저 행동에 나섰다. 양대 노총은 ILO 정이사국인 한국 정부에 대해 국제 수준에서의 파업권 인정과 함께 국내에서도 모든 노동자에 대한 파업권 보장, 공공부문 파업권을 무력화하는 필수유지업무 제도 즉각 폐지, 손배가압류 중단, 업무 방해죄로의 처벌중단, 교사 공무원 단체행동권 보장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하루 8시간 노동 쟁취를 위해 총파업에 돌입했던 역사적인 메이데이 투쟁 때부터 파업권은 사회와 경제 발전의 중요한 토대가 됐다”면서 “파업권 박탈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후의 보루를 무너뜨리는 반인륜적 형태”라며 “한국 노동계는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파업권은 모든 노동자들의 기본권’이라는 전 세계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동참한다”면서 “노동자가 가진 유일한 힘 단결을 통해, 노동조합이 가진 유일한 힘 총파업을 통해, 재벌만 살찌우고 노동자 서민을 죽이는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